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문화, 인천공항에 장기 구금된 난민 - 루렌도 가족의 입국과 체류 허가, 아동인권 보장 촉구 서명 운동 개최!
나눔문화, 인천공항에 장기 구금된 난민 - 루렌도 가족의 입국과 체류 허가, 아동인권 보장 촉구 서명 운동 개최!
  • 하명남 기자
  • 승인 2019.03.13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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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난민을 대하는 국격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 서명은 3월 21일 ‘난민 신청 권리’ 재판에 제출 예정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루렌도 가족의 입국 허가와 난민 신청 권리를 보장하라는 기자회견. ⓒ나눔문화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루렌도 가족의 입국 허가와 난민 신청 권리를 보장하라는 기자회견. ⓒ나눔문화

[더프리뷰=서울] 하명남 기자 = 비영리사회단체 나눔문화에서 인천공항에 장기 구금된 난민 - 루렌도 가족의 입국과 체류 허가, 아동인권 보장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개최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일원임을 자부하는 한국이 난민을 대하는 국격과 인간성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취합한 서명은 3월 21일에 있을 ‘난민 신청 권리’ 관련 재판에 제출할 예정이다.

가족들과 함께 앙골라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루렌도 씨. ⓒ나눔문화
가족들과 함께 앙골라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루렌도 씨. ⓒ나눔문화

2019년 3월 13일 현재,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76일째 감금되어 있는 난민 가족, 아프리카의 앙골라에서 온 루렌도-바테체 씨 부부와 10살 미만의 4명의 아이들. 이들 가족은 수천 Km를 날라와 인천공항에서 난민신청을 했지만, 불회부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난민인정회부 심사는 졸속적이었고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측은 다 작성되지도 않은 난민 신청서를 가져가 버렸고, 부정확한 통역을 통한 인터뷰도 2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더 이상 난민심사 절차를 받을 수도 없고, 강제송환의 대상이 된 것이다.

나눔문화 회원이 선물한 프랑스어 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 ⓒ나눔문화
나눔문화 회원이 선물한 프랑스어 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 ⓒ나눔문화

나눔문화는 “루렌도 씨 가족이 제대로 된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국제난민협약에 가입한 한국의 마땅한 의무입니다. 난민도 사람입니다. 한국 정부는 루렌도 씨 가족의 입국을 허가하고 난민 신청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재판 승소를 위한 <서명운동>에 꼭 참여해 주시고, 지원에도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한편 나눔문화는 전 지구적 생태재앙, 심화되는 양극화, 전쟁과 기아질병, 영혼의 상실이라는 인류의 '4대 위기'를 직시하며 꾸준한 실천에 힘써온 비영리 사회운동단체다. '참사람의 숲'을 이루어 생명 평화 나눔의 세계로 걸어 온 나눔문화 19년. 정부 지원과 재벌 후원을 받지 않고 언론 홍보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며 현재 3,500여 회원님의 순수한 후원회비로만 운영해 오고 있다.

루렌도 가족의 입국과 체류 허가, 아동인권 보장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은 나눔문화 홈페이지에서 진행 중이다.

선물받은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며 “방이 생기면 걸어놓겠다”고 했던 아이들. ⓒ나눔문화
선물받은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며 “방이 생기면 걸어놓겠다”고 했던 아이들. ⓒ나눔문화
선물받은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며 “방이 생기면 걸어놓겠다”고 했던 아이들. ⓒ나눔문화
선물받은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며 “방이 생기면 걸어놓겠다”고 했던 아이들. ⓒ나눔문화

 

<인천공항에 장기 구금된 난민 - 루렌도 가족의 입국과 체류 허가, 아동인권 보장 촉구 서명>

인천공항에 죄 없이 구금돼 있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그 중 4명은 10세 미만의 아이들이며, 아이들의 엄마는 건강 상태도 좋지 않다. 바로 앙골라인 루렌도·바테체 씨 가족이다.

유엔에 따르면 2018년 10월 한 달 동안 앙골라에서 쫓겨난 콩고 이주민은 33만 명에 이른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루렌도 씨는 앙골라 국적자인데도 콩고인으로 오해돼 경찰에 잡혀가 고문을 당했다고 한다. 루렌도 씨가 몰던 택시가 경찰차와 부딪힌 것이 계기였다. 그 사이 아내 바테체 씨는 경찰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하였다.

루렌도 가족은 이런 끔찍한 탄압에서 벗어나고자 전 재산을 처분하고 지난해 12월 28일 한국에 왔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루렌도 가족의 입국을 불허하고 여권을 빼앗았다. 그리고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을 내렸다. 정식 난민 심사를 받을 기회조차 박탈한 것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정부가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을 내린 과정이다. 다 완성하지도 못한 난민신청서를 가져가는가 하면, 결정을 위한 인터뷰는 통역과 조서 작성을 포함해 고작 2시간 남짓 진행됐다. 아이들의 의견이 청취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불회부 결정을 내린 이유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그러고서 정부는 루렌도 가족을 강제 송환하려 했다.

이때부터 루렌도 가족은 탑승구역에서의 생활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목숨이 위협받는 본국으로 돌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돈을 아끼기 위해 아이들은 하루 두 끼, 부모는 한 끼만 먹고 있다. 여행객이 없는 시간 화장실에서 아이들을 씻기고, 소파를 이어 붙여 쪽잠을 청한다. 건강이 좋지 않은 바테체 씨는 한 달이 지나서야 겨우 외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한국은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한 당사국임에도, 아동인권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루렌도 가족의 아동들은 24시간 불이 켜진 공항 탑승구역에서 잠을 청해야 하고 의식주, 교육, 적절한 놀이 수단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감수성 예민할 성장기에 공항을 지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일상이 노출되고 있다.

현재 루렌도 가족은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그런데 6개월가량 예상되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 인천공항 터미널에 갇혀 지내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어린 아이들의 건강이 우려된다. 그런데도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이라도 입국 허가를 해 달라는 요구조차 거부했다. 이것이 ‘평화’와 ‘포용’을 내세우는 정부 하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루렌도 가족은 공항은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라며 공항을 나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정부는 루렌도 가족의 입국을 허가하고 체류를 보장하라!
- 정부는 루렌도 가족의 입국이 허가될 때까지, 최소한 미성년 자녀를 포함한 가족의 사생활이 보호될 수 있는 숙식공간을 마련하며, 기본적인 생필품을 제공하라!
- 정부는 아동인권을 보장하라!

 

난민과함께공동행동(경기이주공대위, 나눔문화, 난민과손잡고, 노동자연대,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사회변혁노동자당, 아시아의 친구들, 수원이주민센터, 순천이주민센터, 이주공동행동, 이집트혁명활동가그룹, 정의당 국제연대당원모임, 지구인의정류장, 카사마코, 한국디아코니아), 난민인권네트워크 출입국항 실무그룹,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인권센터, 한국기독교장로회생명선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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