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무용단, ‘우리가족출입금지’ 공연
국립현대무용단, ‘우리가족출입금지’ 공연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1.10.11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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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안무가 3인이 바라보는 가족의 단면들
국립현대무용단 '우리가족출입금지'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국립현대무용단이 아시아 안무가 프로젝트 <우리가족출입금지>를 공연한다. 싱가포르의 퀵쉬분, 일본의 시모지마 레이사, 한국의 이민경 등 세 안무가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서로 다른 가족의 모습과 의미를 만날 수 있다.

<우리가족출입금지> 속 세 작품은 유교적 가족주의가 강했던 아시아 문화권에서 현재진행형으로 변화하고 있는 가족의 모습을 무용을 통해 조명해본다. 혈연관계 위주의 전통적인 가족 개념에서 벗어나 1인 가구, 대안가족, 사회적 가족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동시대 아시아의 가족 이야기를 다룬다.

이민경 안무 - <♡>

♡(하트)는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와 다가오는 디지털 미래 속에서 그와 함께 변화하거나, 그럼에도 변화하지 않는 가족적 관계의 일면을 탐구한다. 한편으로는 생로병사, 다른 한편으로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인생의 난제를 관혼상제의 무거운 제도와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으로 함께 막는 동지들. 혈연 공동체가 희박해지는 시대에 어디서 가족적 친밀함과 안전을 찾을까. 우리의 진짜 하트는 어디에?

안무가 이민경

안무가 이민경 (c)BAKi
안무가 이민경 (c)BAKi

이민경은 경험으로서의 춤과 심리적 확신의 상태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무용과 퍼포먼스 작업을 해왔다. 실시간 실험을 극 속으로 편입시키는 방식과 관객이 공연의 주체가 되는 퍼포먼스 게임 등의 발명을 통해 극장과 공연의 형식에 대한 실험을 지속해왔다. 프랑스 몽펠리에 3대학 & 국립안무센터 안무학 석사, 다국적예술가 네트워크인 스윗앤텐더 콜라보레이션의 공동 창단자이자 독일 아카데미 슐로스 솔리튜드 펠로우십, 댄스웹 유럽 장학생, 크리에이티브 뉴질랜드 연구발전기금의 수혜자이며, 최근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와 금천예술공장의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시모지마 레이사 안무 - <닥쳐 자궁>

“나는 어머니 몸 속에 자궁을 두고 왔다. 왜냐하면 나보다 더 엄마의 사랑을 받는 생명체가 이 세상에 태어나면 안 되기 때문이다.”

핏줄이란 무엇일까? 때때로 가족이라는 존재가 두려울 때가 있다. 우주의 규모로 따지면 핏줄 같은 건 아무 소용이 없을지도 모른다. 시모지마 레이사는 '같은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끼리는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을 한국의 댄서들과 공유하며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의 가족과 현대사회의 이면을 파헤친다.

안무가 시모지마 레이사

안무가 시모지마 레이사 (c)bozzo

안무가 시모지마 레이사는 1992년에 태어났으며, 7살 때부터 고향인 일본 가고시마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재즈댄스와 일본 전통 요사코이 무용을 경험하고 오비린대학교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했다. 이후 키사누키 쿠니코, 이토 치에코, 콘도 료헤이(CONDORS) 등 다양한 안무가의 작품에 출연했다. 2013년 케다고로(KEDAGORO) 무용단 창단 후 모든 작업의 안무 및 제작을 총괄하고 있다. 그의 솔로작품 <기저귀를 찬 원숭이>는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에서 초연됐으며, 일본과 해외 10여 곳에 초청되어 공연했다. 한국에서도 그의 작품을 공연한 바 있는데, 2018년 하남아시아코믹댄스페스티벌에서 <기저귀를 찬 원숭이>를, 2019년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에서 <하늘>을 선보였다.

퀵쉬분 안무- <마지막 인형>

버마에는 '네 개의 꼭두각시 인형'이라는 전통 우화가 있다. 우회에서 주인공은 모험을 앞두고 집을 떠나기 전에 아버지로부터 네 개의 꼭두각시 인형을 선물로 받는다. 처음 세 꼭두각시는 각각 지혜, 힘, 지식을 나타내며, 네 번째 꼭두각시는 선과 평화를 상징한다. 고독 속에 살면서 정신적 발전을 위해 분투하고 이를 추구하는 네 번째 꼭두각시는 스스로를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라고 표현하며 부와 권력에서 벗어나, 계산적이거나 비교하고 싶은 욕망은 없다. 퀵쉬분은 이 마지막 인형을 통해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들여다본다.

안무가 퀵쉬분

안무가 퀵쉬분 (c)Bernice Ng
안무가 퀵쉬분 (c)Bernice Ng

 

안무가 퀵쉬분은 T.H.E Dance Company와 싱가포르 CONTACT 현대무용 축제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말레이시아 D'motion 국제무용단 공동예술감독으로도 활동했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스페인 국립무용단에서 활동한 아시아 최초의 남성 무용수로, 지리 킬리안, 마츠 에크, 오하드 나하린, 빔 반데키부스와 같은 유명한 안무가와 주로 작업했다. 스페인 국립무용단 활동 전에는 1990년 싱가포르 인민무용단에서 무용 경력을 시작했으며 2002년까지 싱가포르 무용극장의 수석 무용수로 활동했다. 2003년 브누아 드 라 당스 후보에 오르기도 했으며 2007년에는 싱가포르 예술위원회가 수여하는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2008년 퀵쉬분이 창단한 T.H.E Dance Company는 빠르게 성장하면서 저명한 무용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 <Silence>(2007), <As It Fades>(2011), 협업 작품 <Re:OK...BUT!>(2011) 그리고 <Above 40>(2015)는 당해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혔으며, 그의 작업은 해외 유수 축제들에서 초청받기도 했다. 퀵쉬분은 2016년부터 ‘HollowBody’ 방법론을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이 방법론은 신체적, 정서적, 철학적 그리고 의미 있는 표현의 스펙트럼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퍼포머를 지향하고 있다.

11월 19일(금)-21일(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전석 4만원이며 금요일은 오후 7시 30분, 토요일은 오후 3시/7시 30분, 일요일은 오후 3시에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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