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와 이 무지치의 바로크 향연
조수미와 이 무지치의 바로크 향연
  • 김혜라 공연평론가
  • 승인 2021.11.2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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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와 이무지치의 바로크 음악의 향연 포스터(제공=크레디아)
조수미와 이무지치의 바로크 음악의 향연 포스터(제공=크레디아)

[더프리뷰=서울] 김혜라 기자 = 올해 세계무대 데뷔 35주년을 맞은 소프라노 조수미와 창단 70주년을 맞는 이 무지치의 내한공연이 12월 25-26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조수미가 지난 35년을 돌아보며 선택한 어휘는 ‘바로크’다. 조수미는 커리어의 특별한 순간마다 바로크 음악을 선택했다. 데뷔 20주년에 첫 바로크 앨범을 발매했고, 25주년에는 바로크 프로그램으로 처음 무대에 올랐다. 2014년에는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카라얀의 지휘로 오페라 <가면무도회>를 녹음한 지 25주년을 맞아 바흐의 아리아만을 모아 앨범을 내기도 했다. 화려한 기교와 표현력을 자랑하는 조수미가 커리어를 기념하며 선택한 것은 늘 정제된 음악의 기본 ‘바로크’라는 사실이 의미 있다. 

조수미는 바로크 음악에 대해 ‘본질만 남겨놓고 주변을 둘러싼 많은 것을 걷어낸 음악’이라고 설명한다. ‘음악이 갖고 있는 본질의 힘, 그 깊이를 관객들이 느끼게 되기를 바란다’는 조수미의 바람처럼 이번 무대는 이 어려운 시기에 전하는 정화(淨化)의 음악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는 올해 창단 70주년을 맞은 세계적인 실내악단 이 무지치(I Musici di Roma)가 함께한다. 조수미와 이 무지치가 함께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1975년 첫 한국 방문 후 올해로 18번째 내한 무대를 갖는 이 무지치는 비발디의 <사계>를 가장 사랑받는 클래식 레퍼토리로 만들면서 지금까지 판매된 음반만 2억장이 넘는 전설적인 실내악단이다. 지휘자 토스카니니는 이 무지치를 두고 ‘완벽한 앙상블’이라고 격찬하며 “음악은 결코 죽지 않는다(bravi, bravissimi …no! la musica non muore)”라는 헌사를 보내기도 했다.
  
전설과 전설의 만남, 조수미와 이 무지치  

조수미와 이 무지치는 서로의 특별한 한 해를 기념하며 바로크 앨범 <Lux. 3570>을 녹음, 12월 한국 투어를 앞두고 발매할 예정이다. 이번 한국 무대에서는 앨범 수록곡 일부와 친근한 바로크 프로그램을 함께 연주한다. 이 무지치를 대표하는 곡이자, 트레이드마크인 비발디 <사계>를 비롯해 바흐의 <커피 칸타타>, 퍼셀의 오페라 <아서 왕> 아리아, 헨델의 오페라 <알치나> <줄리오 체사레> 아리아 등 이 무지치와 조수미가 관객들이 바로크 음악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도록 고심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또한 조수미는 이탈리아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 작곡가인 스카를라티의 칸타타 <즐거운 고독, 부정한 운명의 대상> 중 아리아 ‘나는 아직도 너를 보고 있다’를 한국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조수미와 이 무지치 모두 로마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에서 수학했고, 바로크 시대의 오페라와 현악 합주곡들은 이들의 예술적 고향과도 같은 레퍼토리이기에 그 속에 담긴 고고한 우아함과 깊고 그윽한 서정미를 그 누구보다 아름답게 풀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프라노 조수미는 1986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극장에서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7개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 한국인 최초로 20대의 나이에 세계 5대 오페라 극장에 주역으로 섰으며, 성악가 최고 영예인 황금 기러기상과, 국제 푸치니상의 유일한 동양인 수상자, 50여 개가 넘는 레코딩, 동양인 최초 그래미상 수상자, 한국인 최초 `아시아 명예의 전당` 헌액 등 일일이 나열할 필요도 없이 명실상부 최고의 성악가로서 자리를 지켜온 그녀가 35주년을 기념하여 2021년의 마지막 무대를 한국에서 올린다. 이번 한국 공연은 12월 11일 천안을 시작으로, 인천, 음성, 익산, 부산, 세종시, 성남, 그리고 서울까지 8개 도시에 이르는 전국 투어다.
 
입장권 가격은 6만-22만원, 문의는 클럽발코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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