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에 의한 관계변화가 이끄는 춤의 향연 - 유빈댄스의 ‘16’
접촉에 의한 관계변화가 이끄는 춤의 향연 - 유빈댄스의 ‘16’
  • 전수산나 기자
  • 승인 2021.07.05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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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춤 자체에 대한 탐구무대
유빈댄스 '16' 공연 포스터
유빈댄스 '16' 공연 포스터

[더프리뷰=서울] 전수산나 기자 = 유빈댄스가 오는 7월 15일(목)과 16일(금) 오후 8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16>을 공연한다. <16>은 작품에 참여하는 무용수의 숫자다. 주제나 스토리 없이 움직임 자체를 중심으로 안무한 작품으로, 유빈댄스가 그동안 보여온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도이다.

유빈댄스 대표인 안무가 이나현은 최근 5년간 사회적 약자에 대한 주제를 다룬 작품을 주로 발표해왔다. <맥베스> <시선의 온도> <Hidden Dimension> 등은 명확한 주제가 있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스토리가 전개되는 방식의 작품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하는 <16>은 의미전달 수단으로서의 춤이 아니라, 춤 그 자체에 대한 실험이다.

이나현은 “16명의 무용수는 각각 우리 몸속에 살아있는 세포들과 같이 각기 다른 생명을 갖고 있지만 하나로 연결되어 새로운 생명체로서 역할을 한다. 무용수들의 유기적 움직임이 전하는 춤의 묘미를 추구하면서 춤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라고 안무 의도를 밝혔다.

유빈댄스가 지난 4월에 선보인 렉처 퍼포먼스 <안무노트 2021>과 연계되는 작업으로, 당시 공연에서 <16>의 안무과정을 공개한 바 있다. 이런 행보를 통해 현대무용을 어려워하는 관객에게 한걸음 다가가고자 했으며, 작품 속 의미를 찾아 헤매느라 놓쳤던 춤 자체를 다시금 바라보게 했다.

유빈댄스는 유럽에서 활동하던 이나현이 2005년 귀국, 창단한 단체로 신체에 대한 독특한 시각과 독창적인 춤 스타일을 바탕으로 관객과 평단에 변함없는 신뢰를 주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순간> <기억흔적> <수직의 바다> <시선의 온도> <맥베스> 등이 있다.

안무노트

지난 2년간 군무가 매스게임과도 같이 형태와 대형의 변화에 의존하지 않고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고민해 왔다. 군무에 참여하는 모든 무용수들이 하나하나 생명을 지닌 주인공으로 참여하는 춤에 대한 해답을 현대 물리학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현대 물리학은 절대적이고 불변하는 성질이나 상태에 대한 주장을 버리고 시공간과 물질을 상대적이고 상호작용에 의한 관계변화 중심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를 춤에 적용하여 관계의 변화에 초점을 맞춰 춤을 구성해 나간다.

충돌하는 두 이미지가 공존하는 속에서 얻어지는 효과들에 대해 어떻게 무대화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느림과 여백의 미를 강조하는 전통과 초고속 인터넷과 빽빽한 빌딩 숲이 공존하는 한국. 세계의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젊은이들과 전통을 고수하는 선조들이 공존하는 곳이 지금 한국의 모습이다. 현대의 한국적인 미는 무엇인가, 지금 우리 현시대에서 발견되는, 겉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내포되어 있는 한국적 미를 어떻게 무대화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의 답을 이번 작업을 통해 찾아보고자 한다.

연출 및 출연: 이나현. 출연: 성창용 최희재 강요섭 전소희 김예진 신혜진 윤혁중 서윤영 김명선 양한비 김혜윤 홍은지 나혜영 강한나 송재윤 박민지.

입장권 예매는 아르코 대학로예술극장 홈페이지. R석 5만원, S석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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