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의 음악가, 테오도라키스 별세
저항의 음악가, 테오도라키스 별세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1.09.02 2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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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스 테오도라키스(1925-2021) (c)Πρωθυπουργός της Ελλάδας (출처=wiki commos)
미키스 테오도라키스(1925-2021) (c)Πρωθυπουργός της Ελλάδας (출처=wiki commos)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그리스 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이자 저항가였던 미키스 테오도라키스가 9월 2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향년 96세.

그리스 문화부는 테오도라키스의 별세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최근 수 년간 여러 병원에서 심장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테오도라키스는 1925년 그리스의 키오스 섬에서 태어났다. 그는 17살 때부터 작곡을 시작했으며 대중음악에서부터 장엄한 교향곡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도 열정적으로 음악활동을 했다.

음악팬들에게는 주옥같은 영화음악들로 기억되고 있으며 <페드라>(1962), <그리스인 조르바>(1964), <형사 서피코>(1973)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그리스의 메조 소프라노 아그네스 발차를 비롯해 수많은 가수들이 부른 <기차는 8시에 떠나네>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음악가일 뿐만 아니라 저항의 아이콘이기도 했다. 1967년 쿠데타로 군사정권이 들어서자 반독재 투쟁조직을 만들어 저항운동을 했으며 그의 곡들은 이때 대개 금지곡이 되기도 했다. 1972년에는 아옌데 대통령 시절의 칠레를 방문했으며 후일 파블로 네루다의 서사시 <민중의 노래>를 대규모 오라토리오로 만들었다. 테오도라키스의 음악적 동지인 가수 마리아 파란두리가 이 곡을 부르기도 했다. 보다 최근인 지난 2010년대에는 그리스 금융위기 시절 긴축재정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리나 멘도니 그리스 문화부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오늘 우리는 그리스 영혼의 한 부분을 잃었다. 그는 우리 모두의 미키스 테오도라키스였고 교사였으며 지성인, 철저한 좌파였다. 그는 모든 그리스인들이 시를 노래하게 했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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