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제18회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
미리 보는 제18회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6.21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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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 기자회견 사진(사진제공=서울국제공연프로젝트)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 기자회견 사진(사진제공=국제공연프로젝트)

 

[더프리뷰=서울] 김명현 기자 = 며칠 전 무용계는 프랑스 파리에서 날아온 기쁜 소식으로 환호성을 올렸다. 한국인 발레리나 박세은이 35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무용수 최고등급인 에투알(étoile, 별)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타고난 신체조건이 절대적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발레에서 한국인이 아시아인 최초로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에투알 자리에 올랐다는 사실은 흥분을 감출래야 감출 수 없게 하는 기쁜 소식이다. 그리고 이는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200여 명의 한국인 무용수들에게 더 큰 기대와 관심을 갖게 하는 소식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해외에서 활동 중인 무용수들을 국내 무대에 초청, 그들의 활동을 국내에 알리고 격려하는 무대가 열린다. 올해로 18회를 맞이하는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6월 24-25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이다. 박세은을 비롯하여 마린스키발레단의 김기민, 아메리칸발레씨어터의 서희, 독일 드레스덴발레단의 이상은, 네덜란드국립발레단의 최영규, 영국 로열발레단의 전준혁이 일찍이 이 무대에 ‘해외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영 스타’로 소개된 적이 있는 만큼, 한국인 무용수들의 해외활동에 있어 의미 있는 무대가 아닐 수 없다.

2021년에도 18명의 주목할 만한 스타들이 다채로운 무대를 꾸민다. 올해의 특징은 미국 뉴욕의 흑인 춤과 문화, 일본의 부토 춤과 문화, 동유럽국가인 에스토니아의 춤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폭넓은 스펙트럼이다. 미국과 서유럽 무대에서 벗어나 점차로 활동 반경을 넓혀가는 우리 무용수들의 활동만큼이나 다채롭게 유명 발레 레퍼토리를 포함하여 새롭게 안무한 작품 8편의 초연무대를 꾸민다. 이는 지난 20여 년 간 세계 무용계에 최고 수준의 무용수들을 배출해온 한국이 이제는 이들이 축적한 해외경험을 안무가로 성장하는 기회로 삼고, 안무가로서 해외진출을 도모해야 한다는 명확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관객과 만날 총 14편의 작품 중 가장 흥미를 끄는 것은 일본의 유명 부토 컴퍼니 다이라쿠다칸에서 활동하는 양종예의 무대다. <봄의 제전>에서 ‘선택된 그녀’가 추는 죽음의 춤을 부토로 보여준다. 이 무대를 위해 양종예는 다이라쿠다칸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지만 해외무대에서는 거의 선보인 적 없는 금동가루로 온 몸을 칠하고 등장한다. 금동가루는 1960년대 부토의 태동기에 춤 출 무대가 없어 클럽과 카바레에서 춤을 추며 관객의 시선을 끌기 위해 몸에 발랐던 것으로 다이라쿠다칸이 매우 소중히 다루는 것이라 한다. 금칠을 한 몸으로 추는 죽음의 부토는 어떨지 다시 보기 힘든 놓칠 수 없는 무대다.

국립발레단에서 활동하다가 미국의 흑인 무용단인 할렘무용단(Dance Theater of Harlem)에서 활동하는 이충훈의 무대도 시선을 끈다. 유일한 아시아인으로서 흑인들의 강한 피지컬과 그들만의 독특한 그루브를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하다. 미국 뉴욕의 흑인문화를 대변하는 할렘의 정서를 가득 담은 <Harlem on My Mind>라는 솔로 무대와, 대한민국발레축제에 유회웅 안무가가 출품하는 <No News> 중 일부인 ‘Human Effect’를 이윤주와 파드되(2인무)로 보여준다. 클래식 발레를 전공하고 흑인들의 그루브를 몸에 익힌 이충훈의 스웨그 넘치는 무대를 기대한다.

국립발레단과 홍콩발레단을 거쳐 동유럽 국가인 에스토니아의 바네무이네 오페라 발레 시어터(Estonia Vanemuine Opera Ballet Theater)에서 활동하는 이주호와 프랑스의 시네쿠와논(Sine Qua Non Art Company)에서 활동하는 정혜민의 무대도 기대된다. 이들은 정혜민 안무의 <The Veil of Ignorance>를 무대에 올린다. 이주호가 소속한 에스토니아 발레단은 러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아, 러시아 문학가의 극작을 발레화한 드라마 발레를 많이 한다. 클래식 발레의 테크닉과 러시아적 드라마 발레 표현을 몸에 익힌 이주호의 춤이 정혜민이 안무한 현대무용과 만나 어떤 새로움을 드러낼지 궁금하다.

미국의 애틀랜타발레단에서 활동했고, 지금은 한국에서 유미크 댄스 컴퍼니를 만들어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유미의 무대도 기대된다. 몇 년 전 한 무대에서 정확한 클래식 발레의 어법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컨템포러리한 안무법을 상당히 잘 구사한 김유미의 안무작을 본 기억이 있다. 아직도 안무가 기근 현상을 겪는 한국 발레계에서 꾸준하게 안무가로서 성장해가고 있는 김유미의 신작 <틈>은 출연진 7명 중 6명이 해외활동 경험이 있는 무용수들로 꾸려져 형형색색의 개성 넘치는 춤의 향연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보스턴 발레단의 김석주와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서 활동한 바 있는 최유정의 지젤과 독일 비스바덴의 헤센국립발레단에서 활동하는 이지영의 무대도 준비되어 있다. 이밖에도 국내복귀 해외스타인 국립발레단의 주역 무용수 박종석, 유니버설발레단의 손유희, 이현준이 무대에 오른다. 또한 해외진출이 기대되는 영스타로 김수민(선화예술고등학교), 손민지(서울예술고등학교), 전민철(한국예술영재교육원), 최윤선(선화예술고등학교)이 초청되었다. 박세은과 서희를 이을 미래 스타들의 재능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올해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의 예술감독은 조주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제작감독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장광열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 대표가 맡았다. 6월 말까지 열리고 있는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의 협력공연이다. 예매는 예술의전당이나 인터파크.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 포스터 (사진제공-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 포스터 (사진제공-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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