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유라시아 영화제 – 튀르키예 뉴웨이브
2022 유라시아 영화제 – 튀르키예 뉴웨이브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2.06.29 1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라시아 영화제’ 포스터 (사진제공=서울아트시네마)
‘유라시아 영화제’ 포스터 (사진제공=서울아트시네마)

[더프리뷰=서울] 채혜린 기자 = 정동길 경향아트힐 2층에 새 보금자리를 잡은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가 6월 29일(수)부터 7월 10일(일)까지 ‘2022 유라시아 영화제 – 튀르키예 뉴웨이브’를 개최한다. 유라시아(Eurasia)는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대륙과 동북/중앙/동남아시아를 한꺼번에 아우르는 넓은 개념이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와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 HK+국가전략사업단 똘레랑스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2022 유라시아 영화제’는 특별히 1990년대 말에 새롭게 등장한 튀르키예 뉴웨이브 작가들, 그리고 그 이후의 흐름 가운데 주목할 만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다양한 색깔을 지닌 튀르키예 동시대 젊은 작가들의 작품

최근까지 터키란 국호를 썼던 ‘튀르키예’는 유럽, 중앙아시아, 러시아, 아프리카 대륙과 밀접한 독특한 지정학적 조건 속에서 만들어낸 다양한 문화적 색깔을 자랑하는 나라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특별히 90년대 이후의 새로운 물결과 동시대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 주목, 열 편의 튀르키예 영화를 상영한다. 누리 빌게 제일란의 데뷔작 <작은 마을>(1997), 그리고 그의 이름과 튀르키예 영화의 개성을 세계 영화계에 알린 <우작>(2002), 90년대 튀르키예 뉴웨이브의 한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태양으로의 여행>(1999),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여성감독 펠린 에르메스의 <망루>(2012), <유용한 것>(2017)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갖고 있지만 이번 상영작들은 현재 튀르키예의 정치경제적 상황 속에서 주변부에 놓인 사람들의 문제, 특히 물질로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사회구성원 간, 세대 간 단절의 문제를 근심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누리 빌게 제일란의 작품들은 롱숏-롱테이크와 함께 차가운 자연의 그림자에 삼켜진 인물들의 공허한 마음과 그 안에 자리잡는 불안을 탁월하게 형상화하며, 소수자와 여성에 주목한 예심 우스타오글루의 <태양으로의 여행>(1999)은 쿠르드인 문제를 다루면서 ‘튀르키예’라는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편 펠린 에르메스는 크고 작은 비밀을 간직한 여성 인물들을 내세우며 튀르키예 사회의 또다른 어두운 현실을 다룬다.

현재 주목받는 젊은 여성 감독의 작품들

이번 영화제에서는 예심 우스타오글루, 펠린 에르메스를 포함해 현재 주목받고 있는 젊은 여성 감독들의 작품도 확인할 수 있다. 제이넵, 다닥, 메르페 카얀, 데니스 감제 에르구벤은 <푸른 물결>(2013), <무스탕>(2015)을 통해 튀르키예 젊은 여성들이 세대와 종교 문제 때문에 어떤 갑갑함을 느끼는지 너무 무겁지 않은 어조로 섬세히 묘사한다. 그리고 튀르키예 뉴웨이브의 대표적 작가 중의 한 명인 레하 에르뎀은 <크나큰 세계>(2016)에서 범죄 장르의 문법을 과감히 비틀며 현실의 아주 작은 것에 집중하는 연출을 보여주며, <하산의 일>(2021)의 세미 카플라노글루는 최근 튀르키예 경제 발전의 이면을 날카롭고 묵직하게 그려낸다. 군부 독재와 80년대 이후의 급속한 경제 발전, 90년대의 외환위기 사태, 그 과정에서 불거진 사회구성원 간 갈등이라는 문제를 겪고 있는 튀르키예의 동시대 작품들은 지금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많은 고민거리를 안겨준다.

1990년대 이후 국제적으로 본격적 주목을 받기 시작한 튀르키예 영화들은 빛나는 성취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제대로 소개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는 이번 기회를 통해 튀르키예 영화의 고유한 힘과 매력을 느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관객들이 작품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외대 이난아, 오종진 교수가 튀르키예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흥미로운 강의를 준비했으며, 김성욱 프로그램 디렉터가 누리 빌게 제일란의 작품에 관한 시네토크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2 유라시아 영화제 - 튀르키예 뉴웨이브' 작품설명 (사진제공=서울아트시네마)
'2022 유라시아 영화제 - 튀르키예 뉴웨이브' 작품설명 (사진제공=서울아트시네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