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언제 어떻게 죽고 싶으세요?"
"여러분은 언제 어떻게 죽고 싶으세요?"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2.12.06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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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비의 '저는 지금 죽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죽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플레이티켓)

[더프리뷰=서울] 채혜린 기자 = 12월 10일(토) 오후 3시와 7시 연희예술극장에서 한국무용가 양한비의 <저는 지금 죽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가 공연된다. ‘죽음’이라는 순간을 마주한 인간의 본성을 유쾌하게 풀어내고자 만든 작품이다.

공연의 관람 포인트는 죽음을 앞둔 장면을 독특한 B급 감성으로 묘사한다는 점이다. B급 감성은 ‘유쾌한’ ‘중독성 있는’ ‘직접적인’ 등과 같은 선상에 놓인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런 감정을 표현하는 직접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음악적 요소 등 특수한 장치를 동원했다. 테크노, 디스코, 트로트 등 비슷한 리듬이 반복적으로 재생되며 중독성 있고 이해하기 쉬운 음악을 주로 사용한다. 동시에, 멋있고 예쁜 동작을 가급적 배제하고 아주 솔직하고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직접적인 표현방식을 동원한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안무로써 표현한다.

양한비는 “죽음이라는 소재를 보다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작업에 집중했다. 또한 그 상상이 실현되는 과정에 즐거움을 느꼈기에 이 감정이 관객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 공연의 기획자 김이끼는 “‘이승에서의 삶을 잘 보내주는 것’의 방법론을 던져보았다. 그렇기에 단순히 재미만을 전달하는 공연을 넘었으면 한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삶-죽음에 대한 본질적인 매개체를 중심으로 무용, 글, 그림 등 다양한 장르에서 그 영감을 얻었기에 이번 공연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죽음이 가질 수 있는 유쾌함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연 입장권(2만원)은 플레이티켓에서 단독판매 중이다.

시놉시스

여러분은 언제 어떻게 죽고 싶으세요?

아, 혹시 이런 질문이 너무 무섭고 불편하신가요? 사실, 저는 무섭습니다.

작년쯤? 유쾌했던 지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어요.

그분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 때문에 우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분이었습니다.

당신의 장례식에선 모두 하하호호 웃으며, 죽도록 힘들었던 이승 생활을 끝낸 것을 축하해줬으면 좋겠다고 생전에 바라셨죠. 저는 그 장례식에서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엉엉 울다, 영정을 보니 그분이 “뭘 그렇게 우냐? 짜샤?”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그 순간 궁금했습니다. 저의 죽음은 어떨지요.

그래서 장례지도사, 장의사를 인터뷰했습니다. 그분들이 말씀하신 좋은 죽음이란 “철저하게 준비된 죽음”이었습니다. 죽기 직전 듣고 싶은 음악을 고르고, 남아있는 사람에게 할 이야기를 하고, 먹고 싶은 것도 먹고!

그래서요, 겁쟁이인 저는 죽는 게 무서워서 지금부터 죽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번 이렇게 죽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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