박세은, 동양인 최초로 파리 오페라발레 에투알 승급
박세은, 동양인 최초로 파리 오페라발레 에투알 승급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1.06.1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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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년 발레단 역사상 최초
줄리엣을 추는 박세은과 로미오 역의 폴 마르크
줄리엣을 추는 박세은과 로미오 역의 폴 마르크 (c)Agathe Poupeney/OnP (출처:operadeparis.fr)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파리 오페라발레(Paris Opera Ballet, 이하 POB)에서 활약중인 한국의 박세은이 POB 사상 동양인 최초로 최고 무용수 등급인 에투알(étoile)로 승급했다.

알렉상드르 네프 파리 오페라극장 총감독과 오렐리 뒤퐁 파리 오페라발레 예술감독은 현지시간 10일, 파리 바스티유극장에서 개막한 <로미오와 줄리엣>(누레예프 안무) 공연이 끝난 후 줄리엣 역을 맡았던 프르미에르 당쇠즈(Première danseuse, 제1 무용수) 박세은을 에투알(수석무용수)로 공식 지명했다.

박세은은 17세이던 지난 2017년 스위스 로잔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고 2010년 불가리아 바르나 콩쿠르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로잔콩쿠르 1위 특전으로 미국 ABT II에서 활동했으며 2009년 국립발레단에 특채됐다.

2011년 오디션을 통해 파리 오페라발레 준단원으로 입단, 이후 2012년 카드리유(quadrille, 군무), 2013년 코리페(coryphée, 군무 리더), 2014년 쉬제(sujet, 주역)를 거쳐 2016년 프르미에르 당쇠즈로 초고속 승급했으며 올해 에투알로 승급한 것이다. 앞서 2018년에는 ‘발레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무용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프랑스어로 ‘별’을 뜻하는 에투알(étoile)은 발레단의 최고등급 무용수를 뜻한다. 영어권에서는 보통 수석무용수(principal dancer)란 말을 쓰지만 자존심 높은 발레단들은 자신들의 전통적인 명칭을 고수한다. 에투알의 경우 기술적 능력은 물론, 감정표현과 이를 통한 캐릭터 형상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게다가 에투알의 경우 예술감독과 이사회의 까다로운 논의를 거쳐 지명된다. 그만큼 박세은이 동양인 최초로 에투알에 지명된 것은 여러모로 이례적이고 뜻깊은 경사라 할 수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 (출처=operadeparis.fr)
'로미오와 줄리엣' (출처=operadeparis.fr)

당초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역에는 박세은을 포함 5명이 예정됐다. 이중 박세은을 제외한 4명이 에투알이어서 팬들 사이에서는 박세은의 에투알 지명 가능성이 나돌기도 했다. 2000년대 아시아인 최초로 POB에 입단, 활약했던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박세은의 에투알 지명은 한국 발레의 경사이자 자부심을 가질 만한 대사건”이라며 “자존심 높기로 유명한 파리 오페라발레가 진짜로 동양인을 에투알로 지명할지는 몰랐다”며 기뻐했다.

발레리나 박세은(출처=© Agathe Poupeney / OnP)
에투알 박세은 (c)Julien Benhamou(출처=operadeparis.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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