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쿨베리무용단 차기 예술감독 공모
스웨덴 쿨베리무용단 차기 예술감독 공모
  • 배소연 기자
  • 승인 2021.07.10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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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 역사의 스웨덴 대표 무용단
한국에선 두 차례 공연
쿨베리 공연 작품 중에서(사진제공=쿨베리 홈페이지)
쿨베리 공연 작품 중에서(사진출처=쿨베리 홈페이지)

 

[더프리뷰=서울] 배소연 기자 = 54년간 세계적인 명성을 누려온 스웨덴의 대표 무용단 쿨베리(Cullberg)가 2022년부터 단체를 이끌어갈 역량 있는 예술감독을 8월 9일까지 공개 모집한다.

스웨덴을 상징하는 문화대사이자 세계인이 사랑하는 쿨베리는 전세계 주요 안무가들을 초빙해 춤의 정의를 늘 경신하고 창작과 표현의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탐구하면서 세계 무용계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있다. 차기 예술감독은 2022년부터 4년간 무용수들과의 소통을 포함, 국내외 공연 전반에 관한 업무를 관리, 수행하게 된다. 

현 예술감독인 네덜란드 출신 가브리엘 스미츠(Gabriel Smeets)는 2014년부터 지금까지 △국내외 공연 △객원 안무가 초청 △디지털 아카이브 웹사이트 구축 △단체 명칭을 '쿨베리발레단(Cullbergbaletten)'에서 '쿨베리'로 변경하고 로고와 디자인도 변경 △쿨베리 토크(Cullberg Talks) 등 시대 흐름에 맞춰 온·오프라인 소통방식 구축 등을 통해 1967년 창단 이래 제작된 모든 작품과 연구, 기록물을 효율적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2019-2022년 알마 쇠더베리(Alma Söderberg), 데보라 헤이(Deborah Hay), 예프타 반 딘테르(Jefta van Dinther) 등 3인의 초빙 안무가와 협업을 통해 독창적이고 모험적인 작품을 제작하는 등 국내외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과거 단체명은 쿨베리발레단(Cullbergbaletten)이었다. 스웨덴에서는 '발레'가 무용을 통칭하는 용어였기 때문에 창단 때부터 '발레'라는 단어를 사용해왔지만 항상 새로운 현대발레 및 현대무용 작품에 대한 추구와 개척정신을 고려, 스미츠 예술감독이 재임하는 동안 ‘쿨베리’로 단체명을 변경했다. (더프리뷰 2019년 3월 29일자 참조)

창단자인 비르기트 쿨베리(Birgit Ragnhild Cullberg, 1908-1999)는 1950년 <미스 줄리 Miss Julie> 초연 이래 스웨덴뿐만 아니라 세계 무용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쳤던 무용가이다. 열정적이면서도 때로는 유머러스한 스타일을 겸비한 비르기트 쿨베리는 스웨덴 국립극단(Riksteatern) 산하에서 3명의 스웨덴 출신과 5명의 외국인 무용수 등 총 8명을 선발해 지난 1967년 쿨베리발레단을 창단했다. 

이후, 쿨베리의 아들인 마츠 에크(Mats Ek)가 예술감독 겸 안무가로 합류했다. 1980-90년대 마츠 에크는 <백조의 호수> <지젤> <카르멘> 등 유명 고전발레의 전위적 해석으로 전세계 무용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마츠 에크는 연극 연출가 출신답게 추상적인 표현 대신 연극적인 표현과 독특한 안무로 유머러스하면서도 뚜렷한 철학적 메시지를 담은 현대발레 작품을 많이 만들었다. 마츠 에크 외에도 이르지 킬리안(Jiri Kylian), 나초 두아토(Nacho Duato), 크리스토퍼 브루스(Christopher Bruce), 오하드 나하린(Ohad Naharin) 등 안무 거장들을 초빙해 화제의 신작들을 만들어 나갔다. 

또한 카롤린 칼슨(Carolyn Carlson), 레나 벤너그렌-유라스(Lena Wennergren-Juras), 마르가레타 리즈트롬(Margareta Lidstrom), 요한 잉예르(Johan Inger), 가브리엘 스미츠 등 유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무용가들이 제작에 동참하며 이 단체를 이끌어 왔다.

한국에는 두 차례 찾아왔다. 2003년 4월 LG아트센터에서 <백조의 호수>로 한국 관객들을 만났다. 마츠 에크는 “동화적인 이야기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숨어 있다”는 믿음 아래 선과 악, 남과 여, 추함과 아름다움에 대한 이분법적인 사고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깨는 독특한 해석을 보여준다. 나약한 왕자와 맨발의 대머리 백조로 재구성한 <백조의 호수>는 차이콥스키의 음악만 빼고는 주제, 의상, 무대 등 고전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작품으로 공연을 선보여 한국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2012년 10월 강동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국제무용협회(CID-UNESCO)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시댄스) 개막작으로 한국을 다시 찾았다. 캐나다 안무가 크리스탈 파이트(Crystal Pite)의 <공연중 Xspectacle>, 알렉산더 에크만(Alexander Ekman)의 무용영화 <40미터 아래 40M UNDER>, 요한 잉예르의 신작 등으로 2003년 내한 당시와는 전혀 다른 현대무용 공연을 보여주었다.  

스웨덴 출신 요한 잉게르 안무가의 '검정과 꽃' 작품(사진제공=쿨베리 홈페이지)
요한 잉예르 안무 '검정과 꽃' (사진출처=쿨베리 홈페이지)

 

내년이면 창단 55주년을 맞이하는 쿨베리가 향후 누구를 새로운 감독으로 맞아들여 어떤 변신을 꾀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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