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필 제282회 정기연주회 ‘모스크바를 등지고’
부천필 제282회 정기연주회 ‘모스크바를 등지고’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1.10.1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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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부천필)가 오는 11월 5일(금)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제282회 정기연주회로 베스트 클래식 시리즈 <모스크바를 등지고>를 개최한다.

지휘는 인천시향 예술감독 이병욱이 맡는다. 그는 폭넓은 음악세계를 보여주면서 독일 뉘른베르크 심포니, 체코 보후슬라프 마르티누 필하모니, 현대음악 전문 앙상블 OENM을 지휘하고, 통영국제음악제, 베네치아 비엔날레, 벨기에 클라라 페스티벌, 홍콩 무지카마라 페스티벌에서 초청연주를 갖는 등 다양한 현장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음악적 소통에 능한 마에스트로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부천필과 함께 쇼스타코비치 <축전 서곡>,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제7번 올림다단조>를 연주한다. 바이올린 협연은 장유진이 맡는다.

2016년 일본 센다이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한 장유진은 학구적인 곡 해석과 폭발적인 기교로 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걸출한 카리스마의 소유자. 북미와 일본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뉴욕 카네기홀에서 데뷔 무대를 성공리에 마쳤다. 현재는 칼리치 스트링 콰르텟의 멤버로 활동 중이며 2020년 9월부터 미국 이스트만 음대 조교수로 임용되어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연주회의 막을 열 쇼스타코비치의 <축전 서곡>은 러시아 혁명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쓰여진 작품이다. 정치적 성격을 띤 만큼 그의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울함, 신랄함은 배제되고 빠른 템포와 호쾌한 팡파르가 인상적이다.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는 그의 하나뿐인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스위스 제네바에 체류하며 작곡한 곡이다. 당시 실패한 결혼생활로부터 도망치듯 러시아를 떠난 차이콥스키는 요양 차 여행을 다니며 온전히 창작에만 몰두했고 그 결과 서정적인 호소와 아름다움이 뒤섞인 걸작을 세상에 내놓았다. 화려한 카덴차와 러시아 민속 춤곡의 스타일이 엿보이는 3악장에서는 러시아 음악이 가진 서정성과 격정적인 선율을 감상할 수 있다.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제7번 올림다단조>는 전통적인 교향곡의 문법을 따르고 있는 곡으로 소비에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그러나 서방세계의 모더니즘에 대단한 관심을 갖고 있던 그가 천진하고 동화적인 분위기와 단순한 구조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 것은 당시 체제 아래 자유로울 수 없었던 음악가의 상처를 내포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1악장의 나른하고 부드러운 주제와 2악장의 달콤 쌉싸름한 왈츠, 과거를 회상하는 3악장을 지나 발랄하고 흥겨운 선율로 마무리되는 4악장은 밝고 대중적인 동시에 프로코피예프의 상징과도 같았던 그로테스크함을 떠올리게 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지휘자 이병욱과 부천필은 역동적이고 디테일한 연주를 통해 세 작곡가에게 숙명처럼 드리워진 그늘을 조명하고 억압 속에서 피어난 예술성을 탐구할 예정이다. 공연문의는 부천시립예술단 사무국.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제282회 정기연주회 포스터(제공=부천시립예술단)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제282회 정기연주회 포스터(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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