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시대 ‘수정의 밤’에 펼쳐지는 음모, 배신, 복수의 향연
나치시대 ‘수정의 밤’에 펼쳐지는 음모, 배신, 복수의 향연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1.09.13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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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삼손과 데릴라’ 공연
생상스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공연(제공=국립오페라단)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국립오페라단(단장 겸 예술감독 박형식)이 카미유 생상스의오페라 <삼손과 데릴라>를 10월 7일(목)-10일(일) 예술의전당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10월 29-30일에는 대구오페라축제에도 참가한다(서울,대구 모두 평일 오후 7시 30분,주말은 오후 3시). 이번 무대는 국립오페라단이 1980년 초연 이래 41년만에 올리는 재연무대이자 생상스 서거 100주년 기념공연이기도 하다.

<삼손과 데릴라>는 <구약성서> ‘사사기’에 나오는 유명한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괴력을 지닌 영웅 삼손과 그를 유혹해 힘을 빼앗는 여인 데릴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삼손을 유혹하는 데릴라의 아리아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Mon cœur s'ouvre à ta voix)’ 등 서정미 넘치는 아리아를 비롯, 3막의 웅장한 발레장면 ‘바카날’등 명장면이 많아 오페라 팬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형제들이여, 사슬을 부수고 다시 일으켜 세우자!
우리의 가슴을 승리의 확신으로 무장하자!
주여, 제게 옛 능력을 되돌려주소서
당신과 나의 원수를 갚을 수 있도록…”

이번 공연에서는 2019년 국립오페라단의 <윌리엄 텔> <호프만의 이야기>, 2020년 <피델리오>로 호평받은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이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노이 오페라합창단을 이끈다. 연출은 2014년 국립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에서 아름다운 연출을 선보였던 아르노 베르나르가 맡아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특히 그는 배경을 원작의 팔레스티나의 수도가 아닌 ‘크리스탈 나흐트(수정의 밤)'로 설정, 원전에 충실한 해석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더한다 .엔딩 장면의 성전은 나치의 음탕한 공간으로 변질된 유대인 회당으로 해석했으며, 폭탄 소리와 함께 무너지는 장면을 펼쳐 실제 붕괴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삼손과 데릴라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삼손과 데릴라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유대인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레지스탕스의 지도자 삼손 역은 테너 크리스티안 베네딕트, 국윤종, 삼손을 유혹하는 치명적인 매력의 스파이 데릴라 역은 메조 소프라노 이아경, 김정미, 삼손을 핍박하는 나치의 우두머리 다곤의 대사제 역은 바리톤 사무엘 윤, 이승왕이 분한다. 이 외에도 나치 돌격대원 아비멜렉 역의 베이스 전승현, 나이 든 히브리인 역의 베이스 김요한, 블레셋 사람역의 테너 김주완과 베이스 신명준, 블레셋 메신저 역의 테너 원유대가 함께할 예정이다.

국립오페라단은 예술의전당 현장 공연과 함께 온라인으로도 관객을 만난다. 10월 9일(토)오후 3시 크노마이오페라(www.knomyopera.org)를 통해 온라인 유료 생중계될 예정이며, 생동감 있는 영상과 입체적인 음향기술로 랜선 관객들에게 현장감이 살아있는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시간 180분(중간휴식 포함).

줄거리

1940년대 유대인들은 나치군의 압박을 받게 되자 신에게 버림을 받았다고 여긴다. 그때 삼손이 나타나 복수가 성공할 것이라고 용기를 불어넣으며 유대인들을 격려한다. 그러나 나치군은 그를 막기 위해 독일 스파이 데릴라를 이용하고, 그녀는 삼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삼손이 그녀에게 자신의 비밀을 밝히고 데릴라는 나치군을 불러 삼손을 체포하게 한다. 삼손은 창밖으로 몸을 던져 탈출하지만 나치군의 총에 맞고 만다. 삼손은 고문을 받아 시력을 잃게 된다. 유대인 회당은 나치의 오락과 접대를 위한 음탕한 공간으로 변질된다. 그때 친위대의 호위를 받으며 삼손이 등장한다. 삼손은 신의 복수가 곧 내려올 것이라 선언한다. 마침내 폭탄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유대인 회당은 무너지고 신의 복수는 성공한다.

삼손과 데릴라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삼손과 데릴라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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