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내 생의 중력에 맞서’
[신간] ‘내 생의 중력에 맞서’
  • 이시우 기자
  • 승인 2022.04.02 1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의 가치 일깨울 과학책 70여 권을 한 권에
'내 생의 중력에 맞서' 책 표지(사진제공=한겨례출판)
'내 생의 중력에 맞서' 책 표지(사진제공=한겨례출판)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활발한 집필과 강연으로 많은 이에게 친숙한 과학저술가 정인경의 신간 <내 생의 중력에 맞서>가 한겨레출판에서 나왔다.

이제, ‘기술’이 아니라 ‘인간’을 보자

세계의 그래픽 처리장치(GPU), 자율주행, 딥러닝 기술을 선도하는 미국 엔비디아(NVIDIA)의 최고경영자 젠슨 황은 2020년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 20년이 놀라웠다면, 다음 20년은 공상 과학과 같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더는 그 속도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폭발적이다. 그만큼 어느 때보다도 현재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뜨겁다. 한 온라인 서점은 “2020년 과학책 판매량이 역대 최다”라고 밝혔을 정도로 최근 3-4년 사이 과학책 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했다.

<내 생의 중력에 맞서>에는 국내외 최신 과학책 70여 권의 내용이 알기 쉽게 소개돼 있다. 그동안 과학기술계 최신 동향이나 주요 화두가 궁금했지만 어디서 어떻게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고민이었던 이들에게 단비와도 같은 도서다.

이 책의 가장 특별한 점은 과학책임에도 한없이 ‘인문학적’이라는 것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사랑의 정체는 무엇인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 인간을 둘러싼 근원적·철학적 문제를 최신 과학이론을 통해 고찰하고자 했다. 운명에 무력해지기보다 더욱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노력하고 분투하며 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최신 과학책 70여 권을 소개하면서 함께 읽는다. 책은 강연체로 쓰여 쉽게 읽히지만, 담긴 내용은 깊고 단단하다. 평소 교양 과학서를 즐겨 읽었던 독자뿐 아니라 인문교양 독자에게도, 논술이나 수험 등을 위해 탄탄한 배경지식을 쌓고자 하는 수험생 또는 학부모·교사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설 것이다.

“과학 앞에 무력한 인간이 아니라,

생로병사에 무조건 체념하는 인간이 아니라

서로서로를 구제해주는 인간.

과학을 현명하게 이용해 곁사람의 삶과 죽음을 함께 기억해주는 증인.

우리는 서로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한다.”

1부는 ‘자존’에 대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은 무엇이며, 존엄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타인과의 관계에서 우리의 감정은 어떻게 변화하고 서로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등을 다룬다. 나와 타인의 건강한 ‘균형’이 무엇인지 알게 하는 부분이다. 2부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포용, 이해, 양육, 성적 끌림과 자율성, 번식 등을 다룬다. 사랑이라고 불리는 모든 감정들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한다. 3부는 ‘행복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로, 일과 놀이를 통한 만족감, 행복이란 감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 성격과 행복의 상관관계 등을 다룬다. 3부를 읽고 나면 실패와 불행을 두려워하지 않고, 인생에 호기롭게 나를 내맡기는 용기를 얻게 된다.

4부는 ‘건강과 노화’, 즉 자연과 시간 앞에서 인간에게 벌어지는 총체적인 일들을 다룬다. 시간과 기억, 망각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더욱 건강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지, 질병과 나이 듦을 받아들이는 방법 등을 말한다. 보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고통을 마주하게 하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5부는 ‘생명과 죽음’을 다룬다. 특별히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 위기 등을 언급하며, 인류와 환경의 공동체적 운명과 위기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 죽음 앞에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 등을 설파한다.

‘우리’에 대한 이해가 ‘사람을 위한 과학기술’을 만든다

나날이 진보하는 세상 속에서 과학기술 자체에 매몰되지 않으려면 결국 모든 과학기술의 출발점인 인간을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제 1980년 세상에 처음 출간된 <코스모스>를 넘어 ‘우리 시대의, 우리를 위한 과학’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내 생의 중력에 맞서>를 통해 ‘지금, 여기, 우리를 위한 과학’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우리 생의 가치까지 새롭게 일깨워 보기를 권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