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문학가 이광수의 삶 - 연극 <이광수의 꿈 그리고 꽃>
친일문학가 이광수의 삶 - 연극 <이광수의 꿈 그리고 꽃>
  • 김영일 기자
  • 승인 2021.10.18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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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의 삶을 통해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와 마주한다
연극 '이광수의 꿈 그리고 꽃' 포스터

[더프리뷰=서울] 김영일 기자 = 창작극만을 고집해온 극단 The 난희가 다섯번째 정기공연인 <이광수의 꿈 그리고 꽃>(김명화 작.연출)을 10월 21-31일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플레이티켓에서 지원하는 ‘2021 공연예술브랜딩 프로젝트’로 선정, 플레이티켓의 홍보마케팅 지원을 받는 작품이다. 이 프로젝트는 소극장 공연을 활성화시키고 예술가와 공연단체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1947년, 해방 후의 경성과 낙산사를 배경으로 춘원 이광수와 그의 소설 속 조신의 욕망이 만나는 <이광수의 꿈 그리고 꽃>은 한국적 신화와 근대의 미망을 동시에 조망하며 우리의 불편한 근원을 탐색한 작품이다.

공연은 한국 근대문학의 출발이었던 춘원 이광수, 개화기 인문학의 선구자 육당 최남선, 춘원의 아내이자 조선 최초 여성 개업의이기도 한 신여성 허영숙 등 실존인물을 다루고 있다.

출 연 진 = 김수현, 성여진, 김정은, 김영준, 한승엽, 김석영, 황건, 장하란, 최강현, 이수진

지옥도를 만든 장본인은 그 자신! 그러나 목에 칼이 들어오는 광기의 시대,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이광수의 꿈 그리고 꽃>은 식민지 시대에 깃발처럼 나부꼈던 이광수의 삶을 돌이켜본다. 나라도 망하고 집안도 망하는 불운한 시기에 태어났던 조선의 천재 이광수. 그는 일본, 중국, 러시아를 유랑하며 견문을 넓혔고, 2.8 독립선언서를 쓰고 상해 임시정부의 단초를 닦았던 조선의 선각자이자 근대문학의 출발점이었다.

조선 청년과 민중을 일깨웠던 언론인이자 논객이었지만 결국엔 친일로 전향한 우리들의 안타깝고 부끄러운 초상이기도 하다.

아직도 친일로 괴로워하고 분노하는 우리들에게 이제 그 성마름에서 벗어나 그 시대에 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한번쯤 진지하게 성찰해볼 때가 아닌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장자의 '호접지몽'처럼 이것은 꿈인가, 작품인가, 현실인가. 작품 속 주인공의 삶을 자신과 중첩시키며 악몽에 시달리는 이광수.

이 연극에서 이광수는 해방 후 친일분자로 비판 받으며 침입자들의 공격을 받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감시당하는 기분에 사로잡힌다. 불편한 심경을 달래기 위해 동경 유학시절부터 친하게 지냈던 육당 최남선과 함께 여행을 떠나 <삼국유사> ‘조신지몽’의 공간인 낙산사에 머문다.

이광수는 이를 소재로 작품을 집필한다. 하지만 작품 속 등장인물과 자신의 삶을 동일시하며 점점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되고, 자신과 작품 속 주인공의 삶을 중첩시키며 악몽에 시달린다.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 히서연극상 기대되는연극인상, 대한민국연극대상 남자신인연기상 등을 수상한 연기파 배우 김수현. 전작<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에서 마약에 취한 밑바닥 인생을 연기하던 김수현이 이번엔 조선 최고의 천재문사 이광수를 연기한다.

이광수의 아내 허영숙 역은 <도덕의 계보학> <썬샤인의 전사들> 등 다양한 연극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성여진이 맡는다. 또 제4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하고 <화전가>의 독골할매로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던 김정은이 관세음보살이라는 초현실적 신성을 맡는다.

그 외에도 방송과 영화, 공연을 종횡무진하는 황건, 서울연극제 연기상을 수상한 장하란, 오랜 내공으로 다시 연극계로 돌아온 한승엽 등 화려한 연기자들이 출동한다.

이 밖에도 동아연극상 무대미술상, 뮤지컬어워드 무대미술상, 대한민국 연극대상 무대예술상을 받은 손호성의 무대디자인, 한국 조명의 대부이자 빛의 마술사인 김창기, 분장디자인 이동민, 의상디자인 유진영, 사운드디자인 목소 등 극단 The 난희와 오랫동안 파트너쉽을 구축해 온 스태프들이 대거 참여한다.

평론가이기도 한 김명화 작가는 1997년 <새들은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는다>로 삼성문학상 희곡상을 받으며 극작가로 등단한 이래 <돐날> <왕국 식당의 최후> <첼로와 케첩>등 많은 작품을 집필해왔다.

<이광수의 꿈 그리고 꽃>은 지난 2012년 국립극단 <삼국유사프로젝트 – 꿈>(김명화 작, 최용훈 연출)에 작가로 참여했던 작품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중장기창작지원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존의 희곡을 대폭 수정해서 이광수의 이야기에 집중, 연출까지 맡아 한국 근대의 부끄러운 기원인 이광수와의 정면승부를 시도한다. 현실, 소설, 꿈의 중첩구조를 가진 이 공연의 티켓 예매는 플레이티켓에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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