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진엽, 고블린파티와 함께하는 국립무용단 ‘더블빌’
차진엽, 고블린파티와 함께하는 국립무용단 ‘더블빌’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2.04.01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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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더블빌’ 포스터(사진제공=국립극장)
국립무용단 ‘더블빌’ 포스터
(사진제공=국립극장)

[더프리뷰=서울] 채혜린 기자 = 국립무용단(예술감독 손인영)은 4월 21일(목)부터 24일(일)까지 <더블빌>을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더블빌’은 두 작품을 한 무대에서 차례로 공연한다는 의미로, 차진엽의 신작 <몽유도원무>와 고블린파티의 신작 <신선>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몽유도원무 콘셉트 사진 (c)BAKi
몽유도원무 콘셉트 사진 (c)BAKi

차진엽의 <몽유도원무>

조선시대 화가 안견의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를 바탕으로 현실세계의 험난한 여정을 거쳐 이상세계인 도원에 이르는 과정을 차진엽의 안무와 음악, 미장센으로 풀어냈다. 차진엽은 유수의 해외무용단 체험을 거쳐 현재 ‘콜렉티브에이(Collective A)’를 이끌면서 장르를 넘나드는 예술의 확장을 보여주고 있는 안무가다. <몽유도원도> 그림 속 ‘굽이굽이’ 펼쳐진 한국의 산세를 창작의 원천으로 삼았다. ‘굽이굽이’라는 의태어에 인간의 굴곡진 삶과 현실을 극복하려는 생존의 노력이 동시에 담겨 있다는 해석이 다.

<몽유도원무>는 2막으로 구성되며 7명의 무용수가 출연한다. 1막은 비슷한 의상을 입고 서로 닮은 동작으로 몸짓하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2막에는 모든 무용수들이 서로 다른 스타일링을 한 채 각자의 호흡과 춤 선으로 생동하는 개성을 그려낸다.

차진엽은 “아름다운 우리의 산세를 바라보며 지금 우리는 어디에 안주해야 하는지 생각해보았다”라며 “문명의 발달에 익숙해진 우리를 ‘몽유도원’을 꿈꿨던 안견의 마음에 비춰 돌아보고, 이를 창의적인 움직임과 비주얼로 표현하고자 한다”라고 안무 의도를 밝혔다.

 

신선 콘셉트 사진 (C)BAKi
신선 콘셉트 사진 (C)BAKi

고블린파티의 <신선>

고블린파티의 <신선>(안무 임진호 지경민 이경구)은 현세의 걱정을 잊고 오직 춤에 심취한 여덟 신선의 놀음을 춤판으로 풀어낸다. 발칙한 개성을 바탕으로 진지한 탐구를 지향하는 고블린파티는 전통과 현대의 간극을 뛰어넘은 <은장도> <옛날 옛적에> <혼구녕>으로 주목받은 안무가 그룹. 이번 작품에서는 음주가무 중 ‘주(酒)’, 즉 술을 중심으로 새로운 전통 쓰기에 도전한다.

술은 한국무용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소재이다. 신선으로 재탄생한 무용수들은 정중동과 동중정을 오가며 다채로운 춤사위와 구도를 그려낸다. 취한 듯 비틀대면서도 어느새 균형을 찾아가는 신선들의 몸짓은 한국무용 특유의 ‘어르고’ ‘푸는’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무용수들은 몸짓 외에도 표정과 목소리로 강렬한 표현을 더해 한국무용의 유희적 정서를 유쾌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안무그룹 고블린파티는 “술은 정신을 혼미하게 하지만, 한편으로 몸을 구속하는 관습의 철창에서 잠깐이나마 탈출구가 되어준다”라며 “<신선>을 통해 자신의 몸과 춤, 또 다른 세계로의 탐험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술과 한국무용의 만남이라는 색다른 조합,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질 <신선>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차진엽과 고블린파티가 공통으로 꼽은 국립무용단의 강점은 “한국무용을 평생 수련한 무용수의 신체에 내재된 호흡과 춤의 선, 스타일에서 나올 수 있는 새로운 움직임과 감각의 발견”이다. 각자의 스타일로 독자적 예술세계를 구축한 안무가들이 국립무용단과 만나 어떠한 확장을 꾀할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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