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초인 ‘우리 엄마는 선녀였다’
극단 초인 ‘우리 엄마는 선녀였다’
  • 이시우 기자
  • 승인 2021.11.30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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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의 재해석
국내외 무대 휩쓴 강렬한 충격의 무언극
'우리 엄마는 선녀였다' 포스터 (c)극단초인
'우리 엄마는 선녀였다' 포스터
(c)극단초인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극단 초인(대표 박정의)의 대표 레퍼토리 <우리 엄마는 선녀였다>가 12월 3일(금)부터 5일(일)까지 꿈의숲아트센터 퍼포먼스홀에 오른다.

설화에 대한 의문에서 비롯된 출발
극단 초인이 두 번째로 많이 공연한 대표 레퍼토리 <우리 엄마는 선녀였다>는 ‘선녀의 날개옷을 훔치는 행위는 폭력’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작·연출을 맡은 박정의는 보은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던 설화 ‘선녀와 나무꾼’을 돌이켜보니 몇 가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고, 그 부분을 파헤치고 싶어 ‘선녀와 나무꾼’의 숨은 의미에 주목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연극은 설화를 차용했지만, 단순한 스토리 구조에서 벗어나 인간관계 속에 잠재된 갈등과 내재된 폭력의 구조를 드러내 비폭력, 반전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이 작품에는 크고 작은 폭력의 형태가 등장한다. 나무꾼의 노모가 자식을 위해 선녀의 날개옷을 훔치는 행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선녀에게 아내이자 며느리로 살아갈 것을 강요하는 것, 전쟁이라는 상황이 개인에게 행하는 폭력 등이다. 작품은 이러한 폭력을 설화의 현대적인 재해석을 통해 고발한다.

이 작품은 국내는 물론 해외 관객과 평단에도 충격을 안겼다. 2007년 영국 브리티쉬 시어터 가이드(British Theatre Guide)는 “극단 초인은 민족과 인종, 문화에 관계없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보편적 특성을 관객들과 공유한다”라며 “<우리 엄마는 선녀였다>는 그 자체로 소통의 경계를 뛰어넘는 커뮤니케이션의 승리”라고 극찬했다. 가족, 그리고 전쟁이라는 이름의 폭력에 주목하며 ‘선녀와 나무꾼’을 새롭게 읽어가는 <우리 엄마는 선녀였다>는 2021년 다시 무대에 오르며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엄마는 선녀였다' 작품 중에서 (c)극단초인
'우리 엄마는 선녀였다' 작품 중에서 (c)극단초인

무언극이 전하는 큰 울림
극단 초인은 작업 시 인물의 심리를 호흡으로 만들어내고, 그 호흡을 움직임으로 발전시키며 ‘호흡에 가까운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우리 엄마는 선녀였다>는 그러한 초인의 특징이 가장 도드라지게 보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무언극이다. 대사보다는 호흡으로 인물의 깊은 내면과 진실한 감정을 전달하고, 언어가 지닌 한계를 넘어 신체의 언어로서, 나이나 국적 등을 막론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작품을 만들고자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림자, 인형 등의 활용으로 설화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이런 극 분위기는 관객의 내면 깊이 숨겨진 본성에 호소하는 효과를 낸다.

'우리 엄마는 선녀였다' 작품 중에서 (c)극단초인
'우리 엄마는 선녀였다' 작품 중에서 (c)극단초인

초인의 독창적인 시도에 국내 관객과 평단은 2006년 고마나루 향토연극제 연출상·연기상, 2008년 광주평화연극제 평화연극상을 안기며 응답했다. 해외 반응도 뜨거웠다. 2007-2008년 아비뇽 페스티벌,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했고, 2011년에는 네덜란드 15개 극장 투어를 했다.

설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바탕에 두며 오직 몸짓으로 말보다 더 강렬한 충격을 안기는 연극 <우리 엄마는 선녀였다>는 <타이피스트> <한여름 밤의 낭독극> <99%> <스프레이>에 이어 ‘2021년 극단 초인 명작연극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으로 올라간다. 올해 15주년을 맞이한 <우리 엄마는 선녀였다>는 새로운 무대 디자인에 영상 매핑을 더하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무대로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예매는 세종문화회관, 인터파크티켓, 플레이티켓. 전석 3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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