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림의 '침묵' - 삶을 지속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헌시
장혜림의 '침묵' - 삶을 지속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헌시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2.11.30 10: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침묵' 포스터(사진제공=99아트컴퍼니)
'침묵'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99아트컴퍼니)

[더프리뷰=서울] 채혜린 기자 = 99아트컴퍼니가 12월 3일(토)과 4일(일) 이틀간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침묵>을 공연한다. 2016년 초연됐던 <침묵>은 루마니아 출신의 독일 작가 헤르타 뮐러의 소설 <숨그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초연에서 루마니아 내 독일 소수민족의 폐쇄적 공동체와 제2차 세계대전 우크라이나 강제노동수용소 수감의 이중억압 속에서 긴 세월 침묵했던 주인공 레오의 세계를 들여자보고자 했다면, 이번 공연에서는 억압의 시간 속에서 반복되어온 침묵의 영속성에 주목한다. 인간성을 철저하게 부정당한 곳에서 돌아온 생존자들의 처절한 삶. 그리고 역사 속에서 수없이 반복되어온 억압의 시간을 장혜림 안무가의 감성적인 움직임으로 풀어낸다.

안무가 장혜림은 ‘영혼에 울림을 주는 춤’을 모토로 99아트컴퍼니를 창단,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뜻을 함께하는 예술가들이 협력해 만든 작품으로 <에카> <타오르는 삶> <제(祭)> <숨그네> <심연> 등이 있으며 스웨덴, 이탈리아, 러시아, 브라질 등 다양한 국내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공연은 배리어 프리 공연으로 전회차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을 제공한다. 음성해설은 양은혜 무용이론가가 맡았다.

작품 내용

우리의 침묵은 도처에 있다.

거친 땅과 맞닿은 두 무릎에, 길게 굽은 허리에, 짓이겨진 붉은 볼에...

그것은 수 십 년 전 흰 아마포 천으로부터 오늘날 전쟁터에 걸린 헝겊 치마에 엉겨 붙은 고요한 저항이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도 빛을 기억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다.

대지에 웅크린 채 침묵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헌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