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좌담] PAMS 에어밋(Air-meet)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서울아트마켓’
[화상좌담] PAMS 에어밋(Air-meet)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서울아트마켓’
  • 김수나 기자
  • 승인 2021.08.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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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프리뷰=서울] 김수나 기자 = 서울아트마켓(Performing Arts Market in Seoul, PAMS)은 한국 공연예술을 해외시장에 유통시키고 국제 공연예술계의 이슈와 담론을 구성하는 마켓형 플랫폼이다. 2005년 창설된 이래 매년 10월 행사를 개최하면서 한국의 공연예술 작품을 전략적으로 해외에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PAMS는 국제공연예술시장 경쟁력 강화라는 지속적 명제 외에도 내부 조직개편,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급격한 사회적 변화 등과 더불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물리적 이동의 제한이 기술의 발달로 극복되고, 공연예술의 국제교류 방식은 숨 가쁘게 전환되는 지금, PAMS는 함께 고민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 담론의 장을 마련했다.

7월 에어밋 포스터. (사진출처=예술경영지원센터 공식홈페이지)
7월 에어밋 포스터. (사진출처=예술경영지원센터 공식홈페이지)

 

지난 6월 PAMS는 매월 국제교류 담론과 이슈를 논의하는 시간으로 온라인 월별 프로그램 ’에어밋(Air-meet)‘을 시작했다. 6월에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국제이동성/유통의 새로운 담론과 기준>이라는 제목으로 ’제롬벨의 <갈라> 사례를 통해본 국제협업의 윤리‘라는 주제를 가지고 관계자들과 열띤 토론을 했고, 이어 7월에는 21일 낮 12시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서울아트마켓‘이라는 제목으로 라운드 테이블 형식의 에어밋이 열렸다. 다양한 층위의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과연 어떤 변화로 거듭나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본격적으로 참여한 패널은 다음 다섯 명이다. PAMS의 주최기관인 예술경영지원센터(KAMS)의 홍사웅 공연사업본부장과 이연경 공연예술기반팀, 민간무용축제 중 국제교류에서 가장 활발한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의 이종호 예술감독, 현장 프로듀서이자 올해 PAMS 커넥터로 일하고 있는 거리예술 담당 임현진 PD와 무용 담당 장수혜 PD. 진행은 공연예술 분야의 국제교류에서 최정상급 프로듀서인 최석규 아시아나우 대표가 맡았다.

토론은 PAMS에 대한 전반적 진단, 변화와 전환을 위한 방안 모색, 사전에 방청객들에게서 받은 설문에 기반한 질문 몇 가지로 진행되었다. 이날 진행된 내용을 더프리뷰가 정리해 싣는다.

서울아트마켓의 현황과 도전과제

최석규 = 먼저, 서울아트마켓의 구체적 역사 설명보다는 창설 목적과 변화, 그리고 도전과제에 대해서 말해보는 시간을 갖겠다. PAMS는 해외시장 진출과 국제유통에 방점을 두고 있다. 창설 이래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데, 현재 어떤 도전과제를 갖고 있는지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활발히 진행되던 서울아트마켓. (사진출처=theAPRO)
활발히 진행되던 서울아트마켓. (사진출처=theAPRO)

 

홍사웅 = PAMS는 당시 공연예술마켓이 특화될 필요가 있겠다는 현장의 의견이 반영되어 2005년 창설되었다. 설립 당시 도전과제는 국내시장 중심이었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단체의 해외진출 창구 역할이었다. 다양한 직접적 관계자 뿐 아니라 애호가의 참여기회까지도 확대하자는 등 광범위한 청사진이 있었다. 2006년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설립되면서 사실상 PAMS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기본적으로는 예술유통의 활성화, 예술기관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함으로써 예술현장의 자생력 제고에 기여하려 했다. 팜스 초이스(PAMS Choice)를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강화하고 실물교류를 확대해보려 했고, 더 나아가 공연예술계의 긴밀한 협력체계와 국제적인 인적 교류기회를 꾀했다. 이로서 PAMS는 공연예술 해외진출 플랫폼으로서의 구체성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큰 성과는 PAMS를 매개로 한 전후방적인 공연예술 해외진출사업이 새롭게 마련되었던 점, 국내보다 해외에서 브랜드가 각인되어왔다는 점이다. 양적 성과보다도 질적 성과를 보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한국공연단체 초청조건 강화, 신규 해외 플랫폼 개척, 네트워크의 확대, 해외진출의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선도, 해외진출 매개인력 발굴 양성까지도 있겠다. 내부적으로는 프로그램적인 시도들이 신규 사업하는 데에 기능한 측면이 많다.

한편, 외부로부터의 비판적 시각도 있다. 자구적인 노력에 비해 이를 체감하는 내/외부 이해관계자가 확장되지 못했다. 지난해 발표한 버추얼 펜스(virtual fence)라는 완전히 새로운 VR 플랫폼은, 공연계 최초로 메타버스를 활용하면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편의성이나 활용도 측면에서는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도전은 내외부에 적지 않은 파급력을 전달한다. 따라서 앞으로의 도전과제는 여전히 새로운 시도이며, 무엇보다도 국제공연예술마켓의 추세와 흐름에 뒤처지지 않는 것이다. 색깔을 선명하게, 그러나 단색적이기보다 다중적으로 재정립하는 것이 골자이겠다.

최석규 = 2005년 서울아트마켓이 만들어졌을 때 많은 성과를 가져간 것은 사실이나, 현재 다소 정체되어 있다는 말씀들이 있었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를 질문하게 되는 근본적 배경이 되는 듯하다. 최근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함께 진행한 연구에 국제공연예술 시장의 변화 흐름과 서울아트마켓에 대한 사업 분석과 중장기적 미래에 대한 제언들이 많았다. 오늘 토론이 본격적으로 가기 전에 연구소에서 담아졌던 제언들과 변화들에 대해 들어보겠다.

이연경 = 저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와 PAMS를 직접 수행하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공연예술기반팀 팀장을 맡고 있다. 작년 진행했던 서울아트마켓 중장기 연구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자면, 국제적으로 공연예술시장의 유통방법과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진단이다. 더불어 회사 내부에서도 기능과 역할을 어떻게 재정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해당 연구를 계획하고 있을 때 코로나 팬데믹이 발발했으니 시의도 적절했다.

종합적으로 연구보고에 나왔던 분석과 이를 통해 도출된 PAMS의 한계는 다음과 같다. PAMS는 국제무대에 한국 작품에 대한 관심과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국제 네트워크가 확대되었고 국내외 관계자들에게 국제교류의 단초 역할이 되어주었다. 국내 공연예술계에는 해외 투어나 소통할 때, 방향설정과 노하우를 제공하는 등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기도 했다. 해외 관계자들에게는 한국 공연예술 신(scene)에 대한 전반적 이해도를 높였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10년이 넘게 운영을 해오면서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주요 거점 시장으로 안착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한계는 변화 없이 운영함으로 인해 참신성과 매력 있는 대응전략이 부실했고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도 피하지 못했다. 방문하는 국내외 인사의 폭이 좁아서 확대가 필요하다. PAMS라는 사업의 인지도는 높은 반면, 새로운 프로그램들과의 연계성이 낮아서 브랜딩 전략의 개선이 필요하다. 쇼케이스 상영방식이나 콘텐츠가 제한적이고 단조로워 다변화가 필요하다. PAMS가 공연예술계를 아우를 수 있는 아시아 공연예술의 창, 그리고 한국공연예술계에 전략적 교두보 역할을 하는 대규모 플랫폼적 행사로 거듭날 것이냐, 아니면 기관 내에 다른 사업들과 비슷한 규모의 네트워킹 행사로 남을 것이냐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라는 의견들이 있다.

또한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그것이 개인에게까지 연결되는 세밀한 연결구조가 모자랐고, 해결의 필요성을 느꼈다. 연구의 뒷부분에는 제안적인 내용이 이어지는데, 잘 반영해서 발전적인 기획방향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

최석규 =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이종호 회장은 서울세계무용축제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던 분이신데, 현장 그리고 축제의 입장에서 보는 국제교류의 유통의 변화에 대한 체감은 어떠한가? PAMS에 수 년 동안 참여하고 협력 프로그램들을 협업한 적도 있는데, 변화가 필요한 지점은 무엇일지.

2020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시댄스). (사진제공=시댄스)
2020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시댄스). (사진제공=시댄스)

 

이종호 =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시댄스)는 PAMS는 물론이고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설립 준비단계부터 민간단체의 자격으로 여러 가지 회의에도 참가했고, PAMS 초기에는 무용 쪽의 많은 일들을 대리 수행했었다. 초창기에는 PAMS의 활약이 눈부셨으나, 언제부터인지 침체해간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초기에는 무얼 하든 다 중요하고 다 새로운 일이니까 좋은 평가를 받게 되는 거고, 어느 시기부터는 유지하기가 어려워지는 법이긴 하지만...방금 이연경 팀장께서 정확하고 진솔한 자아비판(?)을 해주셨으니 민간 입장에서의 비판적 회고는 안해도 될 것같고... 결론 쯤에 나와야 할 얘기지만 아무래도 PAMS는 단호한 방향재설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를 상대하기가 당분간 버겁다면 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제작과 유통의 중심축이 된다든지, 뭔가 획기적인 기능을 보여주어야 이 수많은 마켓들 사이에서 살아남지 않겠는가.

그리고 요즘은 마켓과 축제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는데, 시댄스도 축제만 가지고는 어렵다는 판단에 플랫폼 내지 마켓을 넣어서 나름 성과를 올리고 있다. 사실 우리 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축제에 마켓 끼워넣기가 유행이다. 그래서 PAMS로선 더더욱 독창성이 필요하다. 한 예로, 일본의 TPAM은 과거 조직력이나 운영능력 등에서 매우 아쉬웠다. 그러나 도쿄에서 요코하마로 이전하고나서 얼마 전부터는 아시아 여러 나라들을 아우르는 공동 프로덕션의 메인 파트너를 자처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의 예술가들을 다 불러모은 뒤 최종 프로듀싱은 일본이 맡았던, 일본국제교류기금(Japan Foundation)의 과거 전략을 상기시킨다.

PAMS에게 그들과 똑같이 하라는 건 아니지만, 즉흥적으로 예시해보자면 중남미, 아프리카 등이른바 비주류권과 특수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남들 다 하는 예술마켓 방식으로는 돋보이기 어렵다. 솔직히, 예술마켓이라면 우리보다는 서양인들이 경험과 노하우가 더 많지 않은가. 지금이야말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뜬금없이 덧붙이자면, 훌륭한 CEO의 자질 가운데 첫 번째가 ‘직관경영’이라고 한다. 세계 공연예술계의 새로운 추이와 온라인 시대의 변화를 동물적으로 감지, 다음 행보를 직감적으로 찍어 나아갈 수 있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한다.

유통방식의 변화, 새로운 관점들의 등장

최석규 = 국내 공연예술계 환경에 PAMS가 무엇을 제공하고, 어떤 플랫폼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더욱 논의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PAMS의 초중기까지는 방향과 전략, 경쟁력이 있었는데 왜 최근 5년간 침체되었다고 느끼는지 생각해본다면, 아마 유통에 대한 변화가 큰 이유일 것이다. 지금까지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고 해외 투어를 하는 위주의 형식이었는데 시장이 굉장히 세분화되고 유통도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PAMS가 국제유통에 방점을 두었던 것을 생각하면, 우리는 지금부터 유통을 어떤 관점에서 재설정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특히 포스트코로나 시대, 국제적으로 물리적 이동이 제한되고 있다. 현장에 계시는 임현진 피디님, 장수혜 피디님을 통해서 예술단체들의 유통 혹은 새로운 교류방식들에 대한 얘기도 들어봤으면 한다. 또한 이연경 팀장님은 PAMS가 투어지원에 집중하고 있었던 한편, 내부의 여러 다른 프로그램들에 관해 생각할 지점이 있는지 얘기해 달라.

2018년 서울거리예술마켓. (사진출처=서울거리마켓 공식 페이스북)
2018년 서울거리예술마켓. (사진출처=서울거리마켓 공식 페이스북)

 

임현진 = 일단 저는 PAMS에 참여하면서 프로듀서로서 성장하고 많은 도움을 받으며 넓은 시야를 갖게 되었다. 장르별 아트마켓 플랫폼도 알게 되어 2010년부터는 거리예술마켓이라는 장르특화형 아트마켓을 운영하기도 했었고, PAMS랑 협력해서 진행해보기도 했다. PAMS라는 조직이 현장과 역할 등 여러 형식으로 협력할 수 있는 동료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앞으로도 그런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

만들고 유통하는 입장에서 보면, 관객을 만나는 방식과 동시에 유통도 변하고 있는 듯하다. 다만 속도가 문제다. 이미 변화하고 있는 시장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이를 지지하기 위한 정책적 기반들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지, 적절하게 대응을 하고 있는지 등 고민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예정돼 있던 해외투어 10개 중 9개가 취소 또는 연기가 되었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받아들이면서 금세 끝날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했는데, 상황이 생각보다 길어졌고 이에 대처하는 단기적이고 임시적인 대응들이 눈에 띄었다. 이미 제작된 작품들을 변형한다든지, 축제나 유통의 구조들을 일부 변형하는 방식들이었다. 예술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당장의 방법으로는 충분히 의미가 있었으나 조금 더 거시적 차원의 고민의 필요성이 느껴졌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국내외 동료들과 대화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예술작품/유통구조의 전면적인 조정이 필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근본적 원인을 충분히 고민하면서 지금까지의 과정들이 앞으로도 옳을 것인지 판단하고, 예술 자체의 지속가능성도 고민하면서 실천방법에 접근했다. 해외 동료들과 대화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예를 들면 코로나19 이후 예술계의 불가항력 조항 등의 변화에 어떻게 윤리적 해석들을 적용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이전까지의 윤리와 지금의 윤리가 같지 않다. 호주공연예술마켓 (APAM)이나 방콕국제공연예술회의(BIPAM)에서 이루어진 대화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직접 관련 있는 몇 가지 키워드들을 고민으로 가져오게 되었다.

첫 번째는 런던 국제연극축제에서 진행했던 콘셉트 투어링(concept touring)이다. 예술작품의 핵심이 되는 개념들을 투어하는 것으로, 작품의 아이디어와 작업과정을 지원하고자 하는 공동제작(co-production) 형태의 지원이다. 예술가가 직접 물리적인 투어를 하고 오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현지화하는 국제교류의 형태이다. 제롬 벨의 <갈라>가 그 예다. 팬데믹으로 인해 고민과 실천들이 가속화되는 한편, 환경친화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국제협업에 관한 일종의 선환(旋環)적인 공모가 이루어졌다. 만약 우리가 예술작품의 핵심만을 투어한다면 그 핵심이란 무엇일지, 어떠한 윤리적 고민들이 더 필요할지 고민하고 있다.

두 번째는 그린 모빌리티(Green mobility), 이를테면 deep mobility, digital hybrid 형태의 mobility이다. 단순히 투어를 하러 가는 것 이상의 밀도 있는 교류를 설계해서, 국제교류의 어떤 의미들을 확장할 수 있는지 더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유통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지, 만약 실천한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기준이나 요건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는 단계에 있다. 비대면 방식의 창작 교류들이 활성화되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거나 혹은 비대면 창작을 통한 아웃풋들을 오프라인에서 프로덕션으로 이어갈 수 있는 방법론들을 프로듀서로서 더 개발을 한다거나. 이러한 방식으로 창작된 결과물을 소개하기 위한 축제/플랫폼은 무엇인지 프로그래머로서 고민하는 중이다.

2020 SPAF 제롬벨 '갈라' 하이라이트. (사진출처= SPAF 공식 유튜브 채널)
2020 SPAF 제롬벨 '갈라' 하이라이트. (사진출처= SPAF 공식 유튜브 채널)

 

최석규 = 독립 프로듀서가 현장에서 느끼는 고민,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투어를 해야 하고 국제교류와 국제유통이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 고민의 관점에서 다양한 사례를 말씀해주셨다. 사실상 창작방식들이 한꺼번에 바뀔 수는 없다. 그러므로 정책적 측면에서 단계적으로 지원되어야 하고, 그리고 플랫폼이 또한 어떤 역할을 제공해줘야 하는가에 대한 3박자(창작자, 플랫폼, 방법론)가 같이 고민되어야 한다는 얘기일 것이다.

장수혜 = 국제교류나 PAMS가 얼마나 중요한가 라는 것을 예술가들에게 물어봤을 때, 많은 분들이 첫 국제교류의 시작이 ’플랫폼‘이라고 대답했다. 코로나 이후, 예술가들과의 대화에서 다음과 같은 부분들을 지적해주었다. 먼저, 플랫폼의 진입장벽이 원래 높았는데 팬데믹으로 인해 더더욱 심해졌다. 현재, 영상 상영을 통한 유통이 매우 증가했다. 중견 안무가나 국립단체들의 댄스필름 상영이 활성화되었는데 그것조차도 사실 한국문화원을 통해서 진출되는 사례가 많았고 이미 연결이 있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 잠비나이와 협업을 했었는데, 한국의 문화산업적 영향력이 발휘되었던 것에 비해 여전히 민간에게는 어렵다. (이러한 성과는) 기관, 기업들의 힘이 발휘되었기에 가능했다. 순수예술은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고, 이에 정보교류와 연결을 도와줄 역할이 필요하다. 아까 임 PD님이 말씀하셨듯이 너무 성급하게, 결과 중심의 답들이 많지 않았나 하는 얘기도 있었다. 시나르(CINARS)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서는 영상을 통한 것보다는 직접적인 담론 중심의 니즈가 강했다.

두 번째로 윤리나 연대 문제다. 영상 상영이 급격히 변화하고 정치적 변화가 있었던 것에 대해서 EDN(유럽 댄스하우스 네트워크)에서는 내부 스터디 그룹을 운영해 프리젠터와 아티스트의 윤리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일부 예술가들이 연대해서 ’CREATING NEW FEATURES‘라는 그룹을 만들어 프리젠터들을 위한 새로운 윤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었다. 유럽에서는 여러 단체/기관들이 연합, ’PERFORM EUROPE‘이라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공연예술 모델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제공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시작 전, 예술가들과 사전리서치를 한 결과 여러 가지 배제 요소에 대한 검토가 있었다. 여전히 선진국 위주의 교류, 영어권 국가들의 절대적인 지배력, 장애인, 연령대 별 접근성 등을 배제한 다양한 교류에 대해 지적한 바가 있고, 신진과 중견 예술가의 갭이 더욱 커진 것을 지적한 바가 있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느낀 바로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플랫폼이 관객개발에 더 신경써야 하지 않나 싶다. PAMS 초이스의 경우 보고 이동하기 바쁘고, 온라인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또, 항상 참여한 사람들만 참여한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현장 예술가들도 함께할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한다.

요즘은 관객들이 프로덕트(Product)가 아니라 스토리(Story)를 구입하는 시대라고 한다. 팬데믹으로 연락이 끊긴 시점에, 어떻게 하면 (온라인으로) 우리 작품을 잘 만들어낼 수 있을까. 직접적인 연락이 아니면 믿지 않는 예술 프리젠터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고민을 물어보니 한번 본 공연이 재미가 없었더라도 그 아티스트가 흥미로웠다면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답장이나 피드백 정도를 보낼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 관객과의 관계 형성을 위해 작품 외에 예술가에 대한 배경이나 과정들을 공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플랫폼이 대화의 장이 되는 여건을 형성해주면 좋겠다.

Perform Europe. (사진출처= Perform Europe 공식홈페이지)
Perform Europe. (사진출처= Perform Europe 공식홈페이지)

 

국제교류는 협력을 통해 – 민관의 협력은 여기서도 필요하다

최석규 = 시댄스(SIDance)의 경우 국제 공동제작도 많이 했고, 한국 안무가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WHO’S NEXT>라든가, 아시아의 연대를 도모하는 HOTPOT 같은 프로그램들을 통해 무용의 연대 확장과 유통을 꾀하고 있다. 국제유통의 변화에 관해 가장 큰 방점은 기존의 작품 투고 형식의 유통에서 어떻게 다각화를 시켜야 할 것인지일 것이다. 또한 네트워킹 중심의 유통, 동시대의 담론들, 다양성과 윤리의 문제들이 그전과 달리 중요한 요소로 자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고민해봐야 한다. 온라인 디지털 플랫폼들이 국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이제는 종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겠다.

PAMS에서 두 번째로 고민하고 있는 키워드가 협력 연대 파트너십이라는 부분이다. 작년과 올해 초, 유럽공연예술회의(IETM)와 유네스코 등의 발제 자료들을 참고했을 때 이제는 국제 교류 이동성 유통이 일방향적인 이익추구에서 상호의존적 네트워킹으로 변하고 있고,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리고 또 지속 가능성이라는 키워드와 이미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라 로컬의 지역성을 담보해서 지역과 협업하는 형태 등이 보인다. 특히 예술과 사회의 관계가 굉장히 강조되다 보니 국제 공연예술계도 사회문제를 공동으로 고민하고 해결하는 사례가 많이 늘고 있다. 마켓도 이제는 자국의 공연만을 홍보하고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는 것들이 중요한 듯하다.

이종호 예술감독님이 HOTPOT 등 아시아 연대를 해주고 계시는데, 현장의 관점에서 연대협력 파트너십의 방향성에 대한 생각이 있으시면 공유 바란다. 시댄스는 PAMS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고 있는데, 협력에 관한 부분도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제3회 핫팟에 참가한 각국 관계자들. (사진출처=더프리뷰)
제3회 핫팟에 참가한 각국 관계자들. (사진출처=더프리뷰)

 

이종호 = 매우 어려운 주제다. 국제협력에 관해 말하자면, 다들 공감하시겠지만, 사실 이 예술교류는 물건을 사고파는 것처럼 간단하지가 않다. 큰돈이 오가는 거래도 오랜 신뢰와 인간관계가 쌓여야 성사가 되는 법인데 하물며 예술교류가 그렇게 쉽게 되겠는가.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드는 일이다.

시댄스도 25년 가까이 축제를 해오면서 많은 네트워크를 쌓은 건 사실이다. 가장 최근의 성과라고 할 수 있는 HOTPOT에 국한해서 예를 들어보겠다. HOTPOT은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의 현대무용 플랫폼이다. 가까운 이웃 나라들이라고 해서 꼭 친밀한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세 나라 사이에는 친밀감도 있지만 복잡한 심리관계도 많지 않나? 하지만 요코하마 댄스컬렉션(YDC)이나 중국/홍콩과 시댄스의 관계는 매우 오래 되었고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저런 교류가 많이 있었다. 유럽은 신진무용가들의 국제진출 발판인 에어로웨이브즈 스프링포워드(Aerowaves Springforward), 노르딕 국가들의 무용플랫폼인 아이스핫(ICEHOT) 등 권역별, 국가별 플랫폼이 많이 있는 데 반해 아시아에는 그런 플랫폼이 없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고, 꽤 오래 준비해서 어렵게 출범을 시킨 행사이다.

성과도 매우 좋았다. 첫 해(2017년)부터 유럽 프리젠터들을 불러 아시아 3국 공연을 보여줬는데 무려 약 25건의 해외초청을 받아서 이듬해에 다 나갔다. 여태까지는 세 나라가 각자 추천한 작품들을 무대에 올리는 방식으로 했지만, 나로서는 홍콩/중국과 일본의 동료들에게 범(汎)아시아 무용플랫폼으로 가자고 주장하고 있다. 찬반이 있으나 추진중이다. 만일 세 멤버 중에 누군가 반대한다면 나 혼자서라도 범아시아 플랫폼을 만들 생각이다. 코로나 때문에 좀 주춤해지긴 했지만 성과가 괜찮을 거라고 본다. 무용을 비롯한 공연예술 판이 늘 서양 위주였는데. HOTPOT이 미주/유럽 관계자들로 하여금 아시아의 활동에 주목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 듯하다.

그런데 말씀드리고 싶은 건 한중일 같은 아시아만이 아니다. 가령 에어로웨이브즈 스프링포워드 페스티벌은 유럽의 신진 안무가들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행사다. 하지만 우리의 노력으로 그곳에도 한국 무용가들이 진출하기 시작했고 대만도 자국 무용가들을 그 행사에 세우는 데 성공했다. 이런 일들은 오랜 관계 유지로 가능해진 것이다. HOTPOT 출범 이후에는 과거 한국무용을 알리기 위해 나 홀로 고군분투하던 시절에 비해 분명 힘과 신뢰가 더 생긴 것을 실감한다.

세월과 경험의 축적, 이런 얘기를 하면 구닥다리라 생각할까봐 조심스러워지지만 교류는 인간적인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상품(작품)이 워낙 좋으면 첫 대면에서도 교류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럴 경우에도 이후의 관계를 잘 다스려야 한다. 덧붙여, 민간은 한 사람의 열정과 일 욕심이 있으면 되지만 정부나 공공기관 단위로 움직일 때는 관계를 어떻게 국제적으로 유지하고 확대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기관들은 내부 인사이동이 많고 정책변화도 잦기 때문에 불리한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민간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물론 그 산하기관들인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공공기관 내에는 분야별 전문가가 별로 없다. 행정과 예산은 장악하고 있지만 분야별 전문가도 별로 없고, 무엇보다도 현장을 모른다는 게 문제다. 심지어 일부 산하기관 직원들은 공무원과 민간인 사이에서 적당히 줄타기하면서 어려운 업무나 거북한 입장을 비껴가기도 한다. 기관의 체질을 고치는 것은 어렵다 해도, 적어도 당분간은 민간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매우 강력히 권하고 싶다.

모든 일을 정부기관이나 산하기관들이 직접 하려는 자세도 대폭 재고해야 한다. 이른바 선진국들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공무원 내지 준공무원들이 행사를 직접 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한데, 아무리 아름다운 시(詩)도 교과서에 실리는 순간 맛이 반감된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공연예술마켓 시나르(CINARS)도 민간기획사가 운영한다는 사실을 참고해 보시라. 관에서는 전체적인 정책의 방향과 예산지원, 그리고 무엇보다도 최적의 대행자(agent)를 찾을 줄 아는 안목과 정보축적이 필요한 것이다.

다시 PAMS로 돌아가자면, PAMS가 생겨난 건 물론 좋지만 그 안에서 장르별로 양질의 작품을 충분히 많이 보기는 어렵다. 무용, 퓨전국악, 연극, 등 장르별로 각 몇 편씩 하는 정도인데, 여러 장르를 두루두루 취급하니 각계 전문가들이 모이고 네트워킹이 잘 되는 장점은 있지만 어느 한 장르에서 깊이 있게 교류를 맺으려고 할 때는 늘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제가 제안을 드렸던 것이, PAMS의 4-5일간 공식 일정이 끝난 후에 2-3일 정도 각 분야별 관계자들이 더 한국에 체류하면서 깊이 네트워킹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달라고 했던 것이다. 기왕 PAMS에 왔던 분야 중 무용이면 무용의 그 프리젠터들을 데리고 인간적인 교류나 한국 무용수들하고의 1대 1 미팅이라든지 대화 시간, 혹은 한국 문화를 전반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기회 등을 가짐으로써 심화 교류를 해내면 좋을 것 같다. 민간과 협력하면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

캐나다 공연마켓 CINARS. (사진출처= CINARS)
캐나다 공연마켓 CINARS. (사진출처= CINARS)

 

최석규 = 기관이 갖고 있는 장점도 있지만 여러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과의 심화 교류가 필요하다. 내부에서 많은 고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연대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개별 프로그램별로 PAMS가 변화하려고 하는 협력 연대 파트너십에 대해서 좀 이야기를 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이연경 = PAMS를 운영하는 팀 안에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도 있고 공연예술 해외진출 기반 마련 ‘PAMS 커넥션’이라는 리서치 지원사업도 있다. 세 가지 사업을 같이 운영하면서 연결고리를 만들고 갖춰 나가는 과정도 쉽지 않아서 내부적으로 많이 고민한다. 기관 차원에서는 기관 간의 협력을 이끄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완벽히 모든 것을 갖춘 기관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항상 부딪히는 것은 기관 별로 고유의 미션이나 목적 달성의 지향점, 성과에 대한 개념이 다른 부분이 있어서다. 그리고 앞서 얘기되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지속되기 쉽지 않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사실은 이종호 회장님이 말씀해 주시는 것처럼 조금 더 유연하게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민간에 있는 다른 조직이나 축제나 여러 가지 행사들과 협력적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가는 게 저희에게도 상당히 중요한데, 사실 공통된 지점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다.

예산 측면에서 민간보다 상대적으로 넉넉하다보니 기대하는 부분이 예산의 지원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행사를 꾸려나가는 입장에서는 네트워킹을 촘촘히 쌓아가는 것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집중한다. 올해부터 내년, 내후년 정도까지는 조직적이고 전략적으로 기획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이 하는 것이 다른 기관과의 회의, 즉 협력회의, 네트워킹 회의이다. 다 같이 마음을 모아서 협력 지점을 발굴하면 좋겠다.

최석규 = 민간협력에 대한 강조점을 이종호 선생님이 말씀해 주셨다면, 이연경 팀장님은 일단 기관 내부의 연대 협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해주셨다. 하지만 결국 기관과 민간 영역의 공동 영역들은, 서비스를 해야 될 대상은 예술단체가 우선인 듯하다. 민간과 기관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이 가장 큰 해법이 될 것이다. 임현진 피디님과 장수혜 피디님 경우는 혹시 해외와의 연대와 협력에 관련한 의견들이 있으신지.

멀어진 거리, 지속적인 대화로 채우다

임현진 = 작년에 코로나가 심해지기 시작하면서 여러 공포감이 들었다. 어디로 가야 되는 거지. 어떻게 갈 수 있지. 내 동료는 누구지. 이런 마음이 들었을 때 누군가 안부를 물어봐줬으면 했었고, 기관이 그런 안부를 나눌 수 있는 동료로서의 포지셔닝을 해 주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제가 생각할 때에 물리적인 유통은 줄어들었지만 대화에 대한 수요는 이전보다 훨씬 많아졌고, 대화를 위한 자리들이 계속 생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역할은 누구보다 플랫폼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어떤 대화가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민감성을 기관이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당장 어느 국가에 투어가 가능한지, 해외진출이나 교류가 가능한지, 지금 상태가 어떤지, 변화하고 있는 것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렵고 막막하다. 그런데 이 시기에 제가 많이 힘을 얻었던 것은 유럽의 ‘on the move’라는 단체의 웹 페이지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리소스’라는 채널을 계속 업데이트하면서 세계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고 문화예술 관련 모빌리티의 관점에서 어떤 것들을 파악하면 좋은지 체크리스트를 공유한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야기들을 공유하고 있는 걸 보았을 때에 많은 힘을 얻고 여러 가지 생각들을 실천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PAMS는 17년이 지속된 만큼 자원들이 지속 대화형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전의 자원들로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대화 기록들을 통해 앞으로 어떠한 대화를 해나갈 것이다 라는 선언을 보여줘도 좋지 않을까.

Coronavirus Resources 페이지. (사진출처=on the move 홈페이지)
Coronavirus Resources 페이지. (사진출처=on the move 홈페이지)

 

장수혜 = 많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작년 PAMS 어셈블리에서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면서 서로의 회사를 방문, 피드백하면서 배우자는 논의들이 있었다. 국가적으로도 정보공유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려는 노력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KOFICE의 ‘문화로’가 생겼고, APRO도 있다. 다만 APRO는 유일한 영어 웹진인데 국내 기관의 정보만 있어서, 해외기관들이나 웹진과의 정보교류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정보공유도 기회다. 관계자들은 일로도 많이 찾아보고 둘러보지만, 플랫폼이 나서서 정보를 공유하는 곳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

최석규 = 지속성을 유지하는 플랫폼, 정보공유 연대 플랫폼들의 협력이 굉장히 필요하다는 걸 강조했다. 솔루션이 금방 나올 수는 없겠지만 현재 시점에서 PAMS가 경쟁을 갖기 위해서, 조직의 전문성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가.

조직의 전문성

홍사웅 = 이제 경쟁력과 연계해서 전문성에 대해 얘기하면 여러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PAMS가 다변화되거나 전략적으로 되어가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역량이 있을 수 있다. 시류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가져가야 하는 전문성도 있을 테고. 여기에 핵심적으로 중요한 지점은 경험의 축적 여부인 듯하다.

잦은 담당자의 교체에 대해 많이 지적 받는데, 사실 정답은 없더라도 기관으로서 갖는 한계가 있다. 이 한계에 대해 절대적 조건에 방식을 정하기보다 대처방안, 매끄럽게 넘어가는 시스템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지향점에 관해서는, 전담부서의 과중한 무게를 덜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PAMS의 성과는 PAMS 전담부서만의 성과는 아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와 KOFICE, 각 기관의 역할이 톡톡히 있었다. 사업을 내려놓고, 공연계 전체가 활용할 수 있는, 담당자가 일부 바뀌어도 끊기거나 바뀌지 않는 시스템에 대한 시도와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내부의 시각이기 때문에 외부의 의견들도 주시면 감사하겠다.

최석규 = 예술경영지원센터 내부에 축적된 다양한 노하우와 전문성을 토대로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들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외부 현장과 플랫폼을 연결해 주는 활로로 올해 다섯 분이 PAMS 커넥터로 이렇게 참여하고 있다. 커넥터의 입장에서 보시기에 민간과의 협력, 전문성 확보, 커넥터의 역할에 대해 말씀 주신다면.

민간, 예술가, 기관을 잇는 커넥터

장수혜 =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이는 것이 아니지 않나. 지금 신뢰들이 많이 올라있는 상태인 만큼 장기적으로 잘 유지할 필요가 있다. PAMS가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은, 해외뿐 아니라 국내 단체들도 반복해서 지적하는 바이다. 이에 대해 교류의 주체자인 예술가의 입장도 들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커넥터로서 연결을 도울 수 있을 것 같다.

‘모두를 위한 장’에 관해서는,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에서든 리더들의 경험을 강화하고 쉬운 언어를 사용하고, 소통을 잘 해나가야 한다. PAMS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명확하게 해서 어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할지, 전략적인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것 같다.

임현진 = 비슷한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거리예술이라는 장르 자체가 그 안에서도 다양성을 가지고 있어서 스스로 감히 거리예술 커넥터라고 해도 되는 걸까. 이 질문을 늘 하곤 한다. PAMS 안에서 거리예술이라는 장르가 충분히 포용되었으면 좋겠다. 열심히 ‘오지라퍼’ 역할을 해야겠다 싶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시기, 접근성을 위한 안내와 가이드 등, 고민을 해볼 것이다.

최석규 = PAMS가 앞으로 경쟁력 있는 국제 공연예술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 많은 도전 과제를 안고 있지만 그중에 첫 번째로 변화하는 공연예술 시장에서 기획자들은 유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지가 가장 큰 주제였다. 두 번째로는 민간과 기관의 협력뿐만 아니라 마켓과 마켓과의 연대, 그리고 다양한 네트워크들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연대와 협력은 무엇인가에 대한 어떤 전략적인 고민이었다. 마지막으로는 이렇게 기관이 갖고 있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전문성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였다.

사전에 받은 참가자들의 의견들을 요약 정리해보면 무엇이 국제유통과 이동성의 변화에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기획자, 특히 초기진입 단체들이 해외 프로듀싱 인력과 연결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또한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 프로그램들이 다수 만들어지고 있는 한편, 방법을 적용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 플랫폼을 안내해줄 가이드의 필요성, 저작권 등 구체적 이슈들이 등장했다. 국내에서도 인정받고 소통 가능한 작품들이 적극적으로 그 자체로서 해외와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등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다.

다음 달 에어밋은 8월 27일 <넥스트 모빌리티>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급변하는 국제 공연예술시장에서 특히 팬데믹 상황이 국제유통의 이동성에 많은 제약을 만들고 있다. 이제 국제교류와 유통은 불가능한 건지 논의하는 한편,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공연예술들도 나오고 있는데, 비대면이 확대되는 동시에도 현장의 라이브 아트가 더욱 더 중요해지는 이 시기에, PAMS와 관계자들이 시대에 호응하며 시장을 주도해가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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