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정기공연 '얍 판 츠베덴과 손열음'
서울시향 정기공연 '얍 판 츠베덴과 손열음'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4.04.27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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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작곡가 니나 셰이커의 '루미나' 아시아 초연
'얍 판 츠베덴과 손열음' 공연 포스터(제공=서울시립교향악단)
'얍 판 츠베덴과 손열음' 공연 포스터 (제공=서울시립교향악단)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정기연주회 <얍 판 츠베덴과 손열음>이 5월 9일(목)과 10일(금), 각각 롯데콘서트홀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음악감독 얍 판 츠베덴이 지휘를 맡으며,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협연자로 나선다.

이날 공연은 미국 작곡가 니나 셰이커의 <루미나> 아시아 초연으로 시작한다. 니나 셰이커는 1995년생 인도계 미국 작곡가로 얍 판 츠베덴과 뉴욕 필하모닉을 비롯해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LA 필하모닉 등 미국 주요 관현악단이 잇달아 작품을 연주하며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곡은 니나 셰이커가 2020년 USC 손턴 심포니를 위해 쓴 작품으로 빛과 어둠의 스펙트럼, 그 중간의 분명치 않은 단계를 표현하기 위해 조밀한 화성, 하나의 음표를 여러 악기가 연주하면서 생기는 미분음을 통해 안개처럼 모호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그림자처럼 흐릿한 음향은 빛을 상징하는 밝고 예리한 음향과 날카로운 대조를 이루며, 그림자의 기괴함 가운데 갑자기 폭발하는 빛을 포착하기도 한다. 인도 전통음악인 라가(Raga)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음향과 다채로운 타악기 연주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어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가장 좋아하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4번>으로 오랜만에 서울시향 무대에 오른다. 손열음은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 준우승,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연주상, 콩쿠르 위촉작품 최고연주상을 수상하며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세련된 예술성과 한계 없는 테크닉으로 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하며 유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전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으며, 평창대관령음악제의 3대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또한, 네빌 마리너가 지휘하는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녹음했고, 작년에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을 나이브 레이블로 발매했다.

<피아노 협주곡 24번>은 모차르트가 남긴 단 두 곡의 단조로 된 피아노 협주곡 중 하나로 모차르트 협주곡 가운데 가장 발전된 걸작으로 손꼽힌다. 이 작품은 교향곡과 같은 대규모의 협주곡으로 특히 풍부한 목관악기들이 돋보이며, 악보에 지시어가 적어 피아노 연주자들에게 도전이 필요한 곡이기도 하다. 동시대의 협주곡들과는 달리 도입부부터 전편에 걸쳐 낭만적이면서도 어두운 분위기가 뚜렷하고, 다채로우며 모호하기도 하다. 피아노의 빛나는 비르투오시티, 그리고 오케스트라와의 교향악적인 대화에 주목해 볼 만하다.

후반부에는 브람스가 남긴 4개의 교향곡 중 밝고 사랑스러운 곡으로 '브람스의 전원교향곡'으로 불리는 <교향곡 2번>을 선보인다. 첫 교향곡 완성의 대장정을 마치고 자신감을 얻기 시작할 무렵 작곡했던 만큼 오케스트라의 표현력이 장대하고 화려하다. 오스트리아 남부 푀르차흐에서 휴양하면서 자연에서 얻은 음악적 영감으로 불과 4개월 만에 완성했으며, 작곡 당시 온화한 환경이 반영되어 곡 전반에 밝고 따뜻한 분위기가 흐른다.

전체 4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회고적이고 목가적인 분위기의 1악장에 이어 2악장은 브람스 특유의 우수가 잘 드러난다. 3악장은 경쾌하면서도 여유롭고 느긋한 음악이 흐르며, 활기찬 분위기가 4악장에서도 이어지며 밝고 눈부신 기쁨과 환희가 피날레를 이끈다. 브람스의 <교향곡 1번>과 <4번>에 비해 자주 연주되진 않지만 브람스의 깊은 음악성과 짙은 서정성이 돋보이는 걸작으로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널리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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