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리얼리즘 연극의 정수, 국립극단의 '만선'
한국 리얼리즘 연극의 정수, 국립극단의 '만선'
  • 박상윤 기자
  • 승인 2023.02.27 10: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1964년 국립극장 희곡공모 당선작… 교과서 속 희곡이 무대에서 살아난다
'만선' 포스터 (사진제공=국립극단)
'만선' 포스터 (사진제공=국립극단)

[더프리뷰=서울] 박상윤 기자 = 국립극단이 2023 시즌의 첫 작품으로 한국 리얼리즘 연극의 백미 <만선>을 3월 16일부터 4월 9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만선>은 1964년 국립극장 희곡 현상공모 당선작으로, 같은 해 7월 초연(연출 최현민)되면서 제1회 한국연극영화예술상(현 백상예술대상)에서 천승세 작가에게 신인상의 영예를 안겼다. 1960년대 산업화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서민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 깊은 공감을 샀고, 이후 동명 영화로도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국립극단은 2020년 심재찬 연출과 함께 이 작품을 새로 제작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1년 후에야 관객들과 만났다. 초연 이후 오랜 세월을 뛰어넘어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담아내며 현재성을 획득했다"는 평단의 극찬과 관객의 열띤 호응을 받은 국립극단은 <만선>의 재공연을 전격 결정했었다.

<만선>은 작은 섬마을을 배경으로 빚을 갚기 위해 거친 파도에도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무력한 현실과 삶의 터전이었던 바다를 향한 고집스러운 자부심 탓에 파멸해가는 가정의 처절한 모습을 동시에 그렸다. 극의 배경인 어촌과 바닷가의 비바람을 실감나게 구현한 무대는 제31회 이해랑연극상 수상자이기도 한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극 말미 무대에 휘몰아치며 객석을 압도하는 5t의 비는 이 공연의 또다른 압권이다.

평생을 배 타는 일밖에 몰랐던, 그로 인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곰치와 그의 아내 구포댁 역에는 무대와 각종 매체를 오가며 활약하는 배우 김명수와 정경순이 초연과 마찬가지로 출연한다. 이 외에도 김재건 김종칠 박상종 등 관록 있는 배우들과 황규환 문성복 강민지 성근창 등 국립극단 시즌 단원들이 새로운 배역을 맡아 세대를 초월한 연기 합으로 무대를 가득 메울 예정이다.

'만선' 공연사진 (사진제공=국립극단)
'만선' 공연 모습 (사진제공=국립극단)

심재찬 연출은 “올해 공연에서는 음향, 조명, 무대 등의 디테일을 조금 더 발전시켜 사실주의 희곡에 충실한 무대연출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입장권 예매는 국립극단 홈페이지와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며, 3월 30일부터 4월 1일까지 사흘 간은 음성해설, 한국수어통역, 한글자막이 함께 제공되는 배리어 프리 공연으로 진행된다.

3월 26일 공연 종료 후에는 심재찬 연출, 김명수(곰치 역), 정경순(구포댁 역)이 참석하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있을 예정이며,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에는 영어자막(3월 16일과 30일은 제외), 월요일과 금요일에는 한글자막을 제공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