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연극의 거장 밀로 라우 첫 내한공연 '에브리우먼'
다큐멘터리 연극의 거장 밀로 라우 첫 내한공연 '에브리우먼'
  • 이미우 기자
  • 승인 2024.04.10 0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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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해외초청작
'에브리우먼(Everywoman)' 포스터 (사진제공=국립극장)

[더프리뷰=서울] 이미우 기자 = 국립극장이 오는 5월 10일(금)부터 12일(일)까지 해외초청작 <에브리우먼(Everywoman)>을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이 시대 가장 논쟁적인 연출가로 통하는 밀로 라우(Milo Rau)의 첫 내한 작품이다. 죽음을 소재로 한 1인극으로, 샤우뷔네 베를린(Schaubühne Berlin)이 제작했으며 공동제작으로 참여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Salzburg Festival)에서 2020년 초연됐다.

<에브리우먼>의 연출과 극본을 맡은 밀로 라우는 다큐멘터리 연극의 거장으로 꼽힌다. 언론인, 사회활동가로도 잘 알려진 밀로 라우는 “연극이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라고 외치며 우리 시대 예술의 역할과 존재가치를 성찰해왔다. 2007년 국제정치살인연구소(IIPM, International Institute of Political Murder)를 창단한 후, 사회를 고발하는 파격적인 주제와 독특한 형식의 작품을 보이며 연출가로서 위치를 굳혔고 2018-2023년 벨기에 엔티헨트(NTGent) 극장의 예술감독을 지냈다. 현재는 오스트리아 빈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에브리우먼(Everywoman)' 공연 장면 (사진제공=국립극장)

현실과 공연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수많은 질문을 던지는 밀로 라우 특유의 연출은 <에브리우먼>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밀로 라우는 중세 도덕극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후고 폰 호프만슈탈의 <예더만(Jedermann)>을 원작으로 삼아 작품의 큰 틀을 가져오되, 죽음을 앞둔 실제 인물의 이야기를 끌어들여 재창조했다. 원작은 갑자기 찾아온 죽음 앞에서 선행과 신앙으로 회개하며 구원 받는 과정을 우화적으로 그린 반면, <에브리우먼>은 인간이 필연적으로 마주하는 죽음을 현실적인 관점으로 풀어낸다. 췌장암 말기를 선고 받아 죽음을 앞둔 여인 헬가 베다우가 스크린으로 등장하고, 배우 우르시나 라르디가 무대에서 극을 이끄는 가운데 두 사람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교차된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운명 앞에서 삶과 죽음, 고독과 연대를 다룬 두 여인의 대화는 인간의 실존과 본질을 돌아보게 한다.

'에브리우먼(Everywoman)' 공연 모습 (사진제공=국립극장)

이 작품은 ‘모든 사람은 결국 죽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담담하게 전하는 동시에 무대 위 인물의 이야기가 관객 모두에게 해당한다는 사실을 일깨움으로써 공동체적 연대를 형성하는 연극의 본질에 대해서도 사유를 던진다. 밀로 라우는 “죽음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극장이라는 공간이 서로에게 귀 기울이며 이야기 나누는 공동체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통해 어느 정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며 “피할 수 없는 죽음 앞에서 서로의 존재에 관심을 가지고 연대하는 것이 구원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독일어로 공연되며 한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5월 11일(토) 공연 종료 후에는 밀로 라우와 극본을 함께 쓰고 출연한 우르시나 라르디와 함께 작품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다.

관람권은 R석 6만원, S석 4만원이며 예매는 국립극장 홈페이지 혹은 02-2280-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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