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코미디 풍자극 '빛나는 버러지'
다크 코미디 풍자극 '빛나는 버러지'
  • 김영일 기자
  • 승인 2022.11.12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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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하지만 웃음을 멈출 수 없는!
연극 '빛나는 버러지' 출연진 (사진제공=극단 햇)

[더프리뷰=서울] 김영일 기자 = 연극 <빛나는 버러지>는 지난 2021년 극단 햇의 리딩 공연을 통해 가능성이 발견되면서 ㈜엠피앤컴퍼니와 의기투합한 프로젝트이다.

주택 대란의 시대, 꿈의 집을 가질 수 있다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인간의 욕망을 가감 없이 드러낼 연극 <빛나는 버러지>가 오는 11월 29일 드림아트센터 4관에서 개막한다. 내년 1월 8일까지 공연된다.

<빛나는 버러지>는 영국 출신으로 영화, 문학, 그림, 사진, 희곡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작가이자 국내에서는 연극 <빈센트 리버>의 작가로 이름을 알린 필립 리들리(Philip Ridley)가 쓴 희곡이다.

리들리는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으로 관객에게 충격을 가해 극대화된 연극적 효과를 일으키는 영국 특유의 연극기법 ‘대면극(인 유어 페이스 In-your-face)’의 선구자다. <빛나는 버러지>도 블랙 코미디 풍자극이다. 2015년 영국 소호 극장에서 초연되어 ‘꿈꾸던 집에 대한 악몽 같은 이야기‘ ‘관객들까지 양심의 가책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어둡고 코믹한 풍자극’ ‘리들리 특유의 변주가 가득한 작품’ 등 호평을 받았다.

이야기는 평범하고 좋은 사람들인 질과 올리 부부가 도시재생 사업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시작된다. 시청에서 나왔다는 미스터리한 인물 미스 디는 집을 공짜로 주겠다는 제안을 하며 계약서를 들이민다. 부부는 모든 게 의심스럽지만 좋은 집을 가지고 싶다는 열망과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제안을 받아들인다. 공짜 집에 입주한 그들은 곧 어마어마한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집에 침입한 노숙자를 실수로 살해하자 밝은 빛과 함께 완벽한 인테리어가 완성된다. 공짜 집의 대가가 인간의 목숨임을 알게 된 부부는 엄청난 공포심과 죄책감을 느끼지만 좋은 집과 풍요로운 생활에 만족하며 보다 효율적인 살인을 계획하기에 이른다.

작품은 잔혹한 상황으로 관객들을 당황시키면서도 질-올리 부부가 원하는 대로 집을 완성시키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어느새 만족감을 느끼게 한다.

인간의 목숨보다 부동산 소유가 더 우선인 광기 어린 현실에서 욕망의 민낯이 드러나고 관객들은 시종일관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극중 인물들의 유려하지만 부조리한 대사와 황당한 행동들이 주는 속도감과 리듬감을 통해 코믹함을 느끼게 된다.

이번 공연에는 실력을 갖춘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뭉쳤다. 특히 극단 햇의 단원이자 2021년 <빛나는 버러지> 리딩 공연의 주역들인 황석정 배윤범 송인성과 새롭게 합류하는 오정택 최미소 정다희가 함께해 완벽한 호흡을 보여줄 예정이다.

남들처럼 꿈의 집을 가지고 싶어하는 평범한 젊은 부부 중 임신 중인 아내 질 역은 송인성과 최미소, 아내와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살인에 앞장서게 되는 남편  올리 역은 배윤범과 오정택이 맡는다. 또한 질과 올리 앞에 나타나 집 계약서를 내미는 미스터리한 인물 미스 디 역은 황석정과 정다희가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연출은 연극 <빈센트 리버> <히스토리 보이즈> <필로우맨> <오일> 등을 번역하고, <필로우맨> <클래스> <이것은 실존과 생존과 이기에 대한 이야기> <ANAK> <테라피> 등의 연출을 통해 언어의 힘을 드러내고 소수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내 큰 공감을 이끌어낸 이인수 연출가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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