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에서 찾아낸 한국의 선(線) '일무' - 서울시무용단 공연
전통에서 찾아낸 한국의 선(線) '일무' - 서울시무용단 공연
  • 박상윤 기자
  • 승인 2023.05.06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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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무(2023)_포스터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일무'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더프리뷰=서울] 박상윤 기자 = 서울시무용단은 지난해 초연했던 <일무>를 5월 25일(목)부터 28(일)까지 나흘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다시 올린다. 정혜진 단장과 정구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일무>는 세종문화회관이 '제작극장'을 표방한 이후 첫 작품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었다. 한국무용 초연으로는 이례적으로 3,022석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총 4회 공연을 펼쳐 75%라는 객석점유율을 기록, 주목을 받았다. 정구호의 연출과 디자인, 정혜진과 김성훈, 김재덕의 안무, 그리고 안무가 김재덕의 음악이 조화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무>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의 문화유산 <종묘제례악>에서 출발했다. 종묘제례악은 조선시대 왕과 왕후의 신주를 모신 종묘에서 거행되던 제례의식에 사용된 기악과 노래, 춤을 말한다. 그 중 제례무를 일컬어 ‘일무(佾舞)’라고 하는데, 하나로 열을 맞추어 춤을 춘다는 뜻이다. 서울시무용단의 <일무>는 종묘제례무를 모티브로 하지만 원형의 재현이 아닌 새롭게 창작된 춤이다. 55명 무용수가 열을 맞춰 대형 군무를 펼치는 <일무>는 장엄함과 웅장함을 넘어 한국예술의 특징인 조화와 균형미를 담은 한 폭의 그림 같은 무대를 그려낸다.

이번 공연은 초연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수정 보완해 완성도를 높이는 중이다. 초연과 달라진 점은 전체 구성이 기존 3막에서 4막으로 늘어나 1막 ‘일무연구’, 2막 ‘궁중무연구’, 3막 ‘죽무’, 4막 ‘신일무’로 재편성됐다. 특히 2막 ‘궁중무연구’는 <춘앵무>만 남기고 <가인전목단>을 과감히 삭제했으며, '신일무'로 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3막인 ‘죽무’를 추가해 극적 에너지를 응축, 4막 ‘신일무’에서 강하게 발산되도록 했다. 새로 추가된 ‘죽무’는 큰 장대를 들고 추는 남성들의 춤으로 강렬한 힘을 느낄 수 있는 창작춤이다.

<일무>는 전체적으로 한국 전통무용의 형태와 구성을 살리되, 현대적 응용으로 우리 춤의 새로운 발전과 계승을 돕는다. 또한 1막 ‘일무연구’ 의상 중 ‘전폐희문지무’의 진한 남색 의상은 흰색으로, ‘정대업지무’의 암적색 의상은 주황색으로 변화를 주어 간결하고 깔끔한 느낌으로 표현했다. 또한 선과 색감을 이용한 무대장치와 영상을 통해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정구호의 미장센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일무(2023)_포스터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일무'(2023)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음악하는 안무자 김재덕

조상님에게 올 한 해도 무탈하게 살게 해주신 데 대해 고마움을 전하고, 계속 잘 보살펴달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종묘제례악>의 무용이 바로 <일무>다. 1425년 종묘에서 제례악을 듣던 세종대왕은 우리 음악으로 조상을 모시기를 원했고, 그로부터 10년 후 <종묘제례악>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종묘제례악>은 세조 때에 와서야 비로소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종묘에서 사용되었는데 그 이유로는 음악이 다소 ‘경쾌’하다는 점이 거론된다.

이러한 <종묘제례악>의 음악을 현대무용가 김재덕이 새롭게 매만지면서 제1막에서 <일무>의 전통을 최대한 살려 재해석했다. 제1막의 음악은 총 15개의 악기(축, 박, 절고, 노래, 대금, 장구, 좌고, 아쟁, 어, 피리, 해금, 방향, 편경, 편종)가 사용되며, 특이하게 콘트라베이스를 추가했다.

막이 진행될수록 음악은 전통에서 현대로, 시간을 관통하며 재구성됐다. 좀 더 단순하고 흡입력 있는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냈고, 리듬도 갈수록 빈틈없이 촘촘하고 빠르게 진행되어 관객들의 집중을 유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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