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에든버러 프린지를 휩쓴 화제작 '스프레이'
2019 에든버러 프린지를 휩쓴 화제작 '스프레이'
  • 김영일 기자
  • 승인 2021.11.05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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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부터 꿈의숲아트센터
'스프레이' 꿈의숲아트센터 퍼포먼스홀

[더프리뷰=서울] 김영일 기자 = 옆집 고양이 울음소리에 밤새 잠을 설친 709호 남자는 실수로 옆집 택배 물품을 집어오게 되는데, 오히려 남의 택배를 뜯는 순간 짜릿한 쾌감을 느낀다.

옆집 고양이 울음소리와 새벽에 귀가하는 옆집 여자가 내는 소음에 남자는 더욱 잠 못 이루게 되고 여자에게 항의한다. 하지만 옆집 여자는 인터폰 속에서 무례한 반응을 보일 뿐이다.

의도적으로 택배를 훔치는 일이 반복되던 어느 날, 남자는 옆집 여자의 택배를 발견한다. 복수심이 발동한 남자는 그 택배를 훔쳐 온다. 그런데 택배 상자에 담긴 건 옆집 고양이 사체…

'스프레이' 공연 사진 (2018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극단 초인(대표 박정의)의 대표작 <스프레이>가 11월 19일(금)-21일(일), 26일(금)-28일(일) 등 엿새 동안 꿈의숲아트센터 퍼포먼스홀 무대에 오른다.

연극 <스프레이>는 2019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아시안 아츠 어워즈’에서 연출상(Best Directing)과 작품기술상(Best Technical Production)을 수상, 2관왕에 올랐다.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은 아비뇽 페스티벌, 세르반티노 페스티벌, 퀘벡 시티 써머 페스티벌과 함께 세계 4대 공연예술 페스티벌로 손꼽히는 행사다. <스프레이>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영국 공연예술 전문지 더 스테이지(The Stage)로부터 ‘독특한 공연, 화려한 유머로 녹인 블랙 코미디’라는 평을 받는 등 작품성을 입증했다.

'스프레이' 공연 사진 (2018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에 빛나는 김경욱의 단편 <스프레이>, 독특한 무대로 탄생

​1993년 '작가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한국일보 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소설가 김경욱은 감각적이면서도 영화적 상상력이 펼쳐지는 소설로 독자와 평단의 사랑을 받아왔다.

<스프레이>는 2014년 출간된 소설집 <소년은 늙지 않는다>에 수록된 단편소설로, 정형화된 일상에서의 일탈과 해방에 대해 말하며 사회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파헤쳤다는 평을 받았다. 소설에 등장하는 스프레이는 주인공이 실수로 들고 온 택배에 담긴 땀 냄새 제거용 스프레이로, 축축한 손이 콤플렉스인 주인공의 눈길을 끈 유일한 물건이자 작품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물건이다.

'스프레이' 공연 사진 (2018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연극 <스프레이>는 극도의 불안과 분노, 긴장 속에서 매일 잠 못 이루는 현대인의 삶을 가감 없이 드러낸 동명 소설을 연극 무대로 옮기며 감각적으로 표현한다. 배우들의 독특한 신체언어와 공간 확대, 축소, 분할, 이동, 다양한 빛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3D 프로젝션 맵핑 기술은 인물의 심리를 시각적으로 풍성하게 보여주는 것은 물론, 언어와 공간이 지닌 제약을 뛰어넘어 극에 더욱 몰입하게 한다.

소통이 단절된 현대사회, 도덕적 양심과 그것에서 벗어나려 하는 욕망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는 주인공을 독특한 무대로 관객은 마주하며 공감하게 될 것이다.

​극단 초인의 대표작을 한데 모은 ‘명작연극 시리즈’ 네 번째 무대

'스프레이' 공연 사진 (2018 서울국제공연예술제)

2002년 창단된 극단 초인은 연극 무대만의 특별한 언어를 통해 관객에게 더 많은 상상력과 이미지를 제공하기 위해 달려왔다. 나아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 연극 <스프레이>는 그러한 초인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스프레이>는 2016년 초연 이후 2017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 2018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국내 초청작, 2019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 민간예술단체 우수공연으로 선정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아 왔다.

극단 초인은 올해 세종문화회관 꿈의숲아트센터 상주예술단체 선정 기념으로 초인을 대표하는 다섯 작품을 한데 모아 ‘2021년 극단 초인 명작연극 시리즈’를 선보이는 중이다. <타이피스트> <한여름 밤의 낭독극>, 최근 관객의 뜨거운 호응 속에 막을 내린 <99%>에 이어 네 번째로 올라가는 작품이 <스프레이>이다. 갑갑한 현실 속 현대인이 겪는 유혹, 억압, 그리고 인간 본성을 진실하면서도 짜릿하게 연극적 상상력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예매는 세종문화회관, 인터파크티켓, 플레이티켓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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