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음악을 들려주는 피아노의 전설, 엘리소 비르살라제
완벽한 음악을 들려주는 피아노의 전설, 엘리소 비르살라제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2.11.20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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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 Exclusive’ 시리즈 – 모차르트와 쇼팽
러시안 피아니즘의 적통, 2017년에 이어 세 번째 내한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금호문화재단의 <금호 Exclusive> 시리즈가 이번에는 넘볼 수 없는 성숙함과 통찰력을 지닌 피아니스트 엘리소 비르살라제(Elisso Virsaladze, 1942-)의 무대를 선보인다. 러시아 피아니즘의 정통계보를 이어가는 엘리소 비르살라제를 2017, 2018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초대하는 것. 그녀는 11월 24일(목) 저녁 8시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모차르트와 쇼팽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강력한 타건과 정교한 해석, 사려 깊은 터치로 또 한번의 전설을 써내려 갈 최고의 연주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전설의 피아니스트 야코프 자크로부터 이지적인 냉철함과 날카로움을, 겐리히 네이가우스로부터 낭만성과 무한한 상상력을 이어받은 엘리소 비르살라제는 리흐테르, 호로비츠와 더불어 한 시대를 이끌어간 피아노의 전설이자 구 소련 ‘최고예술상’에 빛나는 러시아 피아니즘의 정통계보를 잇고 있다. 또한 세계 음악계의 큰 스승으로서 차이콥스키 콩쿠르 1위 수상자 보리스 베레조프스키를 비롯하여 알렉세이 볼로딘, 박종화, 김태형 등 뛰어난 피아니스트들을 꾸준히 배출했으며, 차이콥스키 콩쿠르, 루빈스타인 콩쿠르, 게자 안다 콩쿠르 등의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엘리소 비르살라제는 이번 무대를 위해 평소 그녀가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모차르트와 쇼팽의 작품을 엄선했다.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홀, 베네치아 말리브란 극장에서도 보여주었던 모차르트-쇼팽 프로그램은 작품을 꿰뚫는 그녀의 직관과 세심하게 배려된 음색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이번 공연의 1부에서는 모차르트의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c단조> <피아노를 위한 ‘리종에서 잠들고’ 주제에 의한 9개의 변주곡 C장조> <론도 3번>과 쇼팽의 <왈츠 a단조> <발라드 2번> 등을 연주한다.

엘리소 비르살라제는 빈틈없이 짜인 구조를 바탕으로 특유의 익살스러운 재치와 우아함을 펼쳐내는 모차르트의 폭 넓은 음악적 표현과 리듬, 악센트, 그리고 음색의 변화를 예리하게 활용해 섬세한 감정적 표현을 이끌어내는 쇼팽의 작곡 어법을 그녀만의 해석으로 들려줄 예정이다. 피아니스트이자 음악칼럼니스트 김주영은 “여든의 마스터가 소유하고 있는 마지막 20세기 러시아 피아니즘, 그것이 빚어내는 미소 어린 향기 속에 우리가 오래도록 기다리는 소중한 가치가 숨어있음이 분명하다.”(금호아트홀 4분기 프로그램북)라며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번 공연은 같은 프로그램으로 11월 22일(화) 강동아트센터 대극장에서도 열린다. 또 11월 23일에는 금호아트홀 스튜디오에서 마스터 클라스도 진행된다.

입장권은 전석 9만원이며 금호아트홀 유료회원 등 할인이 적용된다. 예매는 금호아트홀, 인터파크, 티켓링크.

엘리소 비르살라제 내한 리사이틀 (사진제공=금호문화재단)

                     프 로 그 램

W. A. 모차르트

<환상곡 c단조, K.396>
<‘리종에서 잠들고’ 주제에 의한 9개의 변주곡 C장조, K.264>
<론도 a단조, K.511>

F. 쇼팽

<왈츠 a단조, B.150, Op. posth>
<발라드 제2번 F장조, Op.38>

                  휴  식

W. A. 모차르트

<환상곡 c단조, K.475>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c단조, K.457>

F. 쇼팽

<야상곡 제7번 c-sharp단조, Op.27-1>
<야상곡 제8번 D-flat장조, Op.27-2>
<발라드 제3번 A-flat장조, Op.47>

엘리소 비르살라제(Elisso Virsaladze)

엘리소 비르살라제는 조지아 트빌리시 출신으로, 그녀의 가문은 몇 세대에 걸쳐 조지아 문화예술 분야에서 기여해왔다. 엘리소 비르살라제는 그녀의 할머니인 아나스타샤 비르살라제 교수에게서 첫 피아노 레슨을 받았다. 이후 그녀는 고향을 떠나 모스크바로 이주했고, 20세에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3위를 수상했다.

모스크바에서는 겐리히 네이가우스와 야코프 자크 문하에서 공부했다. 두 교수의 교육 아래 뛰어난 예술적 발전을 이루며 명성 높은 러시아 피아니즘의 유산을 이어받았다. 그렇기에 엘리소 비르살라제가 오늘날 명교수로 손꼽히고 그녀의 제자들이 세계 콩쿠르를 휩쓰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모스크바 음악원과 뮌헨 국립음대 정교수를 역임했으며 주요 콩쿠르 중 그녀가 심사위원을 해보지 않은 콩쿠르는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녀가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대표적 콩쿠르로는 스페인 산탄데르, 취리히 게자 안다, 텔 아비브 루빈슈타인,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그리고 리흐테르 콩쿠르가 있다.

엘리소 비르살라제는 특히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작곡가들, 그 중에서도 모차르트와 베토벤, 쇼팽과 슈만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24세에 츠비카우에서 열린 슈만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고, 세계 언론에 의해 슈만 작품의 근래 가장 위대한 해석자로 일컬어지고 있다. 동시에 그녀는 현대 러시아 작곡가의 작품을 비롯한 광범위한 레퍼토리로도 명성이 높다. 조지아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구 소련 정부는 1989년 그녀에게 최고 영예인 인민예술가상을 수여했다.

엘리소 비르살라제는 세계 여러 도시에서 정기적으로 무대를 갖고 있으며, 오랜 음악 파트너인 첼리스트 나탈리아 구트만과도 자주 함께 무대를 꾸몄다. 또한 실내악 연주자이자 오케스트라 협연자로서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로열 필하모닉 등과 협연했으며 북미, 일본, 유럽에서 순회연주를 가진 바 있다. 루돌프 바르샤이, 키릴 콘드라신, 리카르도 무티, 쿠르트 잔델링, 볼프강 자발리시, 예브게니 스베틀라노프, 유리 테미르카노프를 비롯한 여러 거장들과 작업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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