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서울시무용단 정기공연 <감괘(坎卦)>

2021-04-27     이종찬 기자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서울시무용단(예술감독 정혜진)은 지난 4월 16-17일 세종대극장 무대에 올해 젓 정기공연 <감괘(坎卦)>를 올려 호평을 받았다. 만물의 기원인 물의 의미와 정신을 소재로 세상의 진리를 춤으로 풀어낸 대형 창작무용극 <감괘>의 주요 장면을 사진으로 돌아본다.

프롤로그

태초의 어둠. 하늘과 땅이 갈라진다. 물 한 방울이 떨어져 서서히 대지를 뒤덮는다. 새 한 마리, 알에서 깨어나 서툰 날개 짓을 한다.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된다.

 

1장 수풍정(水風井) - 만물의 놀이

물이 있는 곳에 만물이 모인다. 둘레 안에서, 낮은 곳에서, 0°와 100° 사이에서, 생각을 잊고, 생사를 놓고, 흘러가며, 부드럽게, 융융하게, 평화롭게, 활기차게, 만물이 물과 함께 자유롭게 논다.

 

2장 수택절(水澤節) - 고통의 시작

물을 따라 살아온 사람들이 물을 지배하고 소유하려 한다.욕심이 지나쳐 계급이 생겨나고 만물의 불평등이 시작된다. 패를 나누어 물을 움켜쥐고 물길을 바꾸고 물을 가둔다. 그럴수록 점점 구덩이 속으로 빠져든다.

 

3장 수산건(水山蹇) - 얼어붙은 그리움

새가 절뚝거린다. 날개를 펴서 날아가고자 하나 얼어붙었다. 살아남은 사람, 물에 휩쓸려 그리움을 쫓는다. 얼음 아래 물은 여전히 흐르고 있지만 기억마저 얼어붙어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

 

4장 수뢰둔(水雷屯) - 내면의 응시

물은 나를 반영한다. 물을 만져본다. 물에 나를 비춰본다. 또 다른 ‘나’들이 나타난다. 내가 나를 본다. 과거의 나를, 현재의 나를 톺아본다. ‘나’들이 내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몸부림친다.

 

5장 수천수(水天需) - 만겁의 기다림

새가 잠영한다. 한 사람, 꿈속에서 꿈을 꾸듯 새를 본다. 그 끝에 다른 사람이 있다. 아무리 붙잡으려 해도 다른 사람은 계속 다른 곳을 바라본다. 물은 그들의 꿈을 비춘다.

 

6장 중수감(重水坎) - 운명의 폭풍

눈을 뜬다. 꿈속의 꿈에서 깬다. 세상은 여전히 물속에 잠겨 있다. 세상엔 여전히 거센 비바람이 몰아친다. 험난한 운명에 맞서 지쳐 쓰러질 때까지 싸우고 또 싸운다.

 

7장 수지비(水地比) - 연민의 중력

온 몸이 젖은 새 한 마리, 사람들을 깨운다. 새가 운다. 아니 울어준다. 물도 운다. 다시 물이 흘러 바다에 이른다. 눈물이 한 방울씩 흘러 바닷물이 짜게 변한다.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하나가 된다.

 

8장 수화기제(水火旣濟) - 필연적 상생

물 밑에 불이 피어오른다. 하나씩 둘씩 불빛이 더해간다. 불은 하늘로 오르고 물은 땅 아래로 흐르니 모든 것이 순환한다. 상극이 상생한다. 새 한 마리, 하늘 위로 날아간다. 마침내 만물이 제 모습을, 제 자리를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