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30년대 K-팝을 직접 불러드립니다!
1920-30년대 K-팝을 직접 불러드립니다!
  • 조일하 기자
  • 승인 2023.09.05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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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유행가_포스터(사진제공=국립국악원)
'경셩유행가'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국립국악원)

[더프리뷰=서울] 조일하 기자 =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9월 6일(수)과 7일(목) 저녁 7시 30분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1920-3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유행가를 한데 모은 기획공연 '경셩유행가'를 선보인다.

당시 유성기 음반이라는 새로운 매체의 등장으로 주목받은 스타 명창들의 주옥같은 민요, 판소리, 신민요 등 15곡을 민속악단 성악단원들의 목소리로 무대에 되살린다.

1920년대를 기점으로 국내에 등장한 유성기 음반은 본래 소리판이나 풍류방에서 즐겼던 우리 소리의 무대를 안방과 사랑방으로 옮겨놓았다. 누구나 언제든 어디서든 소리를 즐길 수 있게 한 유성기의 등장으로 당대 소리꾼들은 일약 스타로 떠오르고 그들의 노래는 대중이 따라 부르는 유행가가 되었다.

당시 한 면에 3분 30초 가량 수록할 수 있는 음반의 제한된 시간분량에 따라 유성기 음반의 등장은 자연히 음악의 속도를 빠르게 하고, 대중에게 짧은 시간에 음악을 소비하게 해 다양한 유행가의 탄생에 일조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러한 유성기 음반에 담긴 대표적인 유행가를 전통성악 장르로 구분해 민속악단 단원들의 목소리로 소개한다.

첫 무대를 여는 서도소리에서는 최순경, 장학선 명창이 부른 <서도 성주푸리>를 비롯해 최순경의 <반월가> <화투풀이>를 들려준다. 지금의 서도소리에 비하면 애잔한 정서는 덜하고 잔잔하면서도 고졸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가야금병창으로 유행가의 중심에 섰던 오태석의 <박타령>과 <돈타령>, 이소향의 <호접몽>, 성금암의 <소년가>도 만날 수 있다. 그저 소리를 받쳐주는 가야금의 보조 역할을 넘어 뛰어난 기량의 연주력이 돋보인 점이 특징이었는데, 이번 공연에서도 원곡의 소리와 연주의 멋을 살려 선을 보인다.

이화중선, 임방울, 박녹주, 김초향 등 당대 전설로 불리던 판소리계 스타들의 곡 다섯 작품도 준비돼 있다. 모든 소리에 힘을 주어 부르는 요즘의 판소리와 달리, 때론 힘을 빼고 담백하게 무심한 듯 부르는 등 곡의 정서를 충실히 전한다. 이번 무대에서도 민속악단 명창들의 농익은 소리로 관객의 김정을 흔들어 놓을 예정이다.

당시 통속민요가 서양음악과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노랫말을 만나 탄생한 '신민요' 장르도 모아 무대에 올린다. 신민요를 통해 작곡과 작사의 개념이 등장하고 전통악기와 서양악기의 반주가 어우러지며 큰 인기를 모은 '신민요'는 당대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시대의 장르이기도 했다. 이번 무대에서도 그 시절의 분위기를 되살리기 위해 손풍금(아코디언)을 추가, 소리의 맛을 더했다.

유지숙 민속악단 예술감독은 "K팝이 세계적 대중음악이 된 이 시대 관객들에게 100여 년 전 유행가의 중심에 섰던 전통성악의 대표 작품을 소개함으로써 우리 소리의 대중성을 다시 발견하고 예술적인 새로움을 다시 추구해 보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 또는 전화(02-580-3300)으로 입장권을 예약할 수 있다. 전석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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