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장 오케스트라를 정복한 남자, 김한이 들려주는 20세기 클라리넷의 모든 것
본고장 오케스트라를 정복한 남자, 김한이 들려주는 20세기 클라리넷의 모든 것
  • 김준형 음악칼럼니스트
  • 승인 2024.04.10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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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포스터 (사진제공 = 금호문화재단)
김한 리사이틀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금호문화재단)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동양인은 관악기에 약하다'라는 오래된 편견을 깨고 한국인 연주자의 저력을 세계 무대에 알리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관악연주자 김한이 리사이틀을 연다. 4월 18일(목) 오후 7시 30분 금호아트홀 연세.

 

파리 국립오페라의 클라리넷 수석 선발 오디션에서 상임지휘자의 선택을 받아 350년 역사상 동양인 최초로 관악부문 종신수석으로 임용된 클라리네티스트 김한은 어린 시절부터 본 고장의 오케스트라를 향해 있었다.

 

취리히 오페라 오케스트라 아카데미 단원을 거쳐 2018년 22세의 나이로 핀란드 방송교향악단 제2수석 클라리넷 주자로 임용돼 수 년간 활약했으며,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협연 시, 클라리넷 솔로의 아름다운 선율로 많은 클래식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바 있다. 이 외에도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프랑스 국립교향악단 등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의 객원수석으로 활동하는 등 오케스트라 연주자로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금호아트홀의 <NET; WORK> 시리즈는 연주자가 직접 음악 작품들을 페어링하고 숨겨진 음악적 흐름을 찾아 소개하는 스페셜 큐레이션의 무대이다. 시대와 작곡가, 작품을 관통하는 연결고리를 통해 각 연주자들은 직접 공연의 콘셉트를 기획하고, 색다른 관점에서 자신만의 해석을 들려줌으로써 보다 특별한 음악세계를 구축해 제시한다. 지난 2월 진한 러시아 음악의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준 첼리스트 이정란과 피아니스트 김태형의 무대에 이어,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바수니스트 유성권, 트럼페터 성재창이 특별한 큐레이션을 풀어낼 계획이다.

 

4월 18일에는 김한(1996년생)이 <NET; WORK> 시리즈의 스페셜 큐레이터로 나선다. 그는 20세기 작품간의 연결고리를 풀어내며 당대 작곡가들이 사랑한 클라리넷의 모든 것을 펼쳐보인다. 클라리넷은 폭넓은 음역대와 유연하고도 역동적인 표현력으로 현대음악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악기이다. 클라리넷 레퍼토리를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지평을 넓혀온 김한은 지난 2021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무대에서 현대 클라리넷 프로그램에 도전해 성공적인 무대를 꾸민 바 있다.

 

이번 공연의 전반에는 스트라빈스키의 <세 개의 소품>(1919)과 생상스의 <소나타 Op.167>, 아르튀르 오네제르의 <클라리넷 소나티네>와 풀랭크의 <소나타 FP184>를 들려주며, 후반에는 앙리 토마시의 <아테네풍의 소나티네>, 에디슨 데니소프의 <클라리넷 소나타>, 도널드 마르티노의 <클라리넷 독주 ‘작품집’>, 슈톡하우젠의 <우정>(1977)을 연주한다. 이번 프로그램의 모든 작품은 동시대 약 60년의 기간 동안 작곡된 것들이다.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은 작곡가들의 클라리넷 작품을 집약적으로 들어보며, 클라리넷이 지닌 무한한 확장성에 주목하기 바란다. 이날 공연은 번뜩이는 음악적 아이디어를 자유로이 펼쳐내는 피아니스트 박종해가 함께 한다.

 

김한은 2007년 11세의 나이로 금호영재콘서트 데뷔 이후 차세대 클라리네티스트로 끊임없이 주목받았으며, 2019년 ARD 국제음악콩쿠르 준우승과 청중상, 2016년 자크 랑슬로 국제 클라리넷 콩쿠르 심사위원 만장일치 1위와 2개 부문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무대에 이름을 확고히 했다. 그는 남서독 방송교향악단, 핀란드 방송교향악단, 뮌헨 방송교향악단, 서울시향, KBS교향악단 등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하이델베르크 스프링 음악축제, 파블로 카잘스 페스티벌, 통영국제음악제, 평창대관령음악제 등에도 꾸준히 초청받고 있다.

 

김한은 예원학교와 싱가포르 국립예술학교를 거쳐 영국 이튼 칼리지를 음악장학생으로 졸업했으며, 길드홀 음악연극학교에서 앤드루 웹스터를 사사했다. 독일 뤼벡 국립음대에서 '클라리넷의 여제' 자비네 마이어의 마지막 가르침을 받은 제자로서 석사과정과 최고연주자과정을 최고 성적으로 마쳤다. 2021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를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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