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밤을 수놓을 테너 김세일 ‘시인의 사랑’
5월의 밤을 수놓을 테너 김세일 ‘시인의 사랑’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2.04.13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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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하둘라와 함께 ‘슈만의 밤‘ 듀오 무대
‘시인의 사랑’ 포스터(사진제공=목프러덕션)
‘시인의 사랑’ 포스터(사진제공=목프러덕션)

[더프리뷰=서울] 채혜린 기자 = 유럽 무대에서 동양인에게 주어지는 경우가 드문 에반겔리스트 역을 맡으며 일찌감치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은 미성의 테너 김세일. 오라토리오와 리트(독일 가곡) 무대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하고 있는 그가 2018년 슈베르트의 3대 연가곡 중 하나인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전곡 연주에 이어 낭만주의 리트의 정석이자 우리나라 관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으로 싱그러운 5월의 밤을 수놓는다.

이번 리사이틀은 세계적인 가곡 반주자이자 빈 국립음대 교수인 마르쿠스 하둘라와 함께 작업한 무대라 더욱 의미가 깊다. 문학과 음악의 가장 완벽한 조합이라고 평가받는 슈만의 <시인의 사랑>은 독일의 대표 시인 하이네의 시와 슈만 특유의 서정성을 예술로 승화시킨 연가곡이다. 더불어 슈만의 연가곡 중 최초의 작품이자 하이네의 아픈 사랑에 대한 내용을 담은 <리더크라이스>까지 독일 가곡이 친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흡입력 있으면서 예술성 짙은 연가곡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리사이틀은 낭만주의의 문을 두드리는 <리더크라이스>로 슈만 가곡세계로의 여정을 시작한다. <리더크라이스>는 슈만이 클라라와 결혼한 해에 쓴 가곡집이다. 수준 높은 독일어를 구사하는 테너 김세일의 “귀족적이고 따뜻하며 거장다운 소리”(스위스 ‘란트보테’ 신문)로 슈만 특유의 노래다운 서정성과 다채로운 감정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곡의 분위기와 아름다움을 온 영혼으로 담아내는 김세일의 음성으로 관객들에게 한층 더 다가갈 수 있는 소통의 시간이 될 것이다.

이어지는 무대에선 제1곡 '진정 아름다운 오월에'를 시작으로 <시인의 사랑> 전곡이 올려진다. 슈만의 가곡 중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시인의 사랑>은 문학과 음악이 가장 완벽한 조합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시인의 사랑>은 김세일이 학창시절 처음으로 접한 연가곡이자 ‘마치 첫사랑과 이루어진 기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애정하는 작품이다. 16개의 연가곡을 한 호흡으로 연결하여 성악과 피아노가 서로 대화하는 과정을 통해 슈만이 표현하고자 했던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를 테너 김세일의 깊은 울림으로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가곡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각 곡의 연주 길이가 짧기에 어려움이 없고 편안하게 청각적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사랑, 기쁨, 그리움에 대한 주제로 여러 가지의 감정을 보다 더 애절하고도 서정적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이번 리사이틀의 프로그램을 <시인의 사랑>으로 택한 이유는 슈만의 감정들을 오롯이 담기 위한 여정임을 말해준다. 리사이틀을 통해 김세일은 “가곡의 묘미는 무한한 상상력이다. 그 상상력 안에 슈만, 하이네 그리고 김세일이 혼재한다. 나의 노래를 접하는 분들에게도 이러한 흥미로운 그림들이 마음 속에 펼쳐지기를 바라본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프로그램은 <R.Schumann/Liederkreis, Op.24> <R.Schumann/Belsazar, Op.57> <R.Schumann/Die beiden Grenadiere, Op.49-1> <R.Schumann/Dichterliebe, Op.48>로 진행된다.

김세일과 마르쿠스 하둘라는 지난 2020년, 코로나로 두 번이나 한국 연주를 취소해야 했다. 그 시간만큼 더욱 의기투합한 두 연주자의 특별한 만남은 벌써부터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성악가 마르쿠스 셰퍼, 비올리스트 타베아 치머만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한 마르쿠스 하둘라는 정서가 단편적이지 않은 하이네의 시들을 언어가 다 담아낼 수 없는 고통, 그리움 등을 피아노를 통해 표현해낼 것이다. 김세일의 독보적인 미성, 반주자와의 호흡, 전달되는 가사를 통해 슈만 음악의 진수를 오롯이 느껴볼 수 있는 무대다.

테너 김세일은 서울예고 재학시절 유럽으로 건너가 로마 산타체칠리아 음악원, 스위스 제네바 음악원, 스위스 취리히 음대 최고연주자 과정, 그리고 네덜란드 오페라 스튜디오를 거쳤다. 아테네 마리아 칼라스 콩쿠르 2위, 네덜란드 IVC 콩쿠르 가곡상, 그리고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 아카데미 최고의 성악가상 등 여러 저명한 국제콩쿠르 및 음악제에서 수 차례 수상했다.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음색을 지닌 테너 김세일과, 열정적인 가곡 피아니스트인 동시에 유럽 전역에서 여러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마르쿠스 하둘라가 빚어내는 <시인의 사랑>에 마음이 쏠린다.

공연은 5월 12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다. 입장권은 예술의전당 티켓과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구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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