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베토벤 '교향곡 10번 Eb장조' 완성, 초연한다
AI로 베토벤 '교향곡 10번 Eb장조' 완성, 초연한다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1.10.08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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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음악학자들, 2년 넘는 작업 끝에 완성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베토벤의 미완성 <교향곡 10번>이 인공지능(AI)과 음악학자들의 노력으로 완성됐다고 여러 외신들이 최근 전했다. 베토벤은 생전에 9곡의 교향곡을 남겼는데, 9번은 사망하기 3년 전인 1824년 초연됐고 이어 10번 작곡을 시작했다. 10번 교향곡은 1악장 스케치만이 단편적으로 남아있었는데 AI에 의해 이번에 전악장이 완성된 것이다.

이전에도 AI를 사용해 특정 음악가의 스타일로 곡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다. 베토벤 <교향곡 10번>의 경우 음악학자인 배리 쿠퍼가 1988년 베토벤의 스케치를 모아 1악장을 완성했었다. 그러나 남은 스케치 자료가 빈약해 전곡을 완성하지는 못했다.

러트거스 대학의 컴퓨터공학과 교수인 아흐메드 엘가멀은 AI 분야의 뛰어난 학자이다. 그는 더 콘버세이션(The Conversation)과의 인터뷰에서 이 프로젝트를 위해 베토벤 <교향곡 10번>의 스케치는 물론 베토벤 모든 작품의 완성된 부분과 음표들을 사용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해서 베토벤이 작곡했음직한 음악을 완성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는 엄청난 작업이었다. 베토벤이라면 어떤 식으로 짧은 악구나 모티프를 선택해서 더 길고 복잡한 음악적 구조를 완성했을지 기계에게 가르쳐야 했다.”고 말했다.

검증 방법은 완성된 곡을 전문적인 관객에게 들려주고 어디서 베토벤의 악구가 끝나고 AI의 작곡이 들어가 있는지 말해보라는 것이었다. 그들이 구분하지 못하겠다고 하면 프로젝트 팀은 작업이 제대로 된것이라고 판단했다. AI는 18개월간 각 20분이 넘는 악장 두 개를 완성하고 오케스트레이션까지 했다.

전곡 초연은 10월 9일(현지시간) 베토벤이 탄생한 독일 본의 텔레콤 포룸에서 열리며 음반도 발매된다. 초연에 앞서 3악장 스케르쪼 악장이 공개됐다. 언뜻 들어보면 <교향곡 5번> 3악장의 리듬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3악장 첫 부분의 상승하는 멜로디와 비슷한 부분도 있어 재미있다.

엘가멀 박사는 “예술에 있어 AI는 배제되어야 하며 인간의 창조과정을 따라해서도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술에 관한 한, 저는 AI를 대체물이 아니라 그저 도구로 봅니다.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표현방식의 문을 열어주는 도구 말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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