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문화재단 신사옥 개관기념전 개최
송은문화재단 신사옥 개관기념전 개최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1.09.2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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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로 선보이는 헤르조그 & 드 뫼롱의 설계
ST / 송은빌딩 (c)Juhyun Jung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스위스의 세계적인 건축사무소 헤르조그 &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이 설계한 ST인터내셔널과 송은문화재단 신사옥(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441)이 오는 9월 28일 완공식과 함께 개관기념 전시를 연다. 이번 설계는 한국에서 진행한 헤르조그 & 드 뫼롱의 첫 번째 프로젝트이다.

ST인터내셔널과 송은문화재단이 신사옥 건축 설계자로 헤르조그 & 드 뫼롱을 선택한 데는 그들이 세심하고 유기적인 접근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건축이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선례를 만들어왔다는 점이 작용했다. 그들은 이번 신사옥 프로젝트 역시 지역적 맥락과 문화 및 환경에서 많은 건축적 영감을 받으며 진행했다. 상업 및 명품 패션으로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 중 한 곳인 청담동 중심부에 위치한 신사옥은 더 많은 관람객을 끌어들여 한국 은 물론 세계의 동시대 미술을 조명하는 문화 중심지가 되고자 하는 바람을 건축에 투영시켰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목판 거푸집을 사용해 질감을 표현한 콘크리트 외벽이다. 목판의 문양과 결을 통해 건축물의 부피에 촉감을 더한 표면은 ‘숨어있는 소나무’를 뜻하는 ’송은(松隱)’에서 영감을 받았다. 8천평 이상의 규모로 지상 11층, 지하 5층으로 구성된 건물은 날카롭고 기하학적이며 미니멀한 일체형 구조의 건물과 뚜렷하게 대비되는 듯하면서도 조화롭게 디자인되었다. 또한 건물 정면에서 두 개의 긴 창문을 통해 저층의 전시공간 외에도 고층에 위치한 사무실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헤르조그 & 드 뫼롱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의 특징은 날카로운 삼각형이다. 건물의 높은 정면이 대로를 향해 있고, 정원이 있는 낮은 뒷면은 주변과 어우러진다. 이 형태는 최대한의 바닥면적, 토지이용 규제 등 설계조건 안에서 가능한 조각적 형태를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나왔다. 전시공간, 사무실, 공공장소가 혼합되면서 지하와 지상에 펼쳐지고, 대중이 동시대 미술에 접근할 수 있는 실험적인 복합공간이다. 이 새로운 공간이 송은문화재단의 존재감을 다지고, 더 나아가 서울의 다양성과 문화적 지형에 소중한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송은문화재단은 개관기념 전시를 1, 2부로 나눠 개최한다. 9월 28일부터 11월 20일까지 열리는 개관전 1부는 송은문화재단과 헤르조그 & 드 뫼롱이 협력 기획한 신사옥 건립 기념 특별전 <Herzog & de Meuron: Exploring SongEun Art Space>이다.

전시는 새로운 공간을 탐색하게 될 관람객의 경험에 초점을 맞춰, 건물 자체가 주요한 전시물이 된다.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지상과 지하의 전시공간을 처음으로 소개하고 참여 작가들의 커미션 작업을 함께 선보인다.

개관전 2부는 12월 10일부터 2022년 2월 12일까지 계속되는 제21회 <송은미술대상전>이다. 송은문화재단의 가장 중요한 전시 프로그램으로, 출범 21주년과 신사옥 개관을 기념해 새롭게 개편한 이번 <송은미술대상전>은 보다 많은 국내 작가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자격기준 및 혜택을 확대했다(만 45세 이하 대한민국 국적 보유자 지원 가능).

본선에 오른 20인의 작가는 12월에 개막하는 <송은미술대상전>에서 신작을 선보이게 되며, 전시기간 중 심사위원의 심사를 통해 선정된 대상 수상자 1인에게는 2천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한 작품을 송은문화재단과 서울시립미술관이 소장품으로 매입하고, 대상 수상 후 2년 이내에 송은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이와 더불어 서울시립미술관과 협력, 1년 동안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할 기회를 제공하며, 신진 작가를 후원하는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사명을 함께하는 까르띠에와도 협력한다.

송은문화재단 유상덕 이사장은 1999년 고(故) 유성연 명예회장 작고 이후에도 한국 작가들을 지원하고자 했던 선친의 사명과 정신을 이어받아 작가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왔다. 세계적인 갤러리들이 한국에 지점을 개관하고 세계적 아트페어인 영국의 프리즈(Frieze)가 2022년 서울에서 아트마켓을 개최하는 상황에서 송은이 국내 미술계 성장에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상덕 이사장은 신사옥 건립과 관련해 “송은문화재단은 우리 사회에 예술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예술가들에게서 많은 영감을 얻는 헤르조그 & 드 뫼롱 건축사무소에 문화 예술이 중심이 되는 획기적인 건축설계를 의뢰했다. ST인터내셔널 & 송은문화재단 신사옥 건립이 지역사회에 영감을 주고, 재단에서 꾸준히 지원해 온 역량 있는 동시대 작가들에게 대중의 더 많은 관심이 향하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헤르조그 & 드 뫼롱은 “우리가 현대미술관을 설계할 때 주목해온 것은 ‘어떻게 예술과 사람들을 함께하게 할 것인가’였다. 예술과 예술가, 대중과 컬렉터 모두에게 유효한 공간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그곳을 둘러싼 다양한 요구를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만 도시생활의 새로운 요지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한국에서 실현한 첫 번째 건축물인 송은문화재단 신사옥은 서울에서 가장 상업적인 지역에 자리한 비영리 전시공간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롭다.”고 말했다.

송은문화재단

재단법인 송은문화재단은 1989년 ㈜에스티인터내셔널의 고 유성연 명예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이후 설립자의 호 '송은(松隱)' 즉, 숨어있는 소나무와 같이 미술계 젊은 인재들의 전시와 연구활동을 꾸준히 지원해 왔다. 2001년 송은미술대상을 제정해 작가들을 시상 및 후원해 왔으며, 2002년부터 매년 공모를 통해 송은 아트큐브의 전시공간과 도록 제작 등 신진작가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송은문화재단은 미술계 인재들을 지원해 온 기존의 재단 지원사업을 보다 확대하고, 국내외 역량 있는 작가들의 기획전을 선보이는 한편, 일반 대중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교감의 장을 마련하고자 지난 2010년 송은 아트스페이스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ST인터내셔널

주식회사 ST인터내셔널(舊 삼탄)은 1962년 창립,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대한민국 대표 자원에너지 기업으로 확고한 지위를 유지해 왔다. 1980년대부터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유연탄 생산 및 판매, 석탄발전, LPG 가스사업, 팜오일 플랜테이션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성장해 왔으며,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풍력,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사업과 에너지 인프라사업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20년 사명을 ST인터내셔널로 변경했으며, 회사의 새로운 비전인 ‘지속성장 체계를 갖춘 투자•관리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헤르조그 & 드 뫼롱

1978년 바젤에서 설립한 헤르조그 & 드 뫼롱은 자크 헤르조그(Jacques Herzog)와 피에르 드뫼롱(Pierre de Meuron), 시니어 파트너인 크리스틴 빈스방어(Christine Binswanger), 아스칸 메르겐탈러(Ascan Mergenthaler), 슈테판 마르바흐(Stefan Marbach), 에스터 줌스테그(Esther Zumsteg), 야손 프란첸(Jason Frantzen)이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500명 규모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국제팀이 유럽, 미국, 아시아를 오가며 광범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본사는 바젤에 있으며 런던, 뉴욕, 홍콩, 베를린, 코펜하겐에 지사를 두고 있다. 헤르조그 & 드 뫼롱은 런던 테이트 모던, 도쿄 프라다 아오야마,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등의 프로젝트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박물관, 경기장, 병원 등 여러 공공시설 설계로 인정받고 있으며, 사무실이나 연구소, 아파트 같은 민간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2001년 프리츠커 건축상(미국), 2007년 다카마쓰 노미야 세계문화상(일본), 2014년 미스 크라운홀 아메리카상(미국)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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