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계 스캔들에 남경주·박칼린·최정원 호소문
뮤지컬계 스캔들에 남경주·박칼린·최정원 호소문
  • 배하영 기자
  • 승인 2022.06.24 14: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옥주현·김호영 고소전에 “정도 지켜야” 공방 끝 결국 옥주현 사과
왼 옥주현, 우 김호영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피엘케이굿프렌즈 캡쳐)
좌 옥주현, 우 김호영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피엘케이굿프렌즈 캡쳐)

[더프리뷰=서울] 배하영 기자 = 남경주·박칼린·최정원 등 1세대 뮤지컬 배우들이 최근 불거진 옥주현-김호영 고소전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지난 6월 22일(수) 호소문을 냈다. 논란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발표한 호소문에서 이들은 “최근 일어난 뮤지컬계 고소 사건에 대해 배우, 스태프, 제작사 등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라는 큰 재앙 속에서도 우리는 공연예술의 명맥이 끊이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 유지해왔고, 이제 더 큰 빛을 발해야 할 시기이기에 이러한 상황을 저희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며 선배로서의 책임감을 내비쳤다.

이들은 “우리 모두는 각자 자기 위치와 업무에서 지켜야 할 정도(正道)가 있다”며 3가지 사항을 제시했다. “첫째, 배우는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뿐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 안 된다. 둘째, 스태프는 각자 자신의 파트에서 배우가 공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연습 진행과 무대 운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셋째, 공연 환경이 몇몇 특정인 뿐 아니라 참여하는 모든 스태프·배우에게 공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옥장판 공방’의 발단

뮤지컬 배우 김호영은 지난 14일 인스타그램에 “아사리판은 옛말이다. 지금은 옥장판”이라는 글을 게시, 옥주현을 저격했다는 논란을 야기했다. EMK뮤지컬컴퍼니가 올해 10주년을 맞은 <엘리자벳>의 주인공 역에 옥주현과 이지혜 출연을 밝힌 다음날이었다.

이튿날인 15일 옥주현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실관계 (확인) 없이 주둥이와 손가락을 놀린 자 혼나야죠”라며 고소를 예고했다. 또한 “캐스팅 관련 억측과 추측에 대한 해명은 제가 해야 할 몫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캐스팅에 관해 김소현 배우가 빠진 이유를 묻는 댓글이 달렸고 옥주현은 “그걸 왜 제게 묻느냐”고 답했다. 올해 엘리자벳 역에 발탁된 이지혜는 옥주현과 같은 소속사여서 이번 ‘친분 캐스팅’의 논란이 됐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2012년 국내 초연,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뮤지컬 배우 김소현이 두 차례 캐스팅된 과거가 있다. 그간 김소현은 올해 엘리자벳역 발탁에 큰 관심을 보였으나 13일 라인업 발표 후 “더 노력하고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겠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라인업에 대한 팬들의 의구심이 커졌다.

이후 옥주현은 김호영과 악플러들을 지난 20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옥주현의 고소에 김호영 측은 “(옥주현이)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내용으로만 상황 판단을 했고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이로 인해 배우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이 유감”이라는 입장을 표명,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호소문을 낸 뮤지컬 배우 남경주가 23일 옥주현의 고소 사건에 대한 답답함을 유튜브 채널 ‘비디오머그’를 통해 드러냈다. “왜 그렇게 과잉반응을 했나 의아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호소문 발표 계기로 “이런 걸 계기로 서로 좀 한번 돌아보자”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24일, 옥주현이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렸다. “최근 작품 캐스팅 논란에 뮤지컬 업계 동료 배우를 고소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 책임을 느끼며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내용이다. “선배님들의 호소문을 읽어보았으며 해명과정에 신중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마지막으로 “<엘리자벳> 10주년 공연 캐스팅에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다. 모든 의혹에 대해 공연 제작사가 사실관계를 명백히 밝혀주길 간곡히 부탁한다”며 사과문을 끝냈다.

(<엘리자벳> 공연에 관한 기사는 더프리뷰 6월 10일자 참조)

다음은 호소문 전문.

모든 뮤지컬인들께 드리는 호소의 말씀

최근 일어난 뮤지컬계의 고소 사건에 대해, 뮤지컬을 사랑하고 종사하는 배우, 스태프, 제작사 등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는 뮤지컬 1세대의 배우들로서 더욱 비탄의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큰 재앙 속에서도 우리는 공연 예술의 명맥이 끊기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 유지해왔고 이제 더 큰 빛을 발해야 할 시기이기에, 이러한 상황을 저희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습니다.

한 뮤지컬이 관객분들과 온전히 만날 수 있기까지 우리는 수많은 과정을 함께 만들어 가게 됩니다. 그 안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 모두는 각자 자기 위치와 업무에서 지켜야 할 정도가 있습니다.

1. 배우는 모든 크리에이티브팀의 컨셉을 무대 위에서 제대로 펼쳐내기 위해서 오로지 자신의 역량을 갈고닦아야 합니다. 뮤지컬의 핵심은 무대 위에서 펼치는 배우 간의 앙상블이기 때문에 동료 배우를 사랑하고, 존중해야 하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배우는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찬사를 대표로 받는 사람들이므로 무대 뒤 스태프들을 존중해야 합니다. 배우는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뿐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 안 됩니다.

2. 스태프는 각자 자신의 파트에서 배우가 공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연습 진행은 물론 무대 운영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배우들의 소리를 듣되, 몇몇 배우의 편의를 위해 작품이 흘러가지 않는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또한 모든 배우들을 평등하게 대하고, 공연이 시작되면 무대 위에 홀로 선 배우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3. 제작사는 함께 일하는 스태프와 배우에게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려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며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남발해서는 안 됩니다. 공연 환경이 몇몇 특정인 뿐 아니라, 참여하는 모든 스태프 배우에게 공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참여하는 모두가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하기 위해 가장 선봉에 서서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의 이 사태는 이 정도가 깨졌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사태에 이르기까지 방관해 온 우리 선배들의 책임을 통감합니다.

우리 선배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수십 년간 이어온 뮤지컬 무대를 온전히 지키기 위해 더 이상 지켜만 보지 않겠습니다. 뮤지컬을 행하는 모든 과정 안에서 불공정함과 불이익이 있다면 그것을 직시하고 올바로 바뀔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겠습니다.

뮤지컬의 정도를 위해 모든 뮤지컬인들이 동참해 주시길 소망합니다.

우리 스스로 자정노력이 있을 때만이 우리는 좋은 무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랑스럽고 멋진 무대를 관객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뮤지컬 배우 남경주, 최정원,

배우, 연출 및 음악감독 박칼린 올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