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곡 100년의 파란만장 드라마 – ‘굿모닝 가곡’ 공연
우리가곡 100년의 파란만장 드라마 – ‘굿모닝 가곡’ 공연
  • 이미우 기자
  • 승인 2021.10.05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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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별, 주제별 프로그램 구성
굿모닝 가곡 포스터 (사진제공=예술의전당)
굿모닝 가곡 포스터 (사진제공=예술의전당)

[더프리뷰=서울] 이미우기자 = 과거에 비해 국민적 관심에서 멀어져 있는 우리 가곡을 다시금 깨우는 특별한 공연이 펼쳐진다. 예술의전당이 오는 10월 8일(금) 오후 7시 30분과 10일(일) 오후 2시·7시, 콘서트홀에서 마련하는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 콘서트 <굿모닝 가곡>이다. 이번 무대는 유명 가곡을 교향악단 반주에 맞춰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근대사와 궤를 같이하는 우리 가곡의 탄생과 발전상을 다양한 영상 이미지와 감칠맛 나는 변사의 진행으로 버무렸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공연은 엄선한 28곡의 명품 가곡을 통해 지난 100년간 우리 민족 곁에서 위로와 격려가 되어준 가곡의 의미와 의의를 되돌아보는 뜻깊은 자리로, 특히 그동안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온 우리 시대의 광대 김명곤이 변사를 맡아 관객을 가곡의 역사 속으로 안내한다.

우리 성악계를 대표하는 소프라노 박미자, 바리톤 고성현, 테너 이정원과 김우경, 바리톤 공병우와 양준모를 비롯해 ‘포르테 디 콰트로’의 스타 테너 김현수와 탁월한 기량의 소프라노 홍주영이 우리 말 노래만의 맛을 선보인다.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이번 공연이 “성황리에 막을 내린 대학가곡축제에 이은 <우리 가곡 활성화 운동>의 두 번째 프로젝트”라고 소개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가곡 탄생의 비화를 변사가 해학적으로 풀어내며 기성세대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을, 젊은 세대에게는 잊고 있던 우리만의 감수성을 되찾는 뜻깊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입장권 가격은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 B석 2만원이며 예매와 문의는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예술의전당의 우리 가곡 활성화 운동

우리말 노래가 ‘가곡’이라는 이름으로 정착한 것이 벌써 100년이다. 긴 시간동안 우리 민족이 고초를 견디고 하나로 남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준 가곡이지만, ‘최초 가곡’ 논쟁부터 친일과 이념 다툼까지 많은 갈등 속에서 점차 현대인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졌다. 80년대까지 TV와 라디오 방송의 단골 소재였던 가곡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대중가요와 트로트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번 무대는 이렇듯 한 편에 잠들어 있는 가곡을 “굿모닝!”이라는 인사로 깨우는 기폭제가 되어 줄 것으로 전당측은 기대하고 있다. 지난 8월 이틀에 걸쳐 전국 성악과 학생들이 참여한 <대학가곡축제>에서 드라마와 가곡의 시너지를 확인한 예술의전당은, 이번에 드라마와 영상을 결합해 중장년층과 청년 모두를 아우르는 전례 없는 음악회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제2의, 제3의 <굿모닝 가곡> 시리즈를 구상하고 있기도 하다.

가곡활성화 운동에 동참하는 음악계 최고의 스타들

‘아시아 최고의 리릭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라는 평가를 받으며 정상의 프리마 돈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소프라노 박미자와 국내외 무대를 통해 탁월한 기량을 발휘하며 관객을 사로잡고 있는 소프라노 홍주영이 무대에 오른다. 세계 오페라 무대를 제패하고 지금도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바리톤 고성현, 풍부한 성량과 특유의 감성을 자랑하는 바리톤 공병우,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바리톤 양준모가 우리 가곡만의 매력을 선보이기 위해 가세한다.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콩쿠르 및 핀란드 미리얌 헬린 국제콩쿠르 등 권위 있는 콩쿠르에서 다수 우승하고 예술의전당 제작 오페라 <마술피리>를 비롯해 국내외 무대에 주목받는 테너 김우경과 아름다운 미성을 가진 <팬텀싱어> 초대 우승팀 ‘포르테 디 콰트로’ 소속 테너 김현수, 한국인 테너 최초로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무대에 오르는 기록을 세운 테너 이정원까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최정상급 성악가들이 총 출동해 우리 가곡의 향연을 연출할 예정이다.

가곡음악회를 위한 오랜 준비

예술의전당은 작년부터 가곡 부흥운동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7월 서예관 4층 미래아트홀에서 우리 가곡의 역사를 되짚는 렉처 콘서트 <히스토리 콘서트>를 열었고 8월에는 야외 연못무대에서 <숲속의 소릿길>이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굿모닝 가곡> 준비를 위한 쇼케이스 공연을 각각 인춘아트홀과 리사이틀홀에서 7월과 8월에 진행, 가곡과 드라마의 결합을 실험했다. 8월에는 <대학가곡축제>를 통해 청년층에 가곡 붐을 조성하는 한편 우리말 노래를 통한 음악가들의 일자리 창출 가능성도 점쳐보았다.

그리고 비로소 이번 <굿모닝 가곡>을 통해 본격적인 가곡 활성화 운동에 나서게 되었다. 이번 <굿모닝 가곡>은 ‘우리 가곡 100년의 드라마’라는 부제로 개최되는데, 오는 11월과 12월, 내년 1월과 2월에도 우리 가곡을 소재로 한 <굿모닝 가곡> 시리즈를 계속 계획하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이처럼 대중적 관심을 끄는 음악회를 연이어 개최함으로써 국민 모두가 우리 가곡을 부를 때가 곧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로그램

1. 3·1운동과 새로운 장르의 노래인 ‘가곡’의 탄생

- 가곡의 탄생
봉선화(鳳仙花)(1920년 작곡, 1926년 발표): 김형준 시, 홍난파 곡
그리운 강남(1927년 작곡, 1928년 발표): 김석송 시, 안기영 곡
동무생각(思友)(1922년경 작곡, 1927년 발표): 이은상 시, 박태준 곡

- 해외 독립군가
독립군가(1920~): 작사자 미상, H.Work 곡
광복군 아리랑(1940~): 작사자 미상, 밀양아리랑
독립군 추도가(1920~): 작사자 미상, 러시아 민요

- 동요의 탄생
반달(1924): 윤극영 시, 곡
오빠 생각(1929): 최순애 시, 박태준 곡

- 고향의 노래
가고파(1933): 이은상 시, 김동진 곡
고향(故鄕)(1933): 정지용 시, 채동선 곡

2. 중일전쟁(中日戰爭)과 한국가곡의 빛과 그림자

- 한국가곡의 그림자
선구자(先驅者)(연대 미상): 윤해영 시, 조두남 곡
희망의 나라로(1933): 현제명 시, 곡
혈서지원(血書志願)(1943): 조명암 작사, 박시춘 곡
혈청지원가(1953)

- 한국가곡의 빛
어머니의 마음(1938): 양주동 시, 이흥렬 곡
내마음(1940): 김동명 시, 김동진 곡

3. 광복과 한국가곡의 새로운 출발

대한(조선)의 노래(1932): 익명생(匿名生)원시, 이은상 작사, 현제명 곡
해방의 노래(1945): 임화 시, 김순남 곡
동심초(同心草)(1946): 설도 원시, 김안서 역시, 김성태 곡
산유화(山有花)(1946): 김소월 시, 김순남 곡
고풍의상(古風衣裳)(1948년 작곡, 1949년 발표): 조지훈 시, 윤이상 곡

4. 6.25 전쟁의 비극을 가곡으로 승화

부용산(芙蓉山)(1948): 박기동 시, 안성현 곡
떠나가는 배(1952): 양중해 시, 변훈 곡
보리밭(1952): 박화목 시, 윤용하 곡
비목(碑木)(1969): 한명희 시, 장일남 곡


5. 아름다운강산,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가곡으로 노래하다

아름다운 강산(1972): 신중현 작사, 곡
청산에 살리라(1980): 김연준 시, 곡
강 건너 봄이 오듯(1990): 송길자 시, 임긍수 곡
그리운 금강산(1961): 한상억 시, 최영섭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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