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공연예술 관람 & 비평 안내서, 3권 동시 출간
[신간] 공연예술 관람 & 비평 안내서, 3권 동시 출간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2.04.19 2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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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복행 저, ‘공연관객론’, ‘뮤직 홀 1, 2’
공연과 관객의 사회사 곁들인 흥미로운 안내서
신간 '공연관객론', '뮤직 홀 1, 2' 표지 (제공=(주)휴먼컬처아리랑)
신간 '공연관객론', '뮤직 홀 1, 2' 표지 (제공=(주)휴먼컬처아리랑)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본격적인 공연예술 관람과 비평을 위한 안내서 3권이 출간됐다. 도서출판 (주)휴먼컬처아리랑의 <공연관객론>과 ‘재미있는 공연이야기 시리즈’<뮤직 홀 1, 2>가 그것이다.

대부분의 공연예술 안내서들은 해당 예술 장르를 너무 개괄적으로만 설명하거나 혹은 반대로 너무 전문적으로 다루거나 아니면 저자 개인의 단상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일반 관객의 자연스런 흥미를 끌기에는 아쉬운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 출간된 이 세 권의 책들은 이런 아쉬움을 상당히 해소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책에는 현장과 강단에서 오랫동안 축적된 저자의 안목과 지식이 자연스레 녹아있다. 특히 <뮤직 홀 1, 2>에는 공연예술 및 관객과 관련된 사회사적 내용들이 이론적 부분과 적절히 짜여있어 독자의 관심정도에 따라 부분적으로 읽어도 재미있고 보다 본격적인 연구를 하고자 할 경우에도 적절한 지침을 제공해 준다. 이른바 가독성이 좋은 것이다.

<공연관객론> - 우리는 왜 공연을 보는가
공연예술은 배우와 관객이 동시에 같은 장소에 존재해야 한다는 절대적 조건이 있다. 이를 현전 또는 공동현전(co presence)이라고 부른다. 현전을 통해 관객과 배우는 상호작용을 하고 , 그 관계성은 엄청난 에너지를 생성한다. 공연창작자들은 이 배우와 관객간의 상호작용을 매우 중시한다. 관객은 공연의 시작이자 끝이기 때문이다. 자크 데리다는 <글쓰기와 차이>에서 연극은 책도 아니고 작품도 아니고 에너지이며, 그러한 의미에서 그것은 유일한 생명 예술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공연은 퍼포머와 관객간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펄펄 끓어넘치는 에너지로 충만한 놀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공연연구는 대부분 장르, 창작과정, 배우의 연기, 드라마투르기, 무대 세트 등이 중심을 이루어왔다. 특히 기호학은 공연분석의 중요한 학문으로 인정되어 왔다. 어떤 면에서 이런 방식은 기능적일 수는 있지만 변하고 움직이는 공연의 역동성을 담아내지 못한다. 공연연구는 배우(퍼포머)와 관객의 상호작용과 그 관계성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실제로 많은 공연관계자들은 이 관계성이 공연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한다. 현전이라는 개념은 최근에 공연연구의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저자는 예술경영학적 입장에서 현전이 초래하는 공연예술의 경제적 어려움을 다룬 <공연예술의 경제적 딜레마>를 쓴 바 있다. 이번에 내는 <공연관객론>은 미학적 입장에서 공연예술의 매력을 다룬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배우와 관객 간의 상호작용, 여기서 생성되는 에너지, 관객의 능동성, 변화하는 관객행동 등을 다룬다. 과거의 공연관객은 매우 역동적이었고, 이것이 극장의 무질서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공연이 ‘예술’이 되고 상업화가 강화되면서 공연은 관조의 예술이 되고 말았다. 관객은 1960년대부터 다시 달라지기 시작하고 있고, 관객의 능동성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저자는 배우와 관객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관계성을 ‘상호 수행성’이라고 표현한다. 공연은 그런 상호수행적 예술로 거듭나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270쪽, 정가 1만 8천원

<뮤직 홀 1, 2> - 재미있는 공연이야기 시리즈 1
두 권으로 된 <뮤직 홀>은 지난 2019년 4월부터 본지에 기고된 ‘재미있는 공연 이야기’ 중에서 뮤직 홀에 관한 부분을 수정, 보완하고 일부 내용을 추가하여 엮은 것이다. ‘재미있는 공연 이야기’ 시리즈는 공연과 관련된 재미있는 역사적 사건들, 공연과 관련한 저자의 경험과 생각들을 담은 글들이다. 하지만 재미 중심의 에피소드만을 모은 것은 아니다. 우리가 알아야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학문적인 내용도 많이 포함했다. 

삶은 이야기로 되어 있고, 삶은 곧 이야기이다. 우리는 복잡하고 난해한 수식과 이론보다 단순한 이야기를 통해 나를 표현한다. 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된다. 공연에도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 2,500년 이상의 긴 공연의 역사 속에는 갖가지 사건과 에피소드, 아름답고 슬프고 때로는 어두운 이야기들이 숨어있다. 그 이야기들을 찾아가다 보면 공연의 밝음과 어둠이 드러나고, 이를 통해 공연의 현재와 미래를 성찰할 수 있다. 그런 이야기를 풀어보자는 것이 본 시리즈의 목적이다. 〈재미있는 공연이야기〉 시리즈는 유럽과 미국의 대중 연극의 발달과 공연 산업의 전개 과정, 산업 주체들 간의 갈등과 권력관계, 때로는 동서양 연극의 비교, 공연에 대한 대중의 지지와 비판 등을 담고있다. 1권 184쪽, 정가 1만 6천원. 2권 228쪽, 정가 1만 8천원.

저자인 조복행은 문화방송 비서실장과 글로벌 사업본부장을 역임했으며 문화방송 미주법인 사장을 역임했다. 또한 세명대 교수와 하남문화재단 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 추계예술대학교 대학원 외래교수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뮤지컬의 상호매체성과 혼종의 미학>(2014, 경인문화사), <공연예술의 경제적 딜레마>(2015, 연극과인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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