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오펜바흐 ‘호프만의 이야기’ 공연
국립오페라단, 오펜바흐 ‘호프만의 이야기’ 공연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2.09.1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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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호 호프만 서거 200주년 기념
환상적 미장센 기대
국립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 공연 포스터 (제공=국립오페라단)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국립오페라단이 자크 오펜바흐(Jacques Offenbach, 1819-1880)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Les Contes d'Hoffmann>를 9월 29일(목)부터 10월2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은 오후 3시.

<호프만의 이야기>는 100편 이상의 오페레타를 쓴 당대 최고의 히트메이커 오펜바흐가 남긴 처음이자 마지막 오페라로 19세기 낭만주의 오페라의 결정판이라고 불린다. 시인 호프만의 세 가지 환상적 연애담을 다루며 한 예술가의 꿈과 좌절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낸 독특한 작품으로, 오펜바흐는 이 작품을 두고 '판타스틱 오페라'라고 부르기도 했다.

<호프만의 이야기>는 독일 낭만주의의 대문호 호프만(E.T.A. Hoffmann, 1776-1822)의 세 단편소설 <모래 사나이> <고문관 크레스펠> <잃어버린 거울의 형상>의 스토리를 토대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 총 5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프로덕션에서는 시인 호프만이 자신의 과거 연애담을 들려주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매혹적이고 섬뜩한 환상의 세계를 그렸던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녹여낸 미장센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호프만 서거 200주년으로, 이번 공연을 통해 그의 작품세계와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연이미지(제공=국립오페라단)

2019년 제작팀이 다시 선보이는 환상의 미장센

2019년 오펜바흐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선보였던 국립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는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탁월한 해석과 마법같은 미장센으로 초연 당시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이번 무대는 2019년의 제작진이 다시 뭉쳐 3년 전의 감동을 재현한다. 2018년 국립오페라단 <마농>에 이어 <호프만의 이야기>로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었던 마에스트로 세바스티안 랑 레싱과 연출가 뱅상 부사르, 그리고 '무대가 곧 음악'이라는 평을 받았던 무대 디자이너 뱅상 르메르와 의상 디자이너 클라라 펠루포 발렌티니 등 세계적인 크리에이티브 팀이 다시 모여 최고의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 이미지(제공=국립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는 미완의 유작으로, 작곡가 사후에 완성된 다양한 판본이 있다. 지휘자는 다양한 판본의 악보와 장면 구성 중에서도 스토리적 구성이 탄탄하고 장대한 합창으로 막을 내리게 되는 가장 드라마틱한 음악적 결말의 버전을 선택했다. 연출가는 주인공이자 극 전체의 내레이터인 호프만을 순진하고 물정 모르는 예술가로 설정하고 그가 사랑한 여인들인 올림피아, 안토니아, 줄리에타, 스텔라를 3명의 소프라노가 연기하게 했다. 반면, 사랑의 훼방꾼이자 악마인 린도르프, 코펠리우스, 미라클, 다페르투토의 4역을 1명의 성악가가 연기하도록 해 극적 효과를 높였다.

'올림피아 인형의 아리아' 장면 (제공=국립오페라단)
'올림피아 인형의 아리아' 장면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보랏빛 구름과 은빛 별들, 도식화된 피아노와 바이올린 등 상징적인 오브제들이 작품세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프랑스 신사들이 멋진 턱시도를 입고 나오는가 하면 아름다운 여인들은 한복을 모티브로 한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다. 한국과 서울을 오마주하는 의상과 비현실적인 무대가 어우러져 무대의 판타지성은 극대화된다.

한복 모티브의 의상 이미지(제공=국립오페라단)
한복 모티브의 의상 이미지(제공=국립오페라단)

정상급 성악가들이 선사하는 오펜바흐의 매력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관전 포인트는 아름답고 유려하면서도 재치 넘치는 멜로디와, 이와 어우러지는 성악가들의 열연이다. 멜로디와 기교가 어우러진 <인형의 노래>를 비롯,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삽입곡이자 세상의 모든 뱃노래 중 가장 아름답다고 불리는 <호프만의 뱃노래> 등 오펜바흐 특유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호프만 역은 2019년 호프만으로 열연을 펼쳤던 테너 국윤종, 이탈리아 베르디 극장 <아이다>에서 주역으로 출연했던 테너 이범주가 맡는다. 호프만이 사랑했던 올림피아, 안토니아, 줄리에타는 각 배역이 가진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각각 소프라노 이윤정, 윤상아, 오예은이 맡았다. 소프라노 강혜정, 김순영, 김지은 역시 각각 올림피아, 안토니아, 줄리에타를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호프만을 끝까지 사랑한 스텔라는 줄리에타를 연기하는 소프라노 오예은과 김지은이 1인 2역을 통해 표현한다.

또한 호프만의 사랑을 방해하는 악마인 린도르프, 코펠리우스, 미라클, 다페르투토 역은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의 주역으로 활약한 바 있는 바리톤 양준모가 맡아 4가지 색깔의 악마를 표현한다. 호프만을 지켜주는 그의 뮤즈 니클라우스 역은 2018년 국립오페라단 <코지 판 투테>에서 도라벨라 역으로 활약한 매력적인 목소리의 메조 소프라노 김정미가 맡는다. 그 외에도 테너 위정민, 노경범, 바리톤 김원, 베이스 김철준,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등 실력파 성악가들이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사한다.

목, 금요일은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은 오후 3시에 공연하며 10월 1일(토) 오후 3시에는 크노마이오페라LIVE & 네이버TV를 통해 영상으로도 감상할 수 있다. 

시놉시스

유명한 소프라노 스텔라는 애인인 시인 호프만에게 공연이 끝난 후 무대 뒤 분장실에서 만나자는 편지를 하인 편에 보낸다. 하지만 린도르프라는 신사로 변장한 악마가 편지를 가로채고 계략을 펼친다.

호프만은 친구 니클라우스와 주점으로 들어가 술에 취해 지난 날 사랑했던 세 여인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첫 번째는 미친 과학자 스팔란차니가 만든 귀엽고 사랑스러운 기계인형 올림피아에 대한 이야기다. 올림피아를 만든 과학자는 파티를 열어 초청한 사람들 앞에서 올림피아에게 춤을 추고 노래도 부르게 하고 이 예쁜 인형을 기계로 생각하지 않는 호프만은 사랑에 빠져 열렬히 고백하지만 스위치를 잘못 건드린 탓에 점점 빨리 돌며 춤을 추다가 방으로 들어가 부서져 버린다. 사람들을 호프만을 비웃었지만 호프만은 위선 가득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기계를 사랑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사랑은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지만 폐병에 걸려 죽어가는 아가씨 안토니아다. 안토니아를 사랑하는 호프만은 그녀의 소원대로 노래를 부르고, 의사로 변장한 악마의 농간으로 끝내 그녀는 숨을 거둔다. 거만한 소프라노보다는 죽어가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호프만이지만 악마는 뒤에서 그를 보란 듯이 비웃는다.

세 번째는 고급 매춘부 줄리에타이다. 악마는 다이아몬드를 이용해 호프만의 마음 뿐만 아니라 그의 그림자까지 뺏을 생각으로 커다란 다이아몬드를 줄리에타에게 준다. 줄리에타에게 마음을 빼앗긴 호프만은 사랑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 자기 그림자마저 내주고 질투에 휩싸인 애인 슐레밀은 호프만과 다투기 시작한다. 악마의 칼을 가지고 있는 호프만은 슐레밀을 죽이고 줄리에타는 다른 남자와 사라진다.

호프만의 이야기가 끝난다. 니클라우스는 지금까지 호프만이 얘기한 세 여인이 바로 스텔라임을 알고 있다. 무대 뒤에서 기다리다 지친 스텔라는 주점으로 들어오고 술에 취해 그녀를 알아보지 못한 호프만에게 꽃 한 송이를 던져주고는 신사로 변장한 악마와 함께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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