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것도 억울한데 병까지 걸리면 어떡해!”
“화난 것도 억울한데 병까지 걸리면 어떡해!”
  • 이종호 기자
  • 승인 2021.06.23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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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희 원장이 일러주는 '천인지 건강법'
BTS 뷔는 천(天), 정국은 지(地)
'화난 것도 억울한데 병까지 걸린다고?' 표지

[더프리뷰=서울] 이종호 기자 = 나는 여기저기 성치 않은 곳이 많다. 허물없이 지내는 의사들은 엄살이라고 놀리지만 기실 내 속사정은 거의 ‘걸어다니는 종합병원’ 수준이다. 타고나길 약체(弱體)로 타고났으니 어쩌랴. 그러다보니 어릴 적부터 양의원, 한의원 많이도 다녔지만 ‘만병통치’를 구현해주는 곳은 없었다. 의사라고 다 의사가 아니라 내게 맞는 의사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 내가 꽤나 여러 해 동안 꾸준히 다녔던 의원이 있다. 신촌 로터리에서 동교동 쪽으로 좀 올라가는 곳에 위치한 고려한의원. 작년 가을 강남역 입구로 이전한 뒤부터는(이름도 ‘천인지한의원’으로 바뀌었고) 거의 못 가고 있지만 박우희(朴優嬉) 원장에게 받은 치료에 대해서는 지금도 늘 감사히 여기고 있다. 가령 아무런 까닭 없이 온몸이 얻어맞은 듯 아파서 눕지도 엎드리지도 못하고 쩔쩔매다가도 침 몇 방이면 믿기 어려울만큼 금세 온몸이 편안해지곤 했으니 어찌 감탄하지 않을 수 있었으랴. 거의 신도(信徒) 수준으로 고려한의원엘 다녔었다.

그 박우희 원장의 대표적 화두 가운데 하나가 ‘화’다. 환자들에게 치료를 하는 중간에도 끊임없이 설파하는 내용이 화에 관한 것이었는데, 만병의 근원이 바로 화라는 것이다.

화(火) - 쉽게 말해 스트레스. 우울증, 불면증, 공황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암, 역류성 식도염, 탈모 등등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대부분 화의 원인은 타인들이다. 인간관계가 문제란 뜻이다. 박 원장은 평소 “암 환자를 치료하면서 깨닫게 되는 것이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라는 것”이라며 “암 환자들은 보통 두 종류의 스트레스 중 하나로 병에 걸린다”고 설명한다.

사기, 배신, 파산, 억울한 사건, 외도, 이혼 등 살면서 겪게 된 큰 사건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큰 스트레스를 받고 발병하거나, 혹은 오랜 시간 작은 일들이 쌓여 지속적인 만성 스트레스로 안해 발병한다는 것이다. “환자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암을 일으킨 스트레스의 원인을 스스로 알고 있더군요. 암이 왔으면 내가 지금껏 살아왔던 방식을 돌이켜보고 ‘우선 멈춤’해야 합니다. 암을 계기로 내 몸과 충분히 소통해야 합니다.”

물론 화가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다. 잘 다스리기만 하면 생명의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 여기까지는 대충들 알고 있는 이야기다. 한 차원 더 깊이 들어가 보자.

박우희 원장은 얼마 전에 펴낸 책 <화난 것도 억울한데 병까지 걸린다고?> (느낌이있는책, 303쪽, 1만5천원)에서 사람의 성격을 천(天), 인(人), 지(地) 세 가지로 구분하고 각각의 성격마다 화가 독이 되지 않고 에너지가 되고 열정이 되게 하는 법을 알려준다.

이 책에 나오는 ‘화를 긍정 에너지로 바꾸는 방법’이 독특하다. 한방신경정신과학을 공부하고 세계적인 라이프 코치 토니 로빈스의 코칭 과정을 이수했을 만큼 평소 사람 마음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는 덕분인지, 박 원장의 접근법에는 독특한 면이 있다.

박 원장에 따르면 ‘화와 화해하는 법’을 터득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세 가지 유형인 ‘천인지(天人地)’ 개념을 알아야 한다. 성격유형검사(DISC)나 에니어그램(Enneagram) 같은 성격유형 분류법으로 이해하면 되는데, 천인지는 한의학적 개념인 경락을 통해 순환하는 에너지다.

‘경락(經絡)’은 생명 에너지가 다니는 길이다. 얼굴을 비롯한 앞쪽을 주관하는 경락은 지, 등을 비롯해 신체의 뒤쪽을 주관하는 경락은 천, 그리고 가운데 경락은 인이다. 우리 몸에는 12개의 경락이 있는데, 4개씩 천, 인, 지로 나뉜다. 화는 경락을 따라 흐르기 때문에 화로 인한 질병도 경락을 따라 치료할 수 있다고 박 원장은 말한다.

어떤 에너지가 중심인가에 따라 사람의 성격은 천, 인, 지로 나누어지고, 세 가지 중 어느 유형인지를 알면 화가 병으로 진행되지 않게 하고, 병든 몸과 마음을 낫게 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천(天)’은 순수하고 해맑은 성질이다. 자유롭고 창의적이다. 마음이 넓고 긍정적인 편인데,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억울한 일이 있어도 참고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미련할 정도로 참고 또 참는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를 잘 받는다. 그럼에도 참는 게 일상이라 상처를 받아도 내색하지 않는다. 곪을대로 곪은 상태에서 터지는 경우가 많다.

‘인(人)’은 균형을 중시하고 논리적인 유형이다. 합리적이고 사교적이다. 호기심이 많고 감성이 풍부하다. 사리분별을 잘하기 때문에 누군가 이치에 안 맞는 이야기를 하면 거슬려 한다. 하지만 인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읽고 배려심도 많은 편이어서 할 말을 속 시원히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나 상대가 받을 상처를 생각하며 말을 가슴에 품는다.

‘지(地)’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뚝심 있는 편이다. 의지와 실행력이 강하다. 뜻대로 못할 때 화가 폭발한다. 실행력이 강한 자는 어려움이 있어도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꾸준히 실행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계획한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화가 나고 기대했던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못견뎌한다. 게다가 사람들이 자기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으면 힘들어한다.

이 세 가지 유형은 얼굴 생김새로도 구분이 가능하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중 눈이 크고 4차원인 뷔는 전형적인 ‘천’ 유형이다. 또 다른 멤버인 정국은 근육질의 몸에 상남자 같은 행동의 '지'다. 강호동이나 전현무도 ‘지’ 계열이다.

박 원장은 병을 치료할 때 꽤나 긴 상담을 한다. 화(火)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기 위함이다.

생김새와 성격이 다르다보니 사람마다 화가 나고 누적되는 양상도 다르다. 거꾸로 말하자면, 성격을 잘 알면 화가 독이 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으니 자신의 성격이 천인지 중 어느 것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고 박 원장은 말한다.

박우희 원장

천인지 성격도 두 얼굴이다. 건강한 천인지와 병든 천인지가 있다. 제 성격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건강하고, 그 반대면 병들 가능성이 높다. 자유롭게 창의적인 ‘천’은 건강한 반면, 게으르고 무책임한 ‘천’은 병든다. 박 원장은 이런 관점에서 우리의 화(火)를 다스리고 아픈 몸을 낫게 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박 원장은 이를 ‘천인지 관계법’이라 부른다. 예를 들면 천이 천이 만날 때, 지와 만날 때, 인과 만날 때 각각 다른 관계가 형성되는데, 서로의 성격을 미리 알면 화를 낼 일이 적다는 것이다.

박 원장의 책은 천인지 개념으로 화의 원인을 제시할 뿐 아니라 화를 푸는 법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천인지 3단계 건강법’을 비롯해 침·약침·한약 등 한방치료 외에 호흡, 명상, 마사지 등의 방법으로 스스로 화를 풀 수 있는 법을 자세히 일러준다.

박 원장은 경희대에서 한방 신경정신과학을 전공했으며, 범정 정연구 선생에게서 고조선 시대부터 내려오는 침법을 전수 받아 ‘삼위일체 침법’을 전파하고 있다. 그리스 철학부터 4차산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에 관심을 갖고 방대한 양의 독서와 함께 활발한 각종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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