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Concert Meditation 반향 2022: 묵(默)’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Concert Meditation 반향 2022: 묵(默)’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2.11.28 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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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나위의 네 번째 음악명상 콘서트
'반향 2022 : 묵(默)' 포스터사진(사진제공=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반향 2022: 묵(默)' 포스터 (사진제공=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올해 마지막 레퍼토리 시즌 공연으로 <반향 2022: 묵(默)>을 12월 2일(금)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3일(토) 남양성모성지 대성당(화성)에서 진행한다. <반향>은 2019년 처음 선보인 이후 연말 콘서트의 새로운 장르로 정착하면서 올해로 네 번째 시리즈를 맞았다. 음악명상콘서트(Concert Meditation)라는 콘셉트 안에 매회 새로운 주제로 관객들에게 음악을 통한 명상의 시간을 선사하고 있다. 올해는 한국 창작음악의 방향성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작곡가 이건용의 음악을 중심으로 ‘침묵’이라는 주제를 선택했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사진 (사진제공=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연주 모습 (사진제공=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작곡가 이건용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만남

이건용은 기악곡과 성악곡, 양악과 국악을 넘나드는 폭넓은 음악세계를 구축해오면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과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창작음악 발전을 위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ARKO 한국창작음악제’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9월에는 대한민국예술원이 수여하는 대한민국예술원상(음악부문)을 수상했다.

특히 이건용은 국악기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작품도 다수 작곡했기에 이번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와의 협업이 주목된다. 그의 작품은 음악적 스토리를 통해 시대를 관통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 그간 국악관현악이라는 음악의 본질에 목말라 있던 관객들을 해갈(解渴)시킬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명상음악회 <반향 2022: 묵(默)>

<반향>은 흔히 송년음악회 하면 떠오르는 화려한 콘서트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반추하는 명상음악회 콘셉트를 도입, 2019년 <반향>, 2020년 <반향: Elevation>, 2021년 <반향: Voice>까지 차별화된 음악회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무엇보다 콘서트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음악을 감상할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좌식연주로 무대를 바꾸면서 듣는 음악회에서 보는 음악회로, 더 나아가 명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배치하기도 했다. 바쁜 일상을 잊고 살았던 자연의 섭리와 그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가짐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자, 올 한해를 되짚어 보는 소중한 경험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고 그는 말한다.

예술감독 이건용 프로필사진(사진제공=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작곡가 이건용 (사진제공=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나를 돌아보는 시간, 반향 (Reflection)

작곡가이자 예술감독으로 참여하는 이건용은 “생각과 마음을 다스리는 행위가 ‘침묵’이라고 볼 수 있고, 반면에 음악은 소리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침묵과는 정반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그 사이에서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고민했는데, 그동안 걸어온 발길을 되돌아보는 것, 되돌아보는 것의 흔적을 남기고 가다듬어서 음악을 만드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이번 공연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침묵의 수행을 음악으로 구현하고자 그동안 작곡하면서 늘 적용해오던 음악의 논리와 정해진 형식, 문법을 다 버리고 마치 유목민이 배낭 하나 둘러메고 초원이나 황무지처럼 아무 표지판이나 길도 없는 곳을 가는 느낌으로 작업에 임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음악이 아니라 음악을 통한 반향(Reflection)이 청중에게 전달되길 바란다.” 고 전했다.

독주부터 관현악까지 다양한 편성의 음악을 한 자리에서

이번 <반향 2022: 묵(默)>에서는 신작 <천둥의 말>과 국악관현악곡 <묵(默)> 외에도 과거 이건용이 작곡했던 <저녁노래> 시리즈 중 첼로 독주를 위한 ‘저녁노래 2’와 가야금 4중주를 위한 ‘저녁노래 4’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신작 <천둥의 말>은 그가 T.S. 엘리엇의 시 <황무지>에서 영감을 얻은 곡이며, 시의 가사 내용을 토대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성악 앙상블 소리봄(6인)과 타악기의 앙상블로 선보이는 무대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 <묵(默)>은 국악관현악 편성으로 구성된 대작이다. 이건용은 <반향>의 의미를 가장 잘 구현할 방법으로 ‘침묵’을 생각해냈지만, 침묵을 하는 동안에는 겉으로 조용히 있어도 머릿속에서 오히려 더 많은 생각들이 각자 요란하게 소리를 지르게 되는 점을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묵(默)>은 침묵으로 가기 위한 과정을 보여주고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작곡했다. 20여 분간 연주될 이번 곡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원일이 직접 지휘에 나선다. 연주는 74인조 대편성으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깊이 있는 사운드로 경험할 수 있다.

수원, 화성에서 펼쳐지는 각기 다른 울림과 감동

이번 공연은 장소에 따라 각기 다른 음악적 매력을 경험할 수 있다. 12월 2일(금)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수원)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만의 좌식무대와 조명, 스크린을 통해 이건용의 작품세계로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는 무대를 펼친다. 이어 3일(토)에는 화성시 남양읍에 위치한 남양성모성지 대성당에서 열린다. 남양성모성지 대성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성모 마리아 순례지로 유명한 곳이며, 특히 '영혼의 건축가'로 불리는 마리오 보타(Mario Botta)가 설계했다. 2021년 경기관광공사가 선정한 '경기도 유니크 베뉴'에 선정되기도 했다. 공연 관계자는 “자연과 빛이 어우러진 공간, 별도의 음향장비 없이도 울림이 아름다운 공연장인 남양성모성지측과 오랜 시간 협의했으며, 명상과 성찰을 도와줄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에서 관객들이 음악과 어우러지는 새로운 경험을 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입장권은 경기아트센터 홈페이지 및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12월 3일(토) 남양성모성지 공연은 사전 예매자만 관람이 가능하다(현장구매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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