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웅, ‘코리올라누스’로 5년만에 연극무대 복귀
양정웅, ‘코리올라누스’로 5년만에 연극무대 복귀
  • 이시우 기자
  • 승인 2021.06.2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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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마지막 비극, LG아트센터 무대

LG아트센터, 연극 '코리올라누스' 공연
LG아트센터, 연극 '코리올라누스' 공연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총연출을 맡았던 연출가 양정웅이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비극 <코리올라누스>로 5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한다. LG아트센터에서는 2009년 대한민국연극대상 대상 수상작 <페르귄트>(2009, 2012)에 이어 9년 만에 올리는 신작이자, 2022년 강서구 마곡지구로 이전하는 LG아트센터가 강남 지역에서 선보이는 마지막 기획공연이기도 하다.

양정웅은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을 영국 바비칸센터와 셰익스피어 글로브에서 초청 받아 공연한 국내 유일의 연출가이자 자타가 공인하는 셰익스피어 전문가로, <코리올라누스>는 <페리클레스>(2015) <로미오와 줄리엣>(2016) <환>(맥베스 원작) <햄릿> <십이야> 등에 이은 그의 8번째 셰익스피어 연출작이다.

한국 연극계의 차세대 스타 남윤호가 주인공 코리올라누스로 출연하고, 국립오페라단 미술감독이자 <페르귄트> <단테의 신곡> 무대 디자이너인 임일진, 밴드 이날치의 리더이며 양정웅 연출의 오랜 파트너이기도 한 장영규 음악감독 등 최고의 창작진이 함께한다.

로마를 구한 장군에서 시민의 반역자로 추락한 비극적 영웅

<코리올라누스>는 혈혈단신으로 도시를 함락시켜 로마를 구한 장군 코리올라누스가 최고 권력인 집정관 자리에 오르지만, 그를 시기한 음모와 민중의 외면으로 로마에서 추방당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코리올라누스는 용맹하고 애국심이 투철한 엘리트이지만 오만함과 시민들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로 인해 몰락하는 비극적 인물이다.

니콜라 푸생(Nicolas Poussin), '코리올라누스'
니콜라 푸생(Nicolas Poussin, 1594-1665), '코리올라누스'

T.S. 엘리엇은 <코리올라누스>를 “셰익스피어 비극의 최고점이자 가장 확실한 예술적 성취”라 평했으며, 버나드 쇼는 “셰익스피어의 가장 위대한 희극”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코리올라누스>는 영웅의 몰락을 그린 비극인 동시에, 계급간의 갈등을 첨예하게 묘사하고 풍자한 정치극의 요소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코리올라누스>는 자주 공연되는 작품은 아니지만, 톰 히들스턴(Tom Hiddleston)이 출연한 2014년 돈마 웨어하우스(Donmar Warehouse) 공연작이 국립극장의 ‘NT(National Theatre) Live’에서 상영되며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한 랄프 파인즈가 직접 감독, 주연한 영화 <코리올라누스: 세기의 라이벌>(2011)도 잘 알려져 있다.

남윤호의 압도적 존재감, 지하 벙커에서 펼쳐질 ‘흑백연극’

<코리올라누스>는 <페리클레스> <에쿠우스> <정글북> 등에서 강렬한 존재감으로 주목 받았던 배우 남윤호의 4년 만의 국내 무대 복귀작이기도 하다. 남윤호는 2017년 5월 연극 <보도지침>을 마치고 영국왕립연극학교(Royal Academy of Dramatic Art)에 입학하면서 잠시 국내 무대를 떠났었다. 런던에서 <언베리드 Unburied>라는 작품으로 데뷔하는 등 다양한 무대 경험을 통해 내공을 쌓아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로마의 영웅이자 시민의 반역자, 용맹한 장군과 나약한 아들을 오가는 주인공 코리올라누스를 맡아 압도적인 연기력을 선보일 거승로 기대된다.

코리올라누스 역을 맡은 남윤호
코리올라누스 역을 맡은 남윤호(사진=LG아트센터)

<코리올라누스>는 성벽 밖에서는 외적이 위협하고 안으로는 민주주의가 태동하던 격동의 로마 시대에 현대적 색채를 입혀 지금의 이야기로 펼쳐낸다. 차가운 흑백의 지하 벙커 무대는 때로는 총과 칼이 격돌하는 전장이 되고, 때로는 무기보다 무서운 음모와 선전이 난무하는 의회와 토론장이 된다. 각자의 입장과 욕망에 따라 첨예하게 대립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셰익스피어가 400년 전에 쓴 이야기가 여전히 유효함을 증명한다.

양정웅 연출은 “<코리올라누스>는 귀족과 평민, 전쟁과 평화, 풍요와 빈곤, 이성과 감성 등 상반된 요소들이 뚜렷하게 대립하는 이야기”라며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국가와 이념, 성별에 따른 분리의식과 혐오가 깊어진 현대사회의 모습과 놀랍도록 비슷하다.”라고 말한다.

연출 양정웅(사진=LG아트센터)
연출 양정웅(사진=LG아트센터)

<코리올라누스>는 LG아트센터와 경남문화예술회관의 공동제작으로, 7월 3일부터 15일까지 LG아트센터 초연 후 8월 20-21일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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