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음악축제 위상 확인시킨 ‘한화와 함께하는 2022 교향악축제’
대표 음악축제 위상 확인시킨 ‘한화와 함께하는 2022 교향악축제’
  • 이시우 기자
  • 승인 2022.05.0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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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 음악인, 유례없는 대편성, 신선한 레퍼토리
'한화와 함께하는 2022 교향악축제' 포스터(사진제공=예술의전당)
'한화와 함께하는 2022 교향악축제' 포스터(사진제공=예술의전당)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예술의전당에서 4월 2일(토)부터 24일(일)까지 23일간 열렸던 ‘한화와 함께하는 2022 교향악축제’(이하 교향악축제)가 유례없는 큰 관심을 모으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국내 대표 교향악단 20개가 ‘하모니’라는 부제 아래 음악계의 코로나 극복 의지를 한 목소리로 알렸다. 중견과 신예의 조화, 다양한 음악 사조를 아우르는 레퍼토리 등이 콘서트홀 무대를 화합의 장으로 바꾸었다.

이번 교향악축제는 총 2만2천여 명이 관람하고 온라인으로 약 13만 명, 야외광장에서 약 4천 명이 축제를 만끽했다. 20명의 지휘자, 22명의 협연자, 2명의 창작곡 위촉 작곡가, 1천910명의 교향악단 단원까지 총 1천954명이 축제 여정에 동참했다.

KBS교향악단 사진(사진제공=예술의전당)
KBS교향악단 사진(사진제공=예술의전당)

이번 교향악축제에서는 관현악단의 연주라면 곧장 떠올리게 되는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슈만이 한켠으로 비켜서고, 탄생 150주년을 맞는 스크리야빈과 본 윌리엄스, 200주년의 프랑크가 그 자리를 채웠다. 칼리니코프, 코플란드, 존 케이지 등 무대에서 실연으로 만나기 힘들었던 작곡가들을 비롯해 오늘의 음악을 연구하는 진은숙, 오종성, 최병돈 등, 전 세계의 모든 음악사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번 교향악축제를 수놓았다.

스크리야빈의 교향곡 2번과 4번의 <법열의 시>, 본 윌리엄스의 <토마스 탤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 프랑크의 교향시 <저주받은 사냥꾼>은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흔하게 반복되는 <서곡-협주곡-교향곡> 진행 순서를 탈피해 서곡을 건너뛰거나, 교향시나 환상곡을 2부에 배치했고, 교향악축제로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존 케이지의 <4분 33초>는 특별하면서도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했다.

축제 초반부터 매진을 기록하며 5회의 공연은 무대 뒤편 합창석을 추가 판매하기도 했다. 예술의전당 야외광장에 설치한 400인치 모니터와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생중계, 일부 회차의 라디오 생중계가 결합해 음악회 관객의 범위를 비약적으로 확대시키기도 하였다.

교향악축제 첫 나들이에 나선 지휘자 윤한결, 정주영, 이승원, 김건, 정헌이, 출연진으로는 임주희, 김도현, 김수연, 이혁, 박재홍, 윤아인(피아노), 파비올라 김, 한수진, 박수예(바이올린), 김세준(비올라), 한재민(첼로), 김상윤(클라리넷)이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올리며 우리 클래식계의 세대교체를 알렸다.

신진 발굴은 교향악축제의 특징 중 하나인데, 협연자 평균 나이 33세, 22명 협연자 중 10명이 10-20대로 구성된 점도 이색적이다. 코로나로 어려웠던 지난 2년간 만나기 힘들었던 브루크너, 쇼스타코비치의 대편성 작품으로 매회 100여 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이 무대를 채워주었다. 교향악축제 최초로 시행한 ‘창작곡 공모’를 통해 발굴한 오종성과 최병돈의 작품도 우리 시대 음악을 소개하는 새로운 등용문으로서 교향악축제의 이름을 알렸다. 이번 창작곡 공모는, 작곡가 발굴 행사가 단순히 시상에 그쳐온 우리 현실을 극복하고 잦은 연주를 통해 클래식 음악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고자 시행되었다.

예술의전당은 ‘2023 교향악축제 창작곡 공모’도 시작해 9월까지 이어간다.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적의 작곡가라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공모하는 작품은 양악 3관 편성 이내의 8-12분 내외 관현악곡으로, 타 작곡콩쿠르 입상 작품 혹은 재연 작품을 제외한 초연 작품만 응모 가능하다. 총 5편 이내의 작품을 선정해 상금을 제공하고, 선정작은 2023년 교향악축제에서 연주된다. 선정 상금은 200만 원이며 2023년 연주에는 별도로 작품 사용료 300만 원을 지급한다. 대규모 관현악 축제에서 매년 창작곡을 공모해 연주 레퍼토리를 넓혀가는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내년 개최시기는 6월 (사진제공=예술의전당)
내년 개최시기는 6월 (사진제공=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은 전관 개관 30주년, 콘서트홀 개관 35주년을 맞는 내년 교향악축제의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6월로 개최 시기를 변경하고 ▶광장 등 예술의전당 야외공간을 활용해 생중계를 통한 관람 기회를 확대하고 ▶옥내외 프린지 공연과 마스터클래스 등 다채로운 행사로 축제성을 강화하며 ▶창작곡 위촉을 계속해 레퍼토리를 확대하고 ▶음악인의 화합과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공동활동도 개발 중이다.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코로나 어려움에도 후원을 계속해준 한화그룹에 감사드리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음악축제가 되도록 변화와 혁신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교향악축제 개최 시기를 변경함으로써 교향악단과 협연 연주자의 섭외와 음악회 준비에 보다 많은 공을 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89년 시작되어 올해로 34회를 맞는 교향악축제가 내년부터 어떤 면모를 갖추게 될지 기대가 쏠린다. 예술의전당은 2005년과 2020년 각각 6월과 7월에 교향악축제를 개최해 시즌별 특징을 이미 파악한 바 있다.

한화, 23년간 이어온 기업 메세나의 모범

2000년부터 교향악축제를 후원해 온 한화가 올해에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23년간 단일 행사를 단독 후원한 것은 우리나라 기업 메세나 역사에 전무후무한 사례로 손꼽힌다. 한화의 후원은 서울과 지역의 교향악단이 교류 발전하고 중견과 신예 연주자들이 화합하는 장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예술의전당은 한화의 후원에 힘입어 입장권 가격을 낮춤으로써 명품 음악회의 문턱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한화는 교향악축제 후원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과 2011년 한국메세나 대상을, 2019년에는 문화공헌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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