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분장실에서 남성분장실로 - 연극 '분장실'
여성분장실에서 남성분장실로 - 연극 '분장실'
  • 김영일 기자
  • 승인 2021.09.08 2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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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분장실'- VER. 2 콘셉트 포스터 (사진제공=T2N미디어)

[더프리뷰=서울] 김영일 기자 = T2N미디어와 플레이더상상이 제작한 연극 <분장실>이 두 가지 버전으로 관객을 찾아간다. 현재 성황리에 공연 중인 여자 버전의 <분장실>에 이어 9월 19일부터는 원작을 각색한 또다른 버전인 남자 배우들의 <분장실> - VER. 2가 10월 31일까지 공연된다. (더프리뷰 8월 14일자 참조)

연극 <분장실>은 안톤 체홉의 <갈매기>가 공연 중인 극장의 분장실을 배경으로, 한 배역을 차지하기 위한 배우들의 갈망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8월 7일부터 오는 9월 12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서이숙, 배종옥 등 연기력을 인정 받는 배우들이 출연, 연일 매진을 기록하는 등 찬사를 받고 있다.

시미즈 쿠니오 원작의 <분장실>은 1977년 초연 이후 일본 내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시미즈 쿠니오는 일본을 대표하는 현대 극작가로, 과거의 기억이나 환상을 통해 사회현실을 반영하고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작품에 투영하는 등 문학성과 사회성 짙은 작품을 남긴 작가이다. 와세다연극상, 떼아트르 희곡상, 이즈미 교카 문학상, 요미우리 문학상 등을 수상한 유명 작가로 올해 4월 생을 마감했다.

<분장실>은 1977년 초연 이후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며 일본의 많은 지역에서 공연됐으며, 다양한 연출적 시도를 가능케 하는 작품으로 평가 받았다.

1996년 극단 목동사의 공연에서는 작가인 시미즈 쿠니오가 공동 연출로 전면에 나서면서 배역 중 D를 처음으로 남자 배우로 바꾸는 색다른 각색을 시도했다. 이를 이어받아 작품 내 시대와 배역을 모두 각색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 작품들이 속출했고 네 명의 등장인물 외에도 남자배우, 남자, 악사의 역할이 추가된 버전, 모든 배역에 남자배우가 출연한 버전이 공연되기도 했다.

특히, 2018년 유명 가부키 배우 4인으로 구성된 버전을 공연할 당시 일본의 한 일간지는 “일본 현대 극작가 시미즈 쿠니오의 <분장실>은 시대와 성을 넘어 연극적 실험을 진행하려는 시도와 한 직업에 대한 인간의 군상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라는 평을 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연극 <분장실>의 명성은 이어졌다. 수많은 극단과 연극을 전공하는 대학, 동아리에서 <분장실>에 매료돼 다양한 버전의 작품을 공연했다.

그 중 2001년 극단 목화의 공연에 출연했던 배우 장영남이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신인연기상을 수상했으며, 2015년 같은 극단에서 올린 <분장실>은 약 한 달 간의 공연 기간에 요일을 나누어 여자 버전과 남자 버전을 공연하기도 했다.

이번 T2N미디어의 <분장실>에서 A역에는 박민성과 유승현이 더블 캐스팅됐다. 이들은 우연히 접한 연극의 매력에 빠져 친구들과 <갈매기>를 준비하던 중 뜻하지 않게 발생한 사건으로 무대를 마치지 못하는 배역이다.

사랑하는 무대마저도 두렵게 만든 혼란스러운 주변 상황에 슬럼프를 맞게 되는 B역은 정원영과 유희제가 나눠 연기한다.

연극계의 유망주 C역은 김바다와 홍승안이 나눠 맡았다. 모든 연극사와 연기 메소드를 섭렵했지만 무대공포증에 시달리는 신인 배우 D역은 김준영과 도지한이 연기한다. 연출, 각색은 대학로의 블루칩 오세혁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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