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GS의 그런 날] 멀리 가지 마

2019-03-25     복스(BOGS)
멀리

“펭귄이 헤엄칠 수 있게 내가 물속에 넣어줄래”
“그치 펭귄은 헤엄을 엄청 잘 치지”
“인형펭귄이 물에 젖을까?”
“젖겠지~ 그렇지만 열심히 헤엄쳐서 멀리까지 갈 거야.”
“멀리? 멀리 가버리면 어떻게 해?”
“다시 돌아오지~”
“복동이한테 다시 안 돌아오면 어떡해?”
“복동이한테 돌아올 거야”
“물속에 안 넣어줄래”

아이가 아침밥을 먹다 말고 펭귄인형을 더욱 꼭 안는다. 눈시울이 빨개지고 코가 빨개졌다. 네가 그렇게 사랑하는 펭귄인데. 평상시에는 그냥 웃으면서 받았을 말인데. 멀리 간다는 말이 우리 아이를 불안하게 했을까. 떼를 많이 부리지 않던 아이인 첫째가 요즘 떼가 늘고 울음이 많아 진 것이 그런 이유였을까. 유치원을 다니면서 적응을 매우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게 새롭게 변하니 스트레스가 있었구나 싶다. 많이 안아주고 많이 사랑한다고 말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