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리을무용단 정기공연 ‘내 딸내미들Ⅱ’
제36회 리을무용단 정기공연 ‘내 딸내미들Ⅱ’
  • 전수산나 기자
  • 승인 2021.08.09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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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내미들Ⅱ’ 포스터 (사진제공=리을무용단)
‘내 딸내미들Ⅱ’ 포스터 (사진제공=리을무용단)

[더프리뷰=서울] 전수산나 기자 = 리을무용단은 매년 정기적인 발표무대를 통해 창작무용계가 주목하는 안무가들을 배출해왔다. 올해 제 36회 정기공연에 올리는 작품은 이희자 안무 <내 딸내미들Ⅱ>. 러닝타임을 초연 당시의 35분에서 60분으로 늘리는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대거 재구성했으니 사실상 신작에 가까운 셈이다. 오는 9월 9일(목)과 10일(금) 오후 7시 30분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볼 수 있다.

리을무용단 대표이기도 한 안무자 이희자는 <귀신 이야기> <十_영원> 시리즈 등으로 이미 충분한 역량을 입증한 춤작가이다. <내 딸내미들>은 우리의 전통과 문화, 한국적 호흡이 녹아있는 현대인의 모습이나 일상 언어를 통해 작품의 방향을 찾았다. 우리의 깊은 무의식 속에 내재한 죽음과 삶의 연속성에 대한 관습적 행동양식의 패턴과 변형을 작품을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새롭게 태어난 <내 딸내미들Ⅱ>는 죽음에 대한 시각 자체가 달랐던 우리의 전통적 사고를 기반으로 무대에 이미지화하고 전통적 호흡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충돌과 변형을 시도한다. 이를 통해 한국춤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세계와 소통하는 방법, 전통의 현대화 모색을 통해 오늘을 사는 관객의 욕구와 동행한다. 또 한층 성장한 창작 메커니즘으로 한국무용 창작의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 데 이바지하고자 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내 딸내미들Ⅱ>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요 오브제로 전통적 색감의 코드를 사용했다는 것. 커다란 코트 속 몸을 숨긴 이들은 그 속에 자신을 가두고 세상을 헤맨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의 슬픔 속 그들을 지켜주는 유일한 방어막인 코트는 자궁이자 무덤이다. 이를 통해 우리의 전통적 사고를 기반으로 죽음에 대한 세계관과 삶의 나날을 오브제를 통해 무대에서 구현한다.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문무용수지원센터 후원. 입장권 예매는 아르코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전석 3만원.

‘내 딸내미들Ⅱ’ 공연 장면 (사진제공=리을무용단)
‘내 딸내미들Ⅱ’ 공연 장면 (사진제공=리을무용단)

예술감독 김수현, 조안무 김정민 최희원, 드라마트루기 이주영 김지민, 연출 김남진, 음악감독 박우재, 조명디자인 김병구, 의상디자인 민천홍, 무대감독 전홍기 등. 출연 이주영 김정민 최희원 김지민 유재성 이자헌 홍지영 김채린.

프로그램

1장. 오늘

웅크리고 앉아 심장을 밟아

두드리고 두드리고 심장이 운다.

안을 수가 없어서

믿을 수가 없어서

보낼 수가 없어서

비적거리고 흔들리며 너를 그린다.

2장. 어제

추억이 나를 부르고

흔들거린 내 추억이 다시 누군가를 불러

나는 그렇게 키워졌나보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고

그렇게 쌓여서는 휘둘릴 수밖에 없음을

안에서 갈기갈기 찢어진다.

쌓여서 쌓여서

하염없이 터져 나온다.

3장. 그리고 내일..

쫓고 쫓았지만

헛되고 헛되기에 흘리고 또 흘린다.

너를 통해 나를 낳고 나를 통해 기억된다.

바람이 데려다 놓은 이 자리에서

내가 왔던 그 곳으로…

네가 가야 할 그 곳으로…

우리가 가고 싶은 그 곳으로…

4장. 에필로그

다시 걷는다. 나의 길로..

지금의 나로..

오늘의 나로..

내일을 꿈꾸며..

아마도 다시 만날지도 모를 그 곳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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