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인물의 다섯 욕망-‘헤다 가블러’를 재구성한 ‘슈미’
다섯 인물의 다섯 욕망-‘헤다 가블러’를 재구성한 ‘슈미’
  • 이시우 기자
  • 승인 2021.11.04 19: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시대 인간의 정신탐구극이자 사회고발극
‘슈미’ 포스터 (사진제공=극단 즉각반응)
‘슈미’ 포스터 (사진제공=극단 즉각반응)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항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우월감으로 가득 차 있는 슈미와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전임교수 임용을 앞둔 경만이 신혼여행에서 막 돌아왔다. 이들의 친구 애경은 슈미와 경만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영국에서 깜짝 귀국하고, 유완이 영국에서 책을 발표해 큰 인기를 끌었으며 곧 나올 후속작은 자신이 집필을 도왔다고 자랑한다. 한편, 도규는 슈미와 경만을 호시탐탐 자극하며 슈미를 손에 쥐려 하는데...

극단 즉각반응이 헨릭 입센의 <헤다 가블러>를 재창작한 인간정신의 탐구극이자 사회고발극 <슈미>를 내놓는다. 11월 6-14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헤다 가블러>가 노르웨이의 모더니티 사회와 인물을 냉철하게 그려낸 사실주의 작품이라면 <슈미>는 포스트 모더니티 사회에서 인간이 이상이라고 여기는 것의 허위와 그 이상마저도 이용하려는 2021년 현시대 한국을 고발한다. (평일 오후 7시 30분 / 토 오후 3시, 7시 / 일 오후 3시 / 월요일 공연 없음)

이 시대의 현대인들은 나르시시즘, 긍정, 피로, 혼란, 분열, 파괴 등 다양한 자아들이 과장된 채 혼재돼 살아가고 있다. <슈미>는 <헤다 가블러> 속 인물과의 관계를 즉각반응의 언어로 재해석, ‘지금, 이 시대’의 인간의 삶을 날선 시선으로 재연한다.

작품은 ‘슈미’라는 인물을 통해 포스트 모더니티 사회에서 인간이 이상이라 여기는 것의 허위와 그 이상마저도 이용하려는 지금의 시대를 고발한다. 겉으로 보기엔 문제없는 친구 사이였지만 각자의 욕망이 드러나기 시작하자 더 이상 보기 좋게 작동하지 않는 다섯 인간의 진실하지 못한 관계를 드러내고, 과장된 표현으로 자신을 적극 자랑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과 허영을 조명한다.

즉각반응의 대표인 하수민 연출가는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 시대에 정말 우리가 우리 자신을, 그리고 타인을 긍정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과장과 허상이 가득한 이 시대에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타인을 사랑하는 것이 더 필요한 시대임을 말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지치고 어쩌면 예민함이 당연시되는 이 시기에, 연극 <슈미>를 통해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나와 타인을 진정 사랑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고 하 연출가는 전했다.

극단 즉각반응은 ‘지금, 여기’라는 동시대성 아래, 연극의 행위와 관객이 즉각적으로 상호반응하는 연극을 추구한다. 또한, 연극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예술가, 장르, 매체와의 유기적인 만남을 시도하며 연극의 경계 확장을 도모하는 단체이다. 대표작으로는 <Good Day Today> <12시부터 1시까지의 진경> <무라> <2017 애국가> <임영준햄릿> <햄릿릿햄> <유령 Live Stream> <새들의 무덤> <인간설명서> <체액> <찰칵> 등이 있다.

공연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거리두기 좌석제를 시행한다. 전석 3만원.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

출연진
슈미 최희진, 도규 장재호, 애경 김시영, 유완 권일, 경만 조형래

제작진
재창작·연출: 하수민
드라마터그: 신빛나리
무대미술: 남경식
음악: 지미세르
조명: 김소현
의상: 이윤진
안무: 이세승
조연출: 황준영
무대감독: 이뮥수
오퍼레이터: 신지언
포토그래퍼: 이상윤, 박원민
그림: 신혜진
홍보: 안선정
제작PD: 차정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