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랜들 구스비, '어머니의 나라'에서 첫 리사이틀
바이올리니스트 랜들 구스비, '어머니의 나라'에서 첫 리사이틀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3.03.08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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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따뜻한 음색의 한국계 미국인
"우리가 기억해야 할 새로운 이름" - LA 타임즈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랜들 구스비가 처음으로 내한, 오는 6월 22일(목)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이보다 앞서 20일(화)에는 광주 아시아문화의전당에서 만나볼 수 있다. 프로그램은 모두 동일하다.

랜들 구스비는 재일교포 3세 어머니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로 지난 2020년 데카(Decca) 음반사와 전속계약을 맺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만 26세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이다. 이차크 펄만의 대표적인 제자이기도 한 그는 스승인 펄만을 연상케 하는 깊고 따뜻한 음색에 더해 이야기를 건네듯 자유롭게 흐르는 음악이 강점이다.

신인 음악가의 데뷔 음반은 아무래도 연주자의 특징이 솔직하게 투영될 수밖에 없다. 구스비는 데뷔 음반인 <Roots(뿌리)>에서 바로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연주하며, 아프리카-아메리카에 기반을 둔 개인적, 문화적인 뿌리를 음악을 통해 과장 없이 펼쳐 나간다.

자신의 가장 큰 영감의 원천이자 커다란 원동력이라고 말하는 어머니의 나라 대한민국에서의 첫 공연도 신선하고 독창적인 구스비의 개성으로 가득하다. 프랑스 여류 작곡가 릴리 불랑제의 <두 개의 소품>으로 시작해 프랑스-재즈-블루스의 매력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라벨 <바이올린 소나타 2번>으로 이어지고, 흑인 클래식 작곡가로서 수많은 ‘최초’ 타이틀을 기록하며 역사적 대부로 남은 윌리엄 그랜트 스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을 연주한다. 이어 2부에서는 베토벤의 역작인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로 마무리한다. 피아노 반주는 줄리어드 음악원 재학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 온 피아니스트 주 왕이 맡는다.

바이올리니스트 랜들 구스비(Randall Goosby)

랜들 구스비는 클래식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이다. 2020년, 24세의 나이로 데카 클래식과 독점 계약을 맺었으며 섬세하고 강렬한 음악성과 더불어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을 재조명하는 등 음악을 보다 포괄적이고 접근하기 쉽게 만들려는 그의 노력에 많은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번 한국 데뷔에 이어 일본에서도 브루흐의 협주곡으로 데뷔할 예정이다.

구스비는 2018년 영 콘서트 아티스트 국제 오디션에서 우승했으며 2022년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를 수상했다. 실내악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그는 펄만 뮤직 프로그램, 베르비에 페스티벌 아카데미, 모차르테움 여름 아카데미 등 다양한 여름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랜들 구스비 (c)Kaupo Kikkas (제공=빈체로)
랜들 구스비 (c)Kaupo Kikkas (사진제공=빈체로)

2021년 6월, 피아니스트 주 왕과 함께 데뷔 앨범 <Roots>를 발표했다. 흑인 영가에서 현대 클래식으로의 진화를 모색하는 듯한 이 앨범을 통해 플로렌스 프라이스, 윌리엄 그랜드 스틸 등 선구자적인 유색인종 예술가들을 향해 경의를 표했다. 또한 교육, 사회 프로그램 및 봉사활동을 통해 타인에게 영감을 주고 도움을 주는 일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구스비와 주 왕은 다양한 이야기와 공연을 통해 사람들의 가족사가 음악과 어떻게 연계될 수 있을지 탐구하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피아니스트 주 왕(Zhu Wang)

“사려 깊은 사운드의 섬세한 연주자” “균형 잡힌 서정적인 따뜻함 속의 명료함”(뉴욕타임스) 등의 찬사를 받아온 피아니스트 주 왕은 2020년 수잔 워즈워스 영 콘서트 아티스트 국제 오디션에서 1위에 입상했다. 제2회 주하이 국제 모차르트 영 아티스트 콩쿠르에서 1위에 올랐으며 제4회 맨하탄 국제음악콩쿠르, 힐튼 헤드 영 아티스트 피아노 콩쿠르, 줄리어드 지나 바카우어 국제 장학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주 왕은 리사이틀과 실내악으로 카네기홀의 젠켈홀, 케네디 센터 테라스 극장, 앨리스 툴리 홀에서 연주했으며, 그의 카네기홀 데뷔 무대는 뉴욕 타임즈의 '2021 베스트 클래식 음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22년 여름 브라보 베일! 페스티벌의 피아노 펠로우로 참여했다.

주 왕 (c)Kevin Condon (제공=빈체로)
주 왕 (c)Kevin Condon (사진제공=빈체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푸 총은 주 왕을 “본능에서부터 발현되는 음악의 조화와 상상력을 가진 천재 피아니스트”로 표현하며 “섬세하고 매력적인 연주로부터 그의 나이를 뛰어넘는 중후함을 엿볼 수 있다”고 얘기했다. 더 듀랑고 헤럴드는 그의 연주가 “완벽에 가까운 테크닉, 깊이 있는 서정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입장권 예매는 롯데콘서트홀과 인터파크, 공연문의는 빈체로.

        프  로  그  램 

릴리 불랑제 - 두 개의 소품
Lili Boulanger - Deux Morceaux

I. Cortege
II. Nocturne

라벨 - 바이올린 소나타 2번
Ravel - Violin Sonata No. 2 in G Major

I. Allegretto
II. Blues. Moderato
III. Perpetuum mobile. Allegro

윌리엄 그랜트 스틸 -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William Grant Still - Suite for Violin and Piano

I. African dancer
II. Mother and Child
III. Gamin

        휴  식

베토벤 - 바이올린 소나타 9번 A장조 Op. 97 ‘크로이처’
Beethoven - Violin Sonata No. 9 in A Major, Op. 47 ‘Kreutzer’

I. Adagio sostenuto –Presto
II. Andante con variazioni
III. Presto

랜들 구스비 바이올린 리사이틀 포스터 (제공=빈체로)
랜들 구스비 바이올린 리사이틀 포스터 (사진제공=빈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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