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매자 <깊은 여름>, ‘예술마을 프로젝트 명인시리즈’ 공연
김매자 <깊은 여름>, ‘예술마을 프로젝트 명인시리즈’ 공연
  • 최윤주 기자
  • 승인 2021.05.21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몽구재단-한예종 공동 프로젝트 초청무대
김매자 명인전 깊은 여름 공연 포스터 (제공: 예술의 전당)
김매자 명인전 깊은 여름 공연 포스터 (제공: 예술의 전당)

[더프리뷰=서울] 최윤주 기자 = ‘한국창작춤의 대모‘ 김매자의 <깊은 여름>이 6월 12일(토)과 13일(일) 이틀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현대차 정몽구재단과 한국예술종합학교가 2015년부터 진행중인 문화예술 사회공헌 프로그램 ‘예술마을 프로젝트’의 ‘명인 시리즈’ 세 번째 무대다.

‘명인 시리즈’는 일생을 한국 예술에 헌신한 명인들을 재조명, 그들의 삶에 투영된 예술의 가치를 사회로 확산하고 그 의미를 대중 개인의 삶에서 다시 발견하자는 프로젝트다. 2019년에는 안숙선의 <두 사랑>, 2020년에는 김덕수의 <김덕수전(傳)>을 올린 바 있다.

김매자는 1943년 강원도 고성 출생으로 가족과 함께 월남했다. 전쟁을 피해 모든 것을 버리고 얼음강을 건넜던 어린 시절의 기억은 그의 대표작 <얼음강>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그의 인생은 곧 그의 춤의 여정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 <깊은 여름>에서는 김매자의 출생부터 지금까지 개인의 연대기적인 삶의 중요한 마디를 4개의 키워드인 ‘길의 탄생’ ‘태생적 무(舞)-차이와 반복’ ‘마술적 도포’ ‘깊은 여름’으로 재구성했다. 김매자 춤인생의 이야기와 그의 대표적 작품들이 만나 새로운 창작무로 재탄생한 것. 특히 프롤로그인 ‘창무이즘’은 <깊은 여름>의 주제의식을 담은 것으로 이를 위한 테마곡도 새롭게 작곡했다.

<깊은 여름>은 한국춤 창작의 역사를 열어온 김매자의 춤과 인생을 새롭게 조명한다. 전 생애에 걸쳐 한국춤 현대화에 공헌하며 한국창작춤의 대모로 인정받은 김매자의 이번 공연은 김매자 춤의 대표작과 춤정신을 그의 일대기적 장면들과 함께 풀어낸다. 빛나게 화창한 봄날을 보내고 더욱 무성해진 깊은 여름에 들어선 한국 대표 무용가가 일생을 통해 추구해왔던 예술의 가치를 관객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평생 한국 전통춤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며 춤을 통해 구현되는 한국문화의 심미성을 탐구해온 김매자의 인생은 곧 한국춤에 대한 끝 없는 모색의 여정이었다. 그는 창작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한국춤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 한국 전통춤의 영역을 넓혀왔다. 한국춤에 대한 김매자의 이론적 영역은 그의 <춤본>으로 집약된다.

‘한국춤의 어법’이라 할 수 있는 <춤본 Ⅰ, Ⅱ>는 한마디로 김매자 춤의 기본틀이면서 동시에 넓게는 세상 모든 춤의 탄생과 방법에 대한 철학적 탐구이다. 1997년 한 시간 분량의 솔로 <일무(日巫)>를 통해 본격적으로 춤본을 활용한 한국춤의 구조적 틀을 세상에 내어놓았다. 그의 <춤본>은 춤에 대한 탐색의 이론적 열매이자 춤의 길을 걷는 사람이 수행해야 할 춤의 법도이기도 하다.

“나의 춤은 길이다. 가지 않은 길, 길 없는 길, 그리고 가야만 하는 길. 때로는 힘들고 지쳐 주저앉고 싶은 길이지만 어머니의 치마폭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길이다. 그 길을 따라 걸으며 나의 봄날은 간다. 그리고 내 춤의 여름은 깊다.”

김매자는 1971-1991년 이화여대 무용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1976년 창무예술원을 설립해 후학을 양성하고 한국 창작무용의 분야를 개척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폐막식 <떠나는 배>의 안무를 총괄했으며 <침향무> <비단길> <사물> <꽃신> <하늘의 눈> <심청> <우주로의 여행> 등의 작품을 만들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무용사>, <세계무용사>, <무용인류학> 등이 있다.

아울러 한국춤을 통한 문화외교관의 길도 쉼 없이 걸어오고 있다. 프랑스 리옹의 메종 드 라 당스(무용의 집), 독일의 도이치 오페라 하우스, 러시아 크렘린 궁전 국회의사당(볼쇼이 제2극장)과 마린스키 극장,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이집트 카이로 오페라하우스, 일본 세타가야 퍼블릭 시어터, 중국 북경 국가대극원 등 세계적인 극장들의 초청공연과 프랑스 리옹 댄스 비엔날레, 핀란드 쿠오피오 페스티벌, 미국 리버사이드 댄스 페스티벌, 인도네시아 국제무용제, 멕시코 세르반티노 페스티벌, 일본 동경연극제 등 수많은 해외 초청공연을 통해 우리 춤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왔다.

그의 활약은 미국 뉴욕 타임즈부터 프랑스 르 몽드, 독일 베를린 모닝포스트,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각국의 권위있는 언론매체의 찬사를 받아왔다. 단언컨대, 지금까지 많은 우리 무용가들이 외국 무대에 서왔지만 가장 권위있는 극장과 축제에 초청 받았던 사람은 김매자와 창무회다. 특히나 중국과 일본 문화계의 김매자에 대한 존경과 평가는 상상 이상이다.

이번 공연은 이동연(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이 극본, 이재환이 연출, 예술마을 프로젝트의 예술감독 유사원이 제작총괄을 맡았다.

공연은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지침을 반영해 진행된다. 관람 신청은 5월 24일(월)부터 네이버 예약 페이지에서 가능하며 프로그램 관련 정보는 예술마을 프로젝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