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아티스트포럼 ,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리뷰] 영아티스트포럼 ,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 강창호
  • 승인 2019.02.0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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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수천석(滴水穿石)... 제10회 영아티스트 포럼 <순수 예술 시장 이대로 괜찮은가?>
지난 1월 28일에 열렸던 제10회 영아티스트 포럼 "순수 예술 시장 이대로 괜찮은가?"/사진=더프리뷰 박상윤 기자
지난 1월 28일에 열렸던 제10회 영아티스트 포럼 "순수 예술 시장 이대로 괜찮은가?"/사진=더프리뷰 박상윤 기자

[프리뷰=서울] 강창호 기자 = “길거리에서 흘러나오는 모든 노랫소리들을 즉석에서 척척 악보로 옮겨 적을 수 있으며 간단한 4부 합창으로도 편곡할 수 있다” 무슨 절대음감을 가진 음악 천재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초중고 음악 교과서의 과정을 통해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라면 이렇게 할 수 있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이 말을 믿어야 될지 웃어넘겨야 할지 고민되는 부분이다. 이번 제10회 영아티스트 포럼 패널로 참석한 오병권(대전예술의전당 관장)의 네 가지 발제 중 "관객 개발과 예술교육 그리고 생활예술 정책"에서 음악 공교육의 문제에 관한 대목이다.

지난 1월 28일 서울 서초동 코스모스홀에서 <순수 예술 시장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제목으로 제10회 영아티스트포럼 <(사)영아티스트포럼앤페스티벌 (Young Artists Forum and Festival, 이하 YAFF)>이 개최됐다. 이날 포럼은 이창주(빈체로 대표,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장)회장의 전체 발제를 시작으로 여섯 명의 패널, 공연장을 대표한 오병권(대전예술의전당 관장), 강창일(찾아가는박물관 이사), 기획사 발제와 토론을 위해 이강원(크레디아 이사), 윤보미(봄아트프로젝트 대표) 그리고 연주단체를 대표해서 김지현(서울튜티앙상블 예술감독), 이신규(클래시칸앙상블 부대표)가 참가한 가운데 좌장 박현진의 진행으로 세 시간가량 열띤 토론을 펼쳤다.

제10회 영아티스트 포럼 “순수 예술 시장 이대로 괜찮은가?”에 참여한 패널들 좌로부터 박현진, 오병권, 이강원, 김지현, 강창일, 운보미, 이신규/사진=더프리뷰 박상윤 기자
제10회 영아티스트 포럼 “순수 예술 시장 이대로 괜찮은가?”에 참여한 패널들 좌로부터 박현진, 오병권, 이강원, 김지현, 강창일, 윤보미, 이신규/사진=더프리뷰 박상윤 기자

주요 발제로는 오병권의 "공공예술기관의 숨은 이야기를 통해 바라본 순수예술시장 문제의 해법"으로 1. 전문성을 갖춘 문화예술 기관장의 중요성 2. 지역 문화예술인의 기용과 지역 문화예술발전의 관련성 3. 관객 개발과 예술교육 그리고 생활예술 정책 4. 문화예술기관 종사자들의 자세 그리고 이강원의 크레디아의 15개 팀 중 ‘디토 프로젝트’의 시작과 과정, 김지현의 ‘서울튜티앙상블’의 소개와 “민간연주단체의 현주소” 이렇게 3명의 발제를 가지고 강창일, 윤보미, 이신규의 토론, 자유토론과 객석의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되었다.

그동안 YAFF에 초대된 패널들은 모두가 최고의 현장 전문가로서 책상머리 행정이 아닌 문화예술 최전방에서 발로 뛰고 있는 현역 전문가들로 그들이 펼치는 '토론의 장'은 무엇보다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2017년부터 지금의 10회까지 수많은 논제로 누구나 공감하지만, 공개적으로 논의된 적 없었던 다양한 주제에 대해 목소리를 냈던 포럼은 5회차 행사를 통해 베를린에 거주 중인 유학생과 음악가들을 만났고, 지난 6회부터 9회까지는 음악계의 다양한 단체들과 공동주최를 했다. 공연기획사 크레디아,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이화여대 공연예술대학원 그리고 대구콘서트하우스와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조직위원회 등이 각자 속한 분야에서 YAFF와의 협업을 통해, 음악계가 처한 문제에 대한 현상을 조명하고 고민을 나누었다.

객석 누군가의 의문처럼 <순수 예술 시장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결코 괜찮지 않는 순수 예술 시장을 놓고 문제의식은 계속 이어졌다. 기관장의 낙하산식 인사, 주 52시간 근무제, 부가세 문제, 공연장의 문턱 높은 대관비 등 비전문가의 정책으로 보이는 여러 사안들을 놓고 전문성을 가진 기관장의 필요성과 민간예술단체의 처절한 생존의 나열까지 모두의 목소리는 살기 위한 액션으로 느껴졌다. “북미와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 법이나 정부, 경제 등에 적용되는 공공정책의 원칙인 ‘팔 길이 원리(Arm’s Length Principle)‘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와 문화예술기관과의 ‘팔 길이 원칙’은 정부가 관리와 통제를 강화함으로써 팔 길이가 ’한 뼘‘으로 좁혀지고 있는 실태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라는 강창일 이사의 말처럼 클래식 음악계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결코 너스레가 아님을 느끼게 하는 생존에 대한 중요한 고민을 나누는 현장이었다.

지난 1월 28일에 열렸던 제10회 영아티스트 포럼 “순수 예술 시장 이대로 괜찮은가?”/사진=더프리뷰 박상윤 기자
지난 1월 28일에 열렸던 제10회 영아티스트 포럼 “순수 예술 시장 이대로 괜찮은가?”/사진=더프리뷰 박상윤 기자

낙수물로 바위에 구멍을 낸다! 적수천석(滴水穿石)

그러나 객석의 질의응답까지 3시간여의 시간 속에서 포럼의 결론은 없었다. 전혀 모르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었기에, 토론은 클래식 음악계의 이런저런 문제와 현 상황에 대한 고민과 개선점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그동안 1회부터 9회까지의 포럼을 통해서 수 차례 언급된 모두가 공감하는 이야기였다. 이런 이야기를 꼭 그 누군가가 들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딱히 그 누군가는 현장에 자리하지 않았다. 끝없는 계몽을 펼쳐가야 할 것 같은 상황 속에서 마치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한다”고 모두들 전전 긍긍하는 모습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고양이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클래식 음악계는 부자들의 배부른 유희처럼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정부의 관심 밖에 있는 것 같았다. 앞으로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마치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의 대사 중에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라는 탄식 섞인 비웃음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러나 절대 안 바뀔 것 같았던 지난날 고통의 시간들은 이제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있다. 낙수물로 바위에 구멍을 낸다는 적수천석(滴水穿石) 즉, “작은 힘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성공한다”는 교훈처럼 이런저런 모두의 목소리가 모아져 언젠가 곰삭은 시간들 속에서 반드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