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김매자 '한국 무용사' '세계 무용사' 30년 만에 개정판
[신간] 김매자 '한국 무용사' '세계 무용사' 30년 만에 개정판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4.05.26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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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8일 출판기념회
신간 '세계무용사'와 '한국무용사' (제공=지식공작소)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우리나라 최고령 현역 무용가인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81, 전 이화여대 교수)의 저서 두 권이 30년 만에 새 모습으로 재출간됐다. 지식공작소가 발간한 <한국 무용사>와 <세계 무용사>.

<세계 무용사>는 민족음악학, 무용사, 악기사 분류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 출신의 쿠르트 작스(Curt Sachs, 1881-1959)의 1933년 저작을 김매자 이사장이 지난 1983년 번역 출간한 것이다. 세계 각국 종족의 춤과 춤의 역사를 한눈에 조감할 수 있는 세계 무용사의 고전이며 음악학, 인류학 연구자들에게도 훌륭한 교재가 되고 있다.

쿠르트 작스는 춤을 모든 예술의 어머니라 했다. 음악이나 회화 등 다른 예술과 달리 춤은 시간과 공간 속에 동시에 존재하고 예술의 창조자와 창조물, 즉 예술가과 작품이 하나라는 의미에서다. 저자는 춤에 대한 애정과 종족음악학에 대한 깊은 조예를 바탕으로 구석기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 사조별 특징과 춤의 종류, 각국의 춤 용어를 설명한다. 이 책은 전 세계 춤을 망라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비교, 분석해 체계를 수립한 선구적인 업적일 뿐 아니라 춤을 총체적인 문화 전반에서 파악해 사회 및 문화적 요소가 춤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춤이 문명의 다른 분야들과 관련을 맺고 있고 무용사는 인류를 연구하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는 저자의 생각이 바탕에 깔린 때문이다.

춤 미학자인 채희완은 작스를 ‘춤 인류학자’로 지칭하면서 이 책을 “작스의 기념비적인 저작”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말대로 작스는 <세계 무용사>에서 종족음악학에 대한 깊은 조예와 학술적 배경을 토대로 춤에 관한 폭넓은 인류학적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책은 초판의 여러 오류를 바로잡고 현행 어문규정의 표기를 적용해 40여년 만에 재출간하는 것이다. 876쪽, 지식공작소, 정가 4만8천원.

<한국 무용사>는 저자가 50여 년간의 춤 생활 틈틈이 기록해 두었던 무용사관과 한국 무용사를 강의하면서 수집한 국내외 자료를 총 정리해 집대성한 책으로, 한국 춤의 기원과 부족국가 시대의 춤을 담은 서장부터 5·16 군사정변 이후 현대 한국춤의 현황까지 총 8장으로 구성됐다.

각 장에서는 시대와 나라별 사회적 배경과 함께 다양한 춤의 형태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역사적인 사실들은 출전과 원문을 제시해 연구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각종 무보도 함께 수록해 눈으로도 춤의 형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증보판은 1995년 첫 출간 당시의 오류를 바로잡고 전체 내용을 대폭 개정하여 그간의 새로운 정보를 반영했으며, 부록에는 근현대 한국춤의 흐름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한국무용사 연표를 첨부했다. 고대 부족국가 시대부터 현대까지 역사 기록에서 드러나는 한국무용의 기원과 발전상, 형태, 의의, 주요 사건과 인물 등을 시대순으로 정리했다. 한국춤의 역사관을 찾는 이들, 한국춤의 흐름을 파악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하나의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지식공작소, 484쪽, 정가 3만2000원.

역/저자인 김매자 이사장은 “세계가 한국의 춤바람에 덩달아 춤을 추는 시대가 되었는데도 춤 일반에 관한 전문이론은 물론 춤의 역사에 관한 기본 자료조차 찾아보기 힘든 빈곤 상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이 책이 새로운 담론을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젊은 세대에게 읽기를 권할 만한 춤 관련 책이 거의 없다는 것이 늘 마음 아팠다”면서 이 책을 통해 “춤의 본질을 묻고 그 질문에 따라 깊이 있는 이해가 생겨나기를 바란다. 젊은 세대가 ‘춤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세대 간의 대화를 지속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 두 책의 출판기념회가 5월 28일 오후 2시 창무포스트 극장에서 열린다.

김매자 이사장

이화여대 체육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이화여대 무용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사)창무예술원 이사장, 무용월간지 <몸> 발행인, 창무국제공연예술제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한국창작춤의 틀을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제1대 한국무용연구회 회장을 역임했다. 궁중무용, 불교의식무용, 민속무용, 무속춤 등을 섭렵했으며 무형문화재 제27호 한영숙류 승무의 이수자이기도 하다.

1993년부터 매년 창무국제예술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창무예술단은 세계 각국의 초청을 받아 800회 이상 해외공연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전통무용과 한국창작춤 등 우리 춤의 세계화를 통해 K-컬처를 국제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저서로 <한국의 춤>(1990), <한국 무용사>(1995), <춤의 김매자>(2014) 등이 있으며 <세계 무용사>(1983)를 번역했다. 1993년 월간 무용잡지 <몸>을 창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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