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디아스포라, 서울시뮤지컬단의 ‘알로하, 나의 엄마들’
하와이 디아스포라, 서울시뮤지컬단의 ‘알로하, 나의 엄마들’
  • 김영일 기자
  • 승인 2022.11.25 0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한 장만 보고 결혼했던 우리 할머니들의 그 시절 그 이야기
배우 박영수, 정동화, 홍지희, 이수정, 주다온과 서울시뮤지컬단 앙상블

[더프리뷰=서울] 김영일 기자 = 한국인들의 디아스포라를 다룬 영화 <미나리>, 드라마 <파친코>를 이을 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이 나왔다. 사진 한 장에 운명을 걸고 하와이로 떠난 '사진신부'들의 인생을 그린 작품이다.

서울시뮤지컬단의 신작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약 100년 전 사진 한 장에 평생을 걸고 하와이로 시집간 사진신부 세 명의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삶의 터전과 공동체를 떠나 살아가는 이들의 발자취는 언제나 끊임없는 도전과 실패, 좌절과 희망의 연속이다. 공연은 지난 11월 22일 개막, 오는 12월 11일까지 계속된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식민시대와 전쟁, 분단 등으로 한국인들은 끊임없이 고향을 등지고 새로운 희망의 땅을 찾아 나섰다. 그 숱한 역경 속에서도 똘똘 뭉쳐 낯선 땅에 뿌리내리는 모습은 언제나 우리를 전율하게 만든다. 

​미국으로 향한 한인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 <미나리>와 재일교포들의 삶을 소설과 드라마로 그린 <파친코> 등 한국의 디아스포라를 담은 서사들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이유다. 

​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자유와 꿈을 찾아 운명을 뛰어넘어 하와이로 향한 세 여인의 이야기인 동시에 힘겨운 곳에서 서로를 의지하고 도우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뜻을 모은 이주 여성들의 연대기이다.

​원작 소설을 쓴 작가 이금이는 우연히 재외동포 관련 자료를 찾다가 한 장의 사진을 보게 된다. 앳된 얼굴의 10대 소녀 세 명이 저마다 양산과 꽃다발, 부채를 들고 함께 찍은 흑백사진. 바로 '사진신부'들의 모습이다. 한 인터뷰에서 “사진을 보는 순간 내게 이야기가 확 들어왔다. ​생명을 불어넣어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작가는 사진 속 그녀들의 굴곡진 하와이 삶의 투쟁과 여성 연대기를 파란만장한 서사로 풀어냈다. 

​1984년 동화로 등단한 후 <소희의 방> <너도 하늘말나리야> 등 어린이청소년문학의 문학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수작들을 꾸준히 선보이며 두터운 독자층을 이루고 있는 이 작가는, 지난해 초연에 이어 올해도 공연 중인 뮤지컬 <유진과 유진>의 원작 동명 소설을 비롯해 2020년 발표한 소설 <알로하, 나의 엄마들> 등 장편소설들을 통해 성인층 독자들의 지지도 열렬히 받고 있다. 

​이번 공연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은 “관객 모두에게 따뜻한 감동을 전하는 작품이며,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깊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 제작을 위해 세련된 감각의 창작진이 뭉쳤다. 뮤지컬 <한밤의 세레나데> <식구를 찾아서> 등 화제의 창작 뮤지컬을 쓰고 연출했으며 배우로도 활동 중인 오미영이 소설을 무대언어로 바꿨다. 

​“386페이지의 소설을 무대에 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세 소녀가 자신의 삶을 헤쳐나가고 서로 연대하는 이야기를 중심에 두었다.”는 오 작가는 “인생의 거친 파도를 넘어 성숙한 어른이 되는 세 소녀의 용감한 연대기가 뜨거운 감동의 파문을 일으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뮤지컬 <콩칠팔새삼륙> <중독>,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 등 독특하고 남다른 소재의 이야기를 세련된 선율로 풀어온 이나오 작곡가는 이번 공연을 두고 “일출부터 일몰까지 다양한 빛깔을 지닌 하루의 확장처럼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설명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뮤지컬의 클래시컬한 색깔과 현대적 감성을 적절히 접목시키며 넘버들간의 섬세한 연결고리를 구축하는 작업에 더욱 신경을 썼다.”고 말한다.

​연출은 <어린 왕자> <더 정글북> 등 소설의 무대화 뿐 아니라 <쓰릴 미> <아랑가> 등 다수의 화제작을 지휘했던 이대웅이 맡았다. “끈질기고 억척스럽게 아픔의 시간을 살아내면서 희망을 잃지 않고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자신만의 연대기를 만들어낸 세 여인을 통해 삶의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고 밝히며 “지역적 거리감, 방대한 공간감, 세월의 시간감, 이 세 가지를 중극장 무대에서 뮤지컬 형식으로 다채롭게 표현해 나가는 것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공연 관람료는 3만-7만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