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무용단 제80회 정기공연 ‘아이튜브(i tube)’
대구시립무용단 제80회 정기공연 ‘아이튜브(i tube)’
  • 이시우 기자
  • 승인 2021.12.01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브제에 특화된 움직임으로 인간존재의 의미 전달
‘아이튜브’ 공연 포스터(사진제공=대구시립무용단)
‘아이튜브’ 공연 포스터(사진제공=대구시립무용단)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대구시립무용단(예술감독 김성용)의 제80회 정기공연 <아이튜브 i tube>가 오는 12월 9일과 10일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다. <아이튜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댄스필름 제작, 생중계 공연 등 비대면 위주의 작품활동에 머물러야 했던 무용단이 오랜만에 대극장 무대에서 선보이는 신작이다. 

<더 카>(2019)의 자동차, <월훈>(2021)의 달이 그러했듯 김성용 감독은 이번에도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사물을 모티브로 작품을 구상했다. <아이튜브>는 일상에서 흔히 보던 연필과 연필심이 낯설게 보이는 순간에서 시작되었다. 아주 사적인 상상에서 시작된, 생존하지만 실존하지 않는 상상들을 담아내고 있다. 무대 위에는 아이튜브라 불리는 둥근 원통이 있다. 튜브 속 무용수들은 상징적인 동작과 은유적인 표현으로 각자가 가진 삶의 내러티브 구조를 만들어내며, 관객 스스로 아이튜브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삶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튜브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느끼는 우리 삶의 모습과 존재의 의미를 찾아 가는 과정을 오브제에 특화된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통해 전달한다.

‘아이튜브’ 연습장면(사진제공=대구시립무용단)
‘아이튜브’ 연습장면(사진제공=대구시립무용단)

<아이튜브>의 또 다른 모티브는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굴>이다. 유지완 음악 감독은 <아이튜브>를 만나는 순간 카프카의 <굴>을 떠올렸다고 한다. <굴>에서 인간은 무언가를 피해 굴을 파고, 그 안에서 짓고 싶은 집을 짓거나 평화로운 단잠을 자기도 하는 등 욕망을 채워나간다. 어느 날은 고된 노동에 저주하며 굴을 내팽개치고 나와 버렸다가도 다시 돌아가 그대로 있는 굴을 보며 안도하기도 한다.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벗어나고 싶지 않은 굴에서의 삶은 아이튜브를 꼭 닮았다. 유지완 감독의 감성이 돋보이는 음악과 내레이션을 만나 볼 수 있다.

이번 작품의 무대 디자인은 평창올림픽 공연, BTS와 싸이의 월드 투어 등을 작업해 온 유재헌 감독이 맡았다. 시립무용단과는 <더 카> <디 오브젝트> 등의 작품을 함께한 바 있다. 아이튜브를 직접 디자인한 유 감독은 튜브와 무용수들이 뒤엉킨 상상과 현실간의 경계, 생존과 실존의 경계 등 보이지 않는 경계들을 무대 위로 구현한다. “명백하고 잘 알려진 것들에 대한 놀라움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낯설게 하기’로 관객들이 1인칭 시점이 되는 무대를 구현해 내고자 했다”는 유 감독은 “관객들은 스스로 극장 안에 앉아 있음을 잊지 않고 현실의 모순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튜브’ 연습장면(사진제공=대구시립무용단)
‘아이튜브’ 연습장면(사진제공=대구시립무용단)

대구시립무용단 김성용 예술감독은 “아이튜브 안은 들어가면 버티기 힘든 곳이었다.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고 혼자의 힘으로 견딜 수 없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었다. 상상의 오브제임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현실을 반영한 아이튜브는 우리에게 ‘내가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해 줄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삶을 비춰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아이튜브를 바라보는 관객들에게 그 안에서의 움직임들이 보기 힘든 시간들이 아닌 아이들의 놀이처럼 비추어지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입장권은 R석 1만5천 원, S석 1만 원이다. 예매는 티켓링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