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발레단 창단 사전공연 '봄의 제전' - 안성수 유회웅 이루다
서울시발레단 창단 사전공연 '봄의 제전' - 안성수 유회웅 이루다
  • 조일하 기자
  • 승인 2024.04.16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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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발레단 창단 사전공연 '봄의 제전' 포스터 (제공=세종문화회관)

[더프리뷰=서울] 조일하 기자 = 세종문화회관은 4월 26일부터 28일까지 세종 M씨어터에서 서울시발레단 창단 사전공연 <봄의 제전>을 무대에 올린다. 총 3회 공연.

서울시발레단은 지난 2월 창단 기자간담회를 통해 클래식 작품을 중심으로 하는 타 발레단과 달리 시대적 감수성과 한국만의 독창성을 담은 컨템퍼러리 발레 작품을 중심으로 활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8월 정식 창단공연에 앞서 관객과 만나는 이번 사전공연에서는 안성수, 유회웅, 이루다 3인의 안무가가 컨템퍼러리 발레에 대한 흥미진진한 고찰과 상상을 통해 대한민국 컨템퍼러리 발레의 ‘오늘’을 선보이고, 서울시발레단이 앞으로 선보일 새로운 발레의 ‘내일’을 짚어본다.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을 지낸 안성수의 <ROSE(로즈)>, 유쾌하면서도 그 이면에 깊은 진정성을 녹여낸 재치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안무가 유회웅의 <NO MORE(노 모어)>, ‘블랙 토(Black Toe)’라는 콘셉트로 개성 넘치고 독보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는 안무가 이루다의 <Bolero 24(볼레로 24)>가 트리플 빌로 한 무대에 어우러지면서 컨템퍼러리 발레의 다양한 스펙트럼과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봄의 제전' 이라는 이번 공연의 대 타이틀에는 ‘봄’이라는 계절성, 태고의 의식이라는 ‘제전’의 의미와 그 원시적인 에너지, 그리고 음악과 발레작품으로서 각각 시대를 뒤흔든 스트라빈스키와 니진스키의 <봄의 제전> 작품 자체가 갖는 상징성을 담았다.

서울시발레단은 창단 전 사전공연인 만큼 이번 공연을 통해 컨템퍼러리 발레의 제작 시스템을 점검하고, 다양한 역량을 지닌 무용수들과 독자적인 창작세계를 펼쳐온 안무가들과의 첫 호흡을 맞추는 한편, 관객들에게도 앞으로 만나게 될 전혀 새로운 발레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환기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안성수 <ROSE>

안무가 안성수 ⓒAiden Hwang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안성수 안무의 <ROSE(로즈)>는 그가 2009년 초연한 <장미-봄의 제전>의 안무 틀을 바탕으로 재건축한 작품이다. 초연으로부터 15년이 흐른 2024년, 서울시발레단의 창단을 기념해 새롭게 안무한 작품으로 전작보다 더 빠르고 다이내믹한 움직임과 구성이 돋보인다. 안성수 안무가는 "<장미-봄의 제전>에서는 나의 이성과 감성이 들리는 대로 안무를 했다면, 이번 공연은 들리지 않았던 곳에 작은 상징들을 심어 놓은 작품”이라며, 그 상징들은 이번 작품에 함께하는 무용수들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ROSE>에는 서울시발레단의 2024 시즌무용수 김소혜, 김희현, 원진호와 프로젝트 무용수 박휘연, 손대민, 이은경, 임종경이 참여한다. 발레무용수와 현대무용수를 구분하지 않고, 기본적인 발레언어들을 안성수만의 스타일로 재구성해 움직임을 만들었다는 점, 안성수에게 매번 영감이 된다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에서 새로운 감각으로 발견한 빈 공간까지 다채로운 움직임과 이미지로 채워 넣었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된다.

유회웅 <NO MORE>

안무가 유회웅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유회웅 안무 <NO MORE(노 모어)>는 이번에 초연으로 선보이는 신작이다. 현대사회의 반복되는 일상, 젊은이들이 느끼는 피로감과 무기력함 등 ‘우리의 이야기’를 표현한다. 포기가 익숙해진 삶에서 예술, 춤이라는 에너지를 통해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순간을 그린다.

<NO MORE>에서는 발레 토슈즈가 주는 물리적인 긴장감과 제어되는 신체를 활용해 에너지를 응축시킨다. 그리고 무대에서 라이브로 연주되는 드럼과 전자음악의 빠른 비트에 맞추어 힘찬 움직임으로 다시 분출시킨다. 유회웅은 "우리가 매일 느끼는 심장박동과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의 발걸음을 드럼 비트에 접목, 정형화된 발레 움직임에서 벗어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NO MORE>에는 서울시발레단의 2024 시즌무용수 남윤승, 박효선과 프로젝트 무용수 강경호, 강다영, 김향림, 이은수, 조희원, 최목린이 참여한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발레리노 남윤승이 포인트 슈즈(토슈즈)를 신고 무대에 선다. 발레리나의 상징과도 같은 포인트 슈즈를 여성이 아닌 남성이 신고 무대에 올라 발레의 또 다른 아름다움과 매력을 선사한다. 박진감 있는 사운드를 배경으로 현실로부터의 탈피와 동시에 이상을 찾아 떠나는 여행의 짜릿한 순간을 만날 수 있다.

이루다 <Bolero 24>
 

안무가 이루다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이루다 안무의 <Bolero 24(볼레로 24)>는 지난해 한국발레협회 올해의 작품상을 수상했던 <Black Bolero>를 서울시발레단 창단 취지에 맞게 재구성한 작품이다.

‘24’라는 숫자는 서울시발레단이 창단되는 2024년의 역사적인 순간을 의미하고 동시에 24절기, 24시간으로 반복되는 시간적 흐름을 상징한다. 라벨의 <볼레로>에는 수많은 버전의 안무작이 존재하지만 <Bolero 24>는 이루다만의 동시대적 표현과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시청각적 연출로 '2024년 서울의 볼레로'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볼레로의 반복적 리듬의 빠르기를 올리고 전자음악을 활용해 작품 내에서 표현하는 시간의 흐름을 실감하게 한다. 더불어 낮과 밤, 빛과 어둠, 음과 양의 대비를 통해 탄생과 소멸의 상징을 드러내고, 미디어아트와 함께 원형의 시각적인 구조 안에서 윤회사상을 표현하고자 했다. 불균형한 신체 형태와 해체적으로 접근한 발레 움직임으로 시공간과 중력에 저항하는 몸부림을 표현했으며, 볼레로의 반복적인 리듬과 증폭되는 선율에 맞춰, 작고 섬세한 움직임부터 전신으로 확장되는 점진적인 흐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Bolero 24>에는 프로젝트 무용수 김다운, 김유식, 류형수, 박진호, 오한들, 이지영, 이지희, 정민찬, 최낙권이 참여한다. 이루다 안무가를 설명하는 블랙 컬러의 상징성과 함께 완성도를 높여온 작품인 만큼 서울시발레단과 함께 시도하는 또 한 번의 새로운 해석이 기대된다.

입장권은 R석 6만원, S석 4만원. 문의는 세종문화티켓(02-39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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